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마두로 체포에 중국 SNS ‘화웨이 밈’ 확산…“화웨이 법무팀 신고로 삭제”

2026년 01월 06일 오후 5:18
2026년 1월,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과거 화웨이 휴대전화를 자랑하던 사진이 풍자적 문구와 함께 공유됐다. 해당 게시물은 사진 자체뿐 아니라 제목과 설명에서 마두로 체포와 화웨이를 연결 지었다는 이유로, 화웨이 기술유한회사 명의의 신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게시물에 대한 신고 내역과 처리 결과가 표시된 화면. | 화면 캡처2026년 1월,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과거 화웨이 휴대전화를 자랑하던 사진이 풍자적 문구와 함께 공유됐다. 해당 게시물은 사진 자체뿐 아니라 제목과 설명에서 마두로 체포와 화웨이를 연결 지었다는 이유로, 화웨이 기술유한회사 명의의 신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게시물에 대한 신고 내역과 처리 결과가 표시된 화면. | 화면 캡처

마두로, 자국 행사서 화웨이폰 들고 “미국은 못 뚫어” 구매 권유
중국서 ‘기술 자긍심’ 고취 콘텐츠로 소비…체포 뒤엔 희화화

베네수엘라의 권위주의 지도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미군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온라인 공간에서 뜻밖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마두로가 과거 공개 석상에서 화웨이 스마트폰을 자랑하던 장면이 각종 밈(meme·유행 콘텐츠)으로 재등장하며 웃음 섞인 풍자의 소재가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 중국 네티즌이 올린 게시물이 화웨이 측의 신고로 삭제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중국 소셜미디어 이용자 A씨는 4일, 마두로가 화웨이 스마트폰을 들어 보이며 자랑하던 사진과 함께 “해당 게시물이 화웨이로부터 ‘명예 침해’ 등의 사유로 신고됐다”는 알림 화면을 공개했다.

A씨의 접속 위치는 중국 산둥성으로 표시됐다. 웨이보나 더우인 같은 중국 소셜미디어는 게시물 작성자의 접속 지역을 함께 표시하는데, 중국 내에서는 성·직할시·자치구 단위까지, 해외 접속의 경우 국가명만 나타난다.

그가 공개한 신고 내역에는 신고인이 ‘화웨이 기술유한회사’로 표기돼 있었고, 신고 사유로는 “기업을 국제 분쟁과 무단으로 연관시켰다”,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방해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삭제된 게시물의 제목은 일부만 확인됐다. 화면에는 “미국 형님이 손이 너무 빨랐다. ‘환구시보는’…”이라는 문장까지만 남아 있었다.

이를 두고 중국 네티즌들은 해당 게시물이 중국공산당 관영 매체 환구시보를 겨냥한 풍자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환구시보는 마두로 체포 전까지 줄곧 반미·친(親)마두로 논조를 유지해 왔는데, ‘정권은 굳건하다’던 서사가 미군의 전격 체포로 무너진 상황을 비꼰 글이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게시물이 올라온 정확한 플랫폼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신고 내역의 구성과 ‘명예·상업적 평판·사생활·초상권’ 등 신고 유형 분류로 미뤄 웨이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위성도 뚫을 수 없는 화웨이폰” 자랑한 마두로

이번 논란은 미군이 지난 3일 밤 기습 작전을 통해 마두로를 체포한 직후부터 본격화됐다. 체포 장면이 공개되자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각종 패러디가 쏟아졌다. 마두로의 옷차림, 체포 당시 양손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모습, 미군의 빠른 작전 전개 등이 주요 소재였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마두로의 ‘화웨이 예찬’ 발언을 다시 끄집어낸 밈이었다. 중국과 직접 연결되는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마두로는 중국인들에게 그리 낯선 인물이 아니다. 시진핑 집권 이후 두 차례 중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했고, 화웨이 스마트폰의 열성 사용자로 관영 매체에 여러 차례 등장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9월 1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화웨이 메이트 X6 스마트폰을 들어 보이며 “시진핑 주석이 준 것이다. 세계 최고의 휴대전화”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인들은 이걸 해킹할 수 없다. 그들의 정찰기나 위성도 마찬가지”라고 장담했다.

그보다 보름 앞선 같은 해 8월 14일에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한 교육 관련 행사에서 마두로는 화웨이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세계에서 가장 진보한 기술을 자랑하는 이 새로운 화웨이 스마트폰을 배우고 싶다”고 말한 뒤, 휴대전화를 귀에 대고 “니하오”, “셰셰”를 연달아 외쳤다. 실제 통화가 아니라 중국과 시진핑 주석을 향한 감사 퍼포먼스로 이해됐다.

특히 마두로는 이 자리에서 베네수엘라 청년들에게 화웨이 스마트폰 구매를 권하며 “위성 통화가 가능하면서 도청과 정보 유출 방지 기능도 탑재됐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마두로의 화웨이 예찬은 중국에서 자국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자극하는 콘텐츠로 재생산돼 왔다.

하지만 그의 체포 이후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오히려 유머와 풍자의 소재로 활용되는 양상이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도청 방지는커녕 위치 추적에 쓰인 것 아니냐”, “결국 이게 다 화웨이 때문”이라는 식의 농담이 빠르게 퍼졌다. “화웨이가 (미국에) 큰 공을 세웠다”는 댓글도 달렸다.

마두로 개인의 스마트폰 사용뿐 아니라, 베네수엘라 군이 중국산 무기 체계를 대거 도입해 왔다는 점도 함께 도마에 올랐다. 미군의 기습 작전에 사실상 저항하지 못한 모습을 두고, 중국산 무기의 성능과 신뢰도를 비꼬는 게시물도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