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유엔 무대서 밝힌 7가지 핵심 메시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 23일(현지 시간) 열린 유엔 총회 연설에서 대규모 이민과 기후 관련 의제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이를 “자유 세계의 상당 부분을 파괴하는 글로벌리스트 정책”이라고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한 시간에 걸친 연설에서 특히 유럽에서의 불법 이민이 사회적 결속을 해체하고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기후변화 대응을 명목으로 한 정책들이 사실상 중국과 같은 국가들을 이롭게 하는 반면, 선진국에는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유엔이 평화 구축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설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을 포함한 여러 양자 회담에 참석했으며,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만남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입장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했다.
다음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과 양자 회담에서 드러난 7가지 핵심 요지다.
1. 유엔 비판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 서두에서 올해 들어 자신이 7건의 분쟁을 종식시켰다고 자평하면서, 이 과정에서 유엔의 도움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자신의 행정부가 캄보디아-태국, 코소보-세르비아, 르완다-콩고민주공화국, 파키스탄-인도, 이스라엘-이란, 이집트-에티오피아,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간 무력 분쟁을 해결하는 협정을 중재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일곱 개의 전쟁을 끝냈고, 모든 나라의 지도자들과 직접 협상했지만, 유엔으로부터 협정 마무리를 돕겠다는 전화조차 받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엔이 세계 평화 중재자로서의 잠재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금 유엔이 하는 일이라고는 강력한 어조의 성명서를 내는 것뿐이고, 그마저도 후속 조치가 없다”며 “그것은 공허한 말일 뿐이고, 공허한 말로는 전쟁을 끝낼 수 없다”고 꼬집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9월 23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자신이 올해 들어 지금까지 7건의 분쟁을 종식시켰으며, 그 과정에서 유엔의 도움은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 Spencer Platt/Getty Images
2. 불법 이민 경고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을 통제하지 못하면 각국의 사회적·경제적 안보가 심각하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민 문제와 자살적 에너지 정책이 즉시 시정되지 않는다면 서유럽은 몰락할 것”이라며 “이 상황은 지속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또 국경 개방 정책은 서로 다른 종교와 전통이 무분별하게 유입되도록 해 각국의 문화적 유산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세상이 아름다운 이유는 각 나라가 고유한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를 지키려면 모든 주권국가가 스스로 국경을 통제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의 대규모 이주 사태가 일부 국가를 위협하고 있으며, 허위 난민 신청 또한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리는 언제나 어려움을 겪는 지역과 사람들을 향해 연민을 가져야 하지만, 그 문제는 그들 나라에서 해결해야 한다. 우리에게 새로운 문제를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 통계를 인용하며 2024년 오스트리아, 독일, 그리스, 스위스의 수감자 절반 이상이 이민자나 외국 국적자였다고 지적했다.

유엔 난민기구 관계자들이 2024년 2월 20일 파나마 다리엔갭 지역의 이주민 캠프에 도착하고 있다. 유엔과 그 협력 단체들은 결국 미국 남부 국경을 불법으로 넘어가는 이주민들에게 수억 달러 규모의 자금과 지원을 제공하였다. | Bobby Sanchez for The Epoch Times
“감옥이 선의에 보답하기는커녕 범죄로 응답하는 난민 신청자들로 가득하다면, 이제는 실패한 개방 국경 실험을 끝낼 때”라며 “지금 당장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유엔이 이주민들에게 현금, 식량, 거처 등을 지원함으로써 “서방 국가들에 대한 공격에 자금을 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3. 기후 정책 비판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선진국 스스로를 해치도록 강요하는 글로벌리스트의 기후 정책을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유럽이 탄소 배출량을 약 37% 줄였음에도 같은 기간 전 세계 배출량은 54% 늘었으며, 이는 주로 중국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축하합니다. 수많은 일자리를 잃고 공장 문을 닫으며 탄소 배출을 37% 줄였군요. 그러나 그 모든 희생은 완전히 상쇄됐고 오히려 더 악화됐습니다”라고 꼬집었다.

2023년 9월 26일, 영국 시어니스에서 새로 수입된 자동차들이 풍력 터빈 옆에 주차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이 탄소 발자국을 약 37% 줄였다고 언급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 Dan Kitwood/Getty Images
이어 유럽의 에너지 요금이 중국보다 4~5배 높다는 점을 지적했으며, 열사병 관련 사망자 수를 비교하면서 “냉방 시스템이 보편화된 미국에서는 매년 약 1300명이 숨지지만, 상대적으로 보급이 적은 유럽에서는 연간 17만5천 명이 사망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공한 산업국가들에게 스스로 고통을 강요하고 사회 전체를 혼란에 빠뜨리는 글로벌리스트의 발상은 즉각적이고도 완전하게 거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4. 우크라이나 영토 수복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 직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전쟁 상황을 논의했다.
회담 직후 그는 러시아에 빼앗긴 모든 영토를 되찾으려는 우크라이나의 목표에 대해 새로운 지지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군사·경제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게 된 후, 나는 우크라이나가 본래 영토를 되찾아 승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그의 입장 변화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조속한 평화 협정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일부 영토를 양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2025년 9월 23일,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뉴욕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갖고 있다. | Chip Somodevilla/Getty Images
지난 2월 취임 직후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2014년 이전 국경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는 푸틴에게 양보하는 것이 아니라 전장에서 힘의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새로운 대유럽·우크라이나 정책 방향을 제시했었다.
그러나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수복 가능성을 훨씬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는 3년 반 동안 무의미하게 싸워왔다. 진짜 군사 강국이었다면 단 일주일도 안 돼 끝났을 전쟁이었다”며 “이는 러시아를 강하게 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종이호랑이(paper tiger)’처럼 보이게 한다”고 비판했다.
5. 나토 영공 침범 항공기 격추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에서 나토(NATO) 회원국들이 자국 영공에 진입한 러시아 항공기를 격추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렇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발언은 지난 9월 10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을 공습하던 중,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가 여러 대의 러시아 추정 드론을 격추했다고 발표한 직후 나온 것이다.

폴란드의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가운데)이 2025년 9월 11일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가안보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전날 바르샤바가 모스크바가 자국 영토에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고 비난한 가운데 열렸다. | Wojtek Radwanski/AFP via Getty Images/연합
당시 폴란드 정부는 네덜란드 공군의 F-35 전투기가 방공 작전에 협력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영공 침범에 대한 나토 회원국들의 격추 대응을 지지한다고 밝히자, 이어서 미국이 이러한 상황에서 나토 동맹국들을 얼마나 지원할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됐다. 이에 그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답하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나토에 대해 매우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6. 러시아 에너지 의존 탈피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러시아가 에너지 수출을 통해 전쟁 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현실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러시아 화석연료를 지속적으로 구매해 온 중국과 인도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자금을 지원해 온 나토 회원국들조차 여전히 러시아산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에너지·청정공기연구센터(CREA)가 지난 8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2022년 말 이후 러시아 원유 수출의 네 번째 큰 구매자였으며, 같은 기간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의 최대 구매국으로 기록됐다.

2025년 2월 25일, 슬로바키아 벨케 카푸샤니에 위치한 유스트림 가스 시설에서 한 근로자가 정비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시설은 유럽 최대 규모로, 오랫동안 러시아산 가스를 우크라이나의 파이프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슬로바키아와 유럽 각지로 운송하는 관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전쟁 자금 지원을 차단한다는 이유로 1월 1일부터 러시아 가스의 자국 경유를 중단했다. | Robert Nemeti/Getty Images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경제적 압박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면서도, 유럽이 러시아산 에너지를 계속 수입한다면 이러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럽은 즉시 모든 러시아 에너지 구매를 중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며 “이 문제를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유럽 국가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7. 생물·핵무기 개발 중단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각국 정상들에게 외교를 최우선으로 삼고, 생물무기 및 핵무기 개발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그는 “너무 강력해 실제로는 사용할 수조차 없는 무기들을 보면서, 만약 그것들이 쓰인다면 세상은 말 그대로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 순간에는 유엔도,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인류의 미래가 달린 문제임을 강조했다.

2020년 4월 17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우한바이러스연구소 내 P4 실험실 전경. 미국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의 해당 연구소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 Hector Retamal/AFP via Getty Images/연합
트럼프 대통령은 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불과 몇 년 전 무책임한 해외 실험이, 전 세계를 휩쓴 대유행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전 지구적 재앙에도 불구하고 많은 나라가 여전히 생물무기와 인위적 병원체 연구라는 극도로 위험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 행정부가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 생물무기금지협약(BWC) 이행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인공지능(AI) 검증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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