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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장기이식 거점 ‘우한’…국제 조사단체, 비정상적 공급 실태 지적

2026년 01월 22일 오후 2:29
중국 대도시 우한은 중국 중부지역의 상위권 의료시설이 밀집하고 교통망이 교차하는 의료·교통 거점 도시다. 사진은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 당시, 당국이 환자 수용을 위해 착공 열흘 만에 완공한 훠선산 병원. | 신화/연합중국 대도시 우한은 중국 중부지역의 상위권 의료시설이 밀집하고 교통망이 교차하는 의료·교통 거점 도시다. 사진은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 당시, 당국이 환자 수용을 위해 착공 열흘 만에 완공한 훠선산 병원. | 신화/연합

상위권 이식병원 밀집, 대기시간 짧고 수술건수는 많아 “장기, 어떻게 공급하나”
대학생 수십만 명 ‘대학도시’, 청년 실종 사건 잦고 파룬궁 탄압까지…의혹 증폭

국제 인권단체가 중국 중부 대도시 우한(武漢)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생체 장기적출 의혹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단체는 중국 공산당이 내세워 온 ‘시민 자발적 장기기증’ 제도가 사실상 허구에 가깝다며, 우한을 중심으로 한 장기이식 산업 전반의 구조적 문제와 공급원 실태를 다각도로 폭로했다.

중국 공산당의 파룬궁(法輪功) 탄압을 추적하는 국제 조직 WOIPFG는 최근 ‘우한 생체 장기적출의 검은 산업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우한을 중심으로 파룬궁 수련자들을 노린 장기적출 범죄가 장기간 조직적으로 지속돼 왔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WOIPFG 조사원들은 지난 수년간 우한 지역 주요 병원에 직접 전화를 걸어 장기이식에 관해 문의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벌였다. 조사 대상 의료시설에는 동제병원, 우한셰허병원, 후베이성 인민병원, 우한대 중난병원, 군 병원인 중부전구 총병원 등이 포함됐다.

조사 결과 우한 주요 병원 이식센터들은 장기이식 건수가 매우 많고 대기 기간이 비정상적으로 짧았으며, 파룬궁 수련자의 장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단체는 밝혔다.

우한은 중국 중부의 의료·교통 거점 도시다. 중국 상위권 의료시설이 들어서 있는 데다 주요 교통망이 교차해 중국 최대 장기이식 단지로 기능하고 있다. 바이러스 유출 진원지로 지목되는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가 이 도시에 위치한 것도 이러한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동제병원은 중국 내 장기이식 분야에서 오랫동안 선두를 차지해 온 곳으로, 신장이식 건수는 전국 1위, 간이식은 5위, 심장이식은 3위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셰허병원 역시 2022년 1월 기준 누적 심장이식 수술이 900건이 넘는 등 수년간 전국 1위를 유지해 왔다. 소아 심장이식도 100건 이상 시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특히 장기 공급이 “비정상적으로 넉넉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우한 셰허병원에서 하루에 소아 심장이식 수술을 3건 동시에 진행했고 또한 13일 만에 4명의 심장 공여자를 확보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는 중국 전역에 걸쳐 장기 신속 공급 체계가 작동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또 우한 지역에서 공식적인 장기기증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병원들이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장기를 빼앗거나 속여 ‘뇌사’를 조작한 뒤 불법적으로 장기를 적출하는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2020년 12월 16일 녹취록에 따르면, 우한시 홍십자(적십자)회 장기기증 사무실 관계자는 조사원과의 전화 통화에서 “현재 우한에 실제로 이식 가능한 수준의 장기 기증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자발적 기증으로 분류되는 사례 상당수는 의과대학 교육용으로 사용 가능한 시신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당국은 장기이식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의혹에 대응해 2015년부터 이식용 장기 공급 체계를 “인민의 자발적 기증에 기반한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그러나 국제 인권단체들은 선진국에서도 장기 기증 문화가 정착되기까지 수십 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불과 몇 년 만에 자국의 방대한 이식 수요를 충족할 정도로 자발적 기증이 급증했다는 중국 측 설명은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보고서는 중국이 말하는 ‘자발적 기증’ 이면에 의료계의 불투명성과 검은 이익 사슬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환자의 상태를 의도적으로 악화시킨 뒤 중환자실(ICU)에 입원시키고, 고액의 치료비 부담을 앞세워 가족을 압박한 끝에 치료 중단과 장기기증 동의를 이끌어내는 방식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환자의 회생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기보다는 비교적 이른 단계에서 뇌사 판정을 내린 뒤 곧바로 장기 적출과 이식 수술로 이어지는 사례가 유독 중국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대표적 사례로는 후베이성의 22세 청년 샤오페이가 뇌사 판정 직후 심장·간·신장 등 8개 장기가 적출돼 신장 이식 대기자 2명을 포함한 총 9명에게 이식된 사건을 들었다. 장기 배정과 매칭, 실제 이식까지의 절차가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문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또 중국지질대 대학원생 룽싱위(24)가 운동 중 무릎 부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하체 심부정맥 혈전으로 인한 폐색전증과 심정지를 거쳐 뇌사 판정을 받은 사례 역시 의심 대상으로 기록됐다고 밝혔다.

이들 사례의 공통점은 환자 상당수가 입원 당시 골절이나 단순 낙상 등 비교적 경미한 부상에 불과했음에도, 급작스러운 병세 악화를 거쳐 결과적으로 장기기증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유족과 주변인들은 치료 과정 전반과 뇌사 판정, 장기 적출 결정이 지나치게 급박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양상을 정상적인 장기 기증 제도로 보기 어렵다며, 환자와 가족의 판단을 왜곡해 장기 적출로 연결되는 기만적 이익 구조, 즉 조직화된 장기 조달 메커니즘의 일부로 작동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아울러 보고서는 최근 수년간 우한 지역에서 파룬궁 수련자에 대한 탄압이 강화됐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강제 채혈 사례가 늘고, 연행 이후 행방이 확인되지 않는 사례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8년 당시 중국 국가안전부장이던 천이신이 우한을 전국적인 파룬궁 탄압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이른바 ‘우한 모델’을 전국으로 확산시켰다는 점이 병원들의 장기 적출을 가능하게 한 구조적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또 보고서는 2006년 실시된 전화 조사에서 동제병원과 우한 육군총병원, 중부전구 총병원 관계자들이 장기이식 희망자로 위장한 조사원의 질문에 대해 “파룬궁 수련자의 장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답변한 녹취 사례를 언급하며, 관련 의혹이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 최근 수년간 우한 지역에서 대학생 수백 명이 실종된 사실도 함께 제기했다. 실종자들은 실명까지 확인됐지만 경찰은 사실상 수사를 하지 않았으며, 이들이 지역의 대규모 장기이식 산업과 잠재적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병원들이 생체 장기적출로 거둬들이는 막대한 수익 구조도 공개했다. 후베이성의 인체 장기 확보 수수료 기준은 심장·폐 각 7만 위안(약 1470만원), 간 26만 위안(약 5480만원), 신장 20만 위안(약 4220만원) 수준이다. 동제병원만 해도 매년 수천 건의 신장이식을 시행해 수억 위안(수천억원)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보고서는 중국의 장기이식 산업이 1999년 파룬궁 탄압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결론지었다. 중국 당국은 처음에는 사형수 장기를 사용한다고 주장했다가 이후 ‘자발적 기증’으로 설명을 바꿨지만, 실제 기증 규모로는 폭증하는 이식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필요에 따라 사람을 살해할 수 있는 거대한 생체 장기 공급원’이 존재할 수밖에 없으며, 그 주요 대상이 파룬궁 수련자였고 최근에는 일반 시민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주장이다.

왜 ‘우한’일까

우한은 중국 중부 최대의 장기이식 전문병원 집결지로, 동제병원과 우한셰허병원 등 중국 상위권 이식 병원들이 밀집해 있다. 이들 병원은 심장·신장·간 이식 전반에서 전국 최상위 실적을 기록해 왔으며, 대기 기간이 비정상적으로 짧고 고난도 수술을 동시에 여러 건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 공급원이 안정적으로 확보돼 있지 않고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리적·행정적 조건 역시 우한을 장기이식의 ‘허브’로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의 중심부에 위치한 우한은 고속철과 항공망, 군 의료 체계가 집중된 도시로, 전국 각지에서 장기를 신속히 집결·배분할 수 있는 물류·행정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실제 조사 과정에서 여러 병원 관계자들이 “전국 범위에서 장기를 조달한다”고 언급한 점도 이러한 구조를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거론된다.

군 병원과 대형 민간 병원이 공존하는 의료 구조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우한에는 민간 최고 수준의 종합병원과 함께 중부전구 총병원 등 군 의료기관이 동시에 자리하고 있다. 조사 단체들은 이를 두고 “민간 의료 수요와 군·치안·국가 안보 시스템이 한 도시 안에서 연결된 구조”라며, 장기 공급과 이식 과정이 동시에 은폐되고 조정되기 쉬운 조건이라고 평가했다.

우한이 중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대학 도시라는 점도 주목된다. 재학생 수만 수십만 명에 달하지만, 최근 수년간 대학생과 청년층 실종 사례가 반복적으로 보고됐음에도 공개적인 수사나 설명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대규모 장기이식 산업과 지속적인 장기 공급 수요, 그리고 미해결 실종 사례가 한 지역에 중첨돼 있다는 점에서, 우한은 국제 조사단체들이 강제 장기적출 의혹을 추적하는 핵심 무대로 지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