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유럽 각국 좌우 대립 격화…영국서 우파 결집 대규모 집회

2025년 09월 16일 오후 6:18
2024년 7월 27일 런던 중심부에 있는 토미 로빈슨. | Maja Smiejkowska/PA Wire2024년 7월 27일 런던 중심부에 있는 토미 로빈슨. | Maja Smiejkowska/PA Wire

‘영국 통합을 위한 자유 언론 축제(Unite The Kingdom Free Speech Festival)’라는 이름의 집회가 대규모 이민에 대한 반감이 확산하는 가운데 9월 13일 런던에서 열렸다.

집회 주최자들은 웹사이트에서 영국 수도를 “국가적 각성의 고동치는 심장”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를 밝혔다.

자유 언론 촉진과 함께, 주최자들은 참석자들에게 국기를 가져와 애국심을 고양하자고 촉구했다. 최근 영국 전역에서 국기인 유니언 잭과 성 조지 십자가를 곳곳에서 게양하는 ‘깃발 올리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집회의 주요 주최자는 영국에서 반이슬람 및 민족주의 주창자로 알려진 토미 로빈슨이다.

이에 반대하는 시위도 주요 행사장에 인접한 곳에서 열렸다. 이들은 로빈슨의 행사가 ‘인종차별’과 ‘파시즘’을 조장한다고 외쳤다. 경찰은 이번 집회에 대비, 수도 밖에서 추가로 경찰관을 투입했다. 약 1600명 이상의 경찰관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이 행사와 그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이다.

‘영국 통합을 위한 자유 언론 축제’란 무엇인가?

이 행사 주최 측 웹사이트는 “영국이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큰 규모의 야외 자유 언론 행사가 될 이 획기적인 날은 유럽과 미국 전역의 솔직한 목소리들, 정치적 혁신가들, 그리고 두려움 없는 진실 전달자들을 한데 모아 자유, 진실, 그리고 자유롭게 말할 권리를 위한 강력한 연대를 형성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주최자들은 수천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지만, 약 11만 명(경찰 추산)의 지지자가 몰렸다. 행사는 워털루 브리지 근처 스탬퍼드 스트리트에서 오전 11시에 시작되어 참석자들이 화이트홀 남단을 향해 행진했다.

화이트홀은 영국 정부의 중심지로서 많은 정부 부처가 모여 있는 곳이다. 이러한 이유로 종종 시위의 중심지가 된다.

로빈슨은 작년 7월 런던에서 유사한 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유럽 우파 지도자들도 대거 참석

이날 집회에는 프랑스와 독일, 덴마크의 우파 정치인들도 참석해 영국 우파 세력과의 연대를 강조했다. 프랑스 우파 정치인 에릭 제무르, 독일 대안당(AfD)의 페트르 비스트론 등이 연설했다. 일각에서는 ‘극우’로 지목하는 사람들이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화상으로 참여하여 최근 미국에서 암살당한 찰리 커크를 거론하며 “좌파는 이 비극적 사건을 공개적으로 축하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자들을 상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도 영국 언론인 케이티 홉킨스, 네덜란드 정치 평론가 에바 플라르딩거브루크, 폴란드 유럽의회 의원 도미닉 타르친스키, 캐나다 레벨 미디어 창립자 에즈라 레반트, 그리고 영국 특수부대 출신이자 TV 진행자로 2028년 런던 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앤트 미들턴이 연사에 포함되어 있었다.

토미 로빈슨은 누구인가?

본명이 스티븐 야슬리-레논이고 1982년생인 로빈슨은 20대 초반 시절부터 꾸준히 정치에 참여해 왔으며, 2009년 영국 국방 연맹(EDL: English Defence League) 공동 창립자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EDL과 로빈슨은 종종 극우파이며 파시스트적 견해를 지지한다는 비난을 받았는데, 로빈슨이 항상 그러한 비난을 부인했다. 그는 2013년 EDL과 관계를 끊었으며, 이후 조직은 해체됐다.

과거 그의 캠페인의 주요 초점은 이슬람에 대한 비판이었지만, 최근에는 표현의 자유 문제로 전환됐다.

그는 영국 내 무슬림 남성 이민에 대한 노골적인 반대로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법정 모독, 위조 여행 서류 사용, 주택담보대출 사기 등의 험의로 여러 차례 수감됐다. 가장 최근에는 시리아 난민에 대한 입장 표명 때문에 법정 모독죄로 구속되었다가 5월에 석방됐다.

로빈슨은 자신의 정치적 견해 때문에 영국 정부 당국의 부당한 표적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자주 밝혔으며, 인종차별 혐의를 부인했다.

‘국기 게양’ 운동

이 행사는 올여름에 소셜미디어에서 처음 관심을 끌기 시작해 9월까지 계속되고 있는 ‘국기 게양하기’ 운동 중에 열렸다.

잉글랜드에서 시작된 이 운동으로 인해 영국 국기와 성 조지 십자가가 전국 곳곳에서 게양되고 있으며, 보통 월드컵 같은 축구 토너먼트 때만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이는 불법 이민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지속적으로 벌어지는 가운데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망명 신청자들을 호텔에 수용하는 스타머 총리의 정책이 국기 게양 운동의 촉매가 됐다. 우파의 수많은 인사들은 이 운동을 지지하고 있지만, 좌파의 많은 이들은 이를 비난하고 있다.

로빈슨은 국기 게양 운동을 앞장서 지지해 왔다.

맞불 집회

로빈슨의 행사는 종종 영국 좌익 단체들의 반대 시위에 맞닥뜨리며, 지난 13일의 ‘축제’도 예외가 아니었다.

인종차별에 맞서자(SUTR: Stand Up to Racism)가 주최하는 ‘파시즘에 맞선 행진’이라는 반대 시위가 로빈슨의 행사와 동시에 열렸다.

이 행사는 정오부터 수도의 러셀 광장에서 집결한 후 화이트홀 북단으로 행진해 집회를 가졌는데, ’축제’ 행사와 정면으로 부딪쳤다. 약 5000명이 참가했다고 한다.

SUTR의 행진에는 여러 국회의원들과 다수의 노조 지도자들을 포함해 영국 정계 좌파의 많은 인사가 참석했다. 이들은 로빈슨의 행사를 “증오의 축제”라고 불렀다.

경찰과의 충돌

런던 광역경찰청은 ‘축제’에 앞서 두 집단 사이에 넓은 “무균 지대”를 유지하기 위해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그곳과 주변 지역에 경찰관들을 배치해 “무질서의 위험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운동가들이 언제 어디서 시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엄격한 조건을 부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600명 이상의 경찰관이 배치됐으며, 이 중 500명은 영국 전역의 다른 경찰서에서 차출됐다.

공공질서 치안을 담당하는 클레어 헤인즈 경정은 경찰이 두 행진의 주최자들과 긴밀히 연락을 취해 왔으며 참가자들에게 “행렬이 지나가는 지역사회를 배려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제’ 참가자들과 경찰 사이에 충돌이 발생, 26명의 경찰관이 부상을 당했으며, 그중 4명은 중상을 입었다. 최소 25명이 체포됐다.

로빈슨은 자신의 행사 참석자들에게 마스크를 쓰거나 술을 마시거나 폭력적으로 행동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X의 한 영상에서 그는 “지금은 폭동을 일으킬 때가 아니다. 폭력을 쓸 때가 아니다. 와서 자신의 나라를 위해 당당히 서는 때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필수적이고 중요한 메시지다. 우리는 스스로를 통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