러시아의 中 공수부대 지원, 대만 침공 능력 가속화할 수 있어…국방연구소 보고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국방연구소가 분석한 러시아 문서 유출 자료에 따르면 모스크바가 베이징에 장비와 기술, 훈련을 제공해 중국 정권의 공수작전 수행 능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능력이 대만 공격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분석은 블랙문(Black Moon) 해커 그룹이 입수한 약 800페이지 분량의 계약서, 장비 목록, 서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보고서 작성자들에 따르면 자료는 2023년부터 2024년 말까지의 문서로, 공수대대 전체를 장비할 무기 및 체계, 전문 낙하산 시스템, 러시아와 중국에서 운영자 및 기술자를 대상으로 진행할 훈련 프로그램 등의 이전 계획이 담겨 있다.
RUSI 연구진은 일부 파일을 검증했으나, 문서가 편집되거나 일부 내용이 생략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에포크타임스는 해당 문서들의 진위나 RUSI 연구진의 주장들을 독자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문서 목록에는 BMD-4M 경(輕)수륙양용 강습장갑차 37대, Sprut‑SDM1 경수륙양용 대전차포 11문, BTR‑MDM 공수용 장갑수송차 11대, 그리고 다수의 지휘·관측 플랫폼이 포함돼 있다.
계약서에는 이들 차량에 중국산 통신 장비를 장착하고 중국 탄약을 사용하도록 개조할 것, 중국 내에서의 기술정비센터를 설립하고 현지 생산 및 개량을 위한 완전한 기술문서를 제공할 것 등이 명시돼 있다.
파일에는 또 RUSI가 언급한 고고도 낙하 시스템 ‘달놀료트(Dalnolyot)’에 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해당 시스템은 약 4500m 이상, 경우에 따라 9000~1만m 수준 고고도에서 약 419파운드(약 190kg)까지의 화물을 투하할 수 있고 장거리 활공(글라이딩)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돼 있다. RUSI는 이러한 능력이 특수부대와 장비를 은밀히 내륙 깊숙이 투입하는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P에 단독으로 제공된 유출 문서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는 중국 측 대화 상대가 매우 낮은 기온에서의 낙하산 시스템 시험과 약 2만6250피트(약 8000m) 상공에서의 낙하 시험을 요청하는 회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RUSI 연구진은 AP에 중국의 공수 상륙 능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모스크바의 지원이 중국의 공수 프로그램을 10~15년가량 앞당길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 교관들은 러시아와 중국 양국에서 중국 낙하병과 장비 정비요원들을 훈련시키는 임무도 맡고 있다.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에서 호스토멜 공항(Hostomel Airport)을 공수 작전으로 장악하는 데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모스크바의 전투 경험에서 교훈을 배우려 하고 이를 자국 병력의 현대화에 통합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RUSI 분석가들은 제시했다.
중국 공산당(CCP) 정권은 대만을 자국 영토 일부로 간주하면서도 섬을 통치한 적이 없고, 무력을 동원해 탈취하는 것을 배제한 적도 없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정권은 대만에 대한 외교적·정치적·군사적 압박을 강화해 왔다. 미국 관리들은 중국의 대만 공격 가능 시점을 2027년으로 보고 경고한 바 있다.
RUSI 분석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중국 인민해방군(PLA)에 2027년까지 대만을 장악할 준비를 하라고 명령했다고 지적했다. 유출 파일에는 대만이란 명시적 언급은 없었지만 RUSI의 분석은 문서에 기술된 역량이 섬을 상대로 한 공수 작전에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예컨대 장갑차량은 항구나 비행장 인근의 골프장처럼 탁 트이고 단단한 지면 위에 공중 투하시켜 교두보를 확보하고 후속 병력을 투입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군 대표단이 2025년 3월 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고무도장식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NPC) 폐회 회의 전 모습을 보이고 있다. ⎟ Kevin Frayer/Getty Images
문서를 검토한 분석가들은 모스크바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있다고 평가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부담이 커진 방위 산업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중국과 러시아 간 군수 산업 협력이 강화되면 모스크바가 베이징에 대한 영향력을 높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만에서의 잠재적 활용
대만 출신이자 전 사업가인 정카이리(Cheng Kaili)는 2001년 베이징에서 의료기기 회사를 설립한 이후 중국 공산당이 대만을 대상으로 벌이는 침투 및 첩보 활동을 깊이 이해하게 됐다고 말한다.
에포크타임스 중국어판과의 최근 인터뷰에서 정카이리는 20년 이상 전, 자신이 당시 동행했던 친중 성향 대만 관리와의 일정이 지금 생각해 보면 잠재적 군사 계획과 연계된 정찰 출장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 시점은 그가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하기 전으로, 당시 정카이리는 대만 독립에 반대하고 중국과 대만의 통일을 지지하는 정치 단체 ‘신당(New Party)’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는 당시 예상치 못한 전화를 받은 날을 기억했다. 전화를 건 이는 현재 고인이 된 당의 핵심 인사로 입법위원과 국가대표회의 대표를 역임했던 인물이었으며 자신에게 대만 서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운전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정카이리는 회고했다.
그 여정은 윤린(Yunlin)현의 황량한 해안가에서 끝났다. 당시 그 관리는 아무 설명 없이 차에서 내린 뒤 조심스럽게 해변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때는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라고 정카이리는 말했다. ‘왜 텅 빈 해변 사진을 찍는 걸까?’
몇 년 후 그는 그 목적을 비로소 이해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 지역은 공수 상륙에 이상적일 수 있다”라며 “만약 베이징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당시 찍은 사진들이 계획의 일부였을지도 모른다.”
정카이리는 중국에서의 사업 경험이 결국 자신의 관점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의 전략에 실망하며 그는 점차 이전의 친중 통일 지지 입장에서 멀어졌다. 현재 그는 대만 기반 정치 단체인 ‘부흥 ROC 자유당(Revive-ROC Freedom Party)’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중국 공산당을 전복하고 옛 중화민국 정부를 회복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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