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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국가적 범죄와의 전쟁 주장 속 민간 피해·확전 우려

태국이 캄보디아와의 국경 분쟁 과정에서 캄보디아 내 대규모 범죄단지를 공습하며 공격 목적을 ‘사기집단 소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캄보디아는 주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아세안(ASEAN)을 중심으로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18일(현지시간) 태국 공군이 이날 오전 11시쯤 태국과 접경한 캄보디아 북서부 반띠어이미언쩨이주 포이펫 지역에 폭탄 두 발을 투하했다고 밝혔다. 이 공습으로 인한 구체적인 인명 피해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으나, 캄보디아 내무부는 최소 4곳의 카지노 시설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포이펫은 남부 시아누크빌과 함께 캄보디아 내 대표적인 범죄단지 밀집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을 포함한 외국인 피해자 증언에 따르면, 이 지역은 국제 사기 조직이 운영하는 작업장이 집중된 곳으로, 조직 내부에서 실적이 저조한 인원들이 강제로 이송돼 폭행과 고문을 당하거나 사망에 이르는 사례도 보고돼 왔다.

태국군은 최근 성명을 통해 이달 들어 캄보디아군이 이용하거나 보호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카지노 및 사기 관련 시설들을 공격해 최소 6곳을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는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오른 시설 2곳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군은 “진정한 적은 폭력을 통해 불법 이익을 유지하는 초국가적 범죄 네트워크와 이를 지탱하는 권력 구조”라며 “국경을 넘나드는 범죄 지원 체계를 해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 등 일부 국가들이 휴전을 촉구하면서도 태국에 대한 구체적 제재에 나서지 않은 배경에 이러한 범죄 소탕 작전이 고려됐다는 취지의 입장도 내비쳤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지난 7월 국경 지대에서 닷새간 이어진 무력 충돌로 최소 48명의 사망자를 낸 뒤,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중재로 휴전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양국은 이달 7일부터 다시 교전을 재개했고, 현재까지 태국에서 21명, 캄보디아에서 17명 등 최소 38명이 사망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오는 22일 말레이시아에서 긴급 회담을 열고 이번 무력 충돌에 대한 외교적 해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양측에 전선에서의 즉각적인 공격 중단과 가능하다면 즉각 휴전을 촉구한다”며 “회담 결과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태국의 범죄단지 공습이 국제 사기 조직 문제를 조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주권 국가의 영토에서 군사적 행동이 반복될 경우 분쟁이 범죄 소탕 차원을 넘어 국가 간 무력 충돌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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