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中 태양광 9대 기업, 2025년 6조 적자 전망…은값 급등에 ‘휘청’

2026년 01월 19일 오후 2:13
중국 신장 창지의 한 태양광 에너지 기업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안전 요원으로부터 공장 가동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합동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2021. 1. 24. | Costfoto/Future Publishing via Getty Images중국 신장 창지의 한 태양광 에너지 기업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안전 요원으로부터 공장 가동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합동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2021. 1. 24. | Costfoto/Future Publishing via Getty Images

공급 과잉·원가 상승 이중 압박…내부에선 가격 경쟁 ‘치킨 게임’
단기적으론 국내 업체에 ‘물량 쏟아내기’ 부담, 중장기적으론 기회

중국 주요 태양광 기업 9곳의 지난해 영업 적자가 총 6조 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태양광 업계의 다수 선두 기업들이 잇따라 2025년 실적 악화를 예고했다. 퉁웨이(通威股份), 룽지그린에너지(隆基綠能), 아이쉬(愛旭股份) 등 태양광 분야 9개 주요 기업이 발표한 실적 전망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합산 적자 규모는 300억 위안(약 6조 35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증권시보에 따르면, 18일 오후 중국 태양광 산업을 대표하는 3대 기업인 퉁웨이, 룽지그린에너지, 아이쉬가 동시에 2025년 실적 전망을 공개했다. 이들 3개 업체가 중국 태양광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것은 태양광 핵심 공급망에서 각 분야를 상징하는 선두 기업이기 때문이다.

태양광 산업은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시작으로 웨이퍼, 셀(태양전지), 모듈 순으로 수직 계열화돼 있다. 퉁웨이는 세계 최대 폴리실리콘 생산 업체이며, 룽지그린에너지는 세계 선두 웨이퍼·모듈 기업, 아이쉬는 태양전지 셀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규모와 기술력을 갖췄다.

퉁웨이는 2025년 연간 순손실이 90억~100억 위안(약 1조 9000억~2조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실적을 공개한 기업 가운데 적자 규모가 가장 크다.

회사 측은 2025년 하반기 태양광 신규 설치 수요가 뚜렷하게 둔화됐고, 업계의 구조적 공급 과잉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산업 전반의 가동률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은(銀) 등 핵심 원자재 가격 상승과 제품 가격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고 덧붙였다.

퉁웨이는 산업용 실리콘 사업에서 신규 설비 가동 초기 단계와 제품 가격의 장기 침체로 인해 관련 손실이 전년 대비 약 9억 위안(약 1900억원) 확대됐다고 밝혔다. 배터리 및 모듈 부문에서도 평균 판매 가격 하락이 이어지며, 웨이퍼–배터리–모듈 전 공정에서 손실이 약 12억 위안(약 2500억원) 증가했다. 다만 폴리실리콘 사업은 3분기 이후 가격이 반등하면서 하반기에는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연간 기준으로는 약 6억 위안(약 1200억원)의 적자 축소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룽지그린에너지는 2025년 순손실이 60억~65억 위안(약 1조 2700억~1조 3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는 4분기 들어 은 페이스트와 실리콘 원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웨이퍼·배터리·모듈 생산 비용이 크게 상승했고, 제품 가격이 장기간 저조한 상황에서 경영 부담이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아이쉬는 2025년 순손실을 12억~19억 위안(약 2500억~4000억원)으로 예상했다. ABC 고효율 모듈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배 이상 증가했지만, 업계 전반의 구조적 과잉 생산으로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주요 제품 가격이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는 설명이다.

이들 3곳 외에도 이달 들어 징아오테크(晶澳科技), TCL중환(中環), 트리나솔라(天合光能), 징커에너지(晶科能源), 쥔다(鈞達股份), 다취안에너지(大全能源) 등 6개 태양광 선도 기업이 2025년 실적 적자를 예고했다.

중국 경제 매체 ‘재련사(財聯社)’는 TCL중환의 2025년 예상 손실 규모가 82억~96억 위안(약 1조 7300억~2조 300억원)으로, 퉁웨이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고 전했다. 징아오테크는 45억~48억 위안(약 9500억~1조 200억원)의 순손실이 예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나솔라와 징커에너지 등 일부 기업은 구체적인 손실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2025년 순이익이 적자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

현재까지 발표된 실적 전망을 종합하면, 이들 태양광 대기업 9곳의 2025년 합산 손실 규모는 약 300억 위안에 달한다. 공개 자료에 따르면 중국 태양광 업계는 2023년 4분기 이후 전반적인 적자 국면에 진입했으며, 일부 선두 기업은 이미 9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닛케이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태양광 주요 업체들은 2023년까지만 해도 합산 400억 위안(약 8조원)의 흑자를 냈으나, 2024년에는 주요 7개사가 270억 위안(약 5조원) 적자로 돌아섰고 올해는 최악의 적자가 예상된다. 불과 몇 년 만에 수조 원대 적자로 전환된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3조 원 이상 적자가 누적된 데다 하반기 들어 은 가격 상승과 공급 과잉이 더해지면서 손실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은은 태양광 모듈 제조에서 대체가 어려운 핵심 소재로, 원가의 약 10~15%를 차지한다. 이미 공급 과잉으로 마진이 낮은 상황에서 은 가격까지 치솟으면서 태양광 산업은 사실상 ‘밑지고 파는 장사’가 된 셈이다.

한 통합형 모듈 제조업체 관계자는 ‘재련사’에 “폴리실리콘과 은 등 주요 보조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모듈 제조 원가가 크게 높아졌다”며 “적자를 감수하고 생산을 유지하는 기업이 늘어나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더욱 압박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태양광 업계의 최악의 실적 부진은 한국 기업에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 확대 요인으로, 중장기적으로는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중국발 물량 밀어내기와 과잉 공급에 따른 글로벌 가격 하락으로 한화솔루션 등 국내 주요 기업의 수익성 회복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가동률을 유지하는 이른바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어, 글로벌 태양광 시장 전반의 마진 압박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부실한 중국 업체들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리되고, 선두 기업들이 감산에 나설 경우 점진적으로 수급 불균형이 완화될 수 있다. 여기에 미국 등 주요국이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무역 장벽을 강화하는 조치가 이어질 경우, 고효율 제품으로 차별화를 추진 중인 국내 기업들에 북미 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