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중국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두 남성에 대한 재판이 최근 무산되면서 지난 10년간 런던과 베이징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가 부각되었다.

최근 영국 권력 핵심부에 대해 중국이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중국공산당(CCP)을 영국의 “적”으로 규정해야 하는지 아니면 단순히 전략적 “위협”으로 규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무엇이든, 소위 긴밀한 관계의 ‘황금시대’ 이후 영국 정보기관 수장들이 베이징의 행태에 대해 점점 더 경고음을 울리기 시작하면서부터 중국에 대한 관점이 변화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음은 주요 순간들을 정리한 것이다.

캐머런, 시진핑과 맥주를 나누다

2015년 10월 19일(이하 현지시간)부터 23일까지 중국공산당 총서기 시진핑은 영국을 국빈 방문했으며, 이는 2005년 전임자 후진타오의 방문 이후 처음이었다.

당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시진핑을 전통적인 영국 펍인 캐즈던의 더 플라우에 데려갔고, 두 사람은 맥주잔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2015년 10월 21일 공동 기자회견에서 캐머런은 “이번 방문은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의미한다. 일부는 이것을 영국과 중국 간 관계의 황금시대라고 부른다. 양국 간의 더 강한 경제적 유대, 더 깊은 무역 연결, 우리 국민들 간의 더 긴밀한 관계,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의미 있는 대화의 시대”라고 말했다.

시진핑 또한 영중 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영국을 국빈 방문했다고 말했다.

영국, 화웨이 관련 정보 유출로 국방장관 경질

총리직 재임 중 베이징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한 캐머런은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총리직에서 사임했고, 테리사 메이가 후임이 되었다.

2018년 1월 베이징 방문 중 메이는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서명하는 것을 거부했다.

2019년 5월 당시 개빈 윌리엄슨 국방장관은 영국의 5G 네트워크 재구축에 대한 화웨이의 계획과 관련된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총리에 의해 경질되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정부 장관들과 정보기관 수장들이 참석하는 국가안보회의가 화웨이의 5G 네트워크를 비핵심 인프라 구축에 허용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윌리엄슨은 유출 책임을 “강력히” 부인했다.

2020년 7월, 당시 보리스 존슨 총리의 정부는 국가사이버안보센터의 검토에 따라 2027년 말까지 영국의 5G 네트워크에서 화웨이를 완전히 제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가사이버안보센터는 이번 검토가 미국이 화웨이에 부과한 새로운 제재의 영향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화웨이와 그 계열사들이 “미국의 국가안보 또는 외교정책 이익에 반하는 활동에 연루될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제재를 가했다.

화웨이는 중국공산당으로부터 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홍콩을 둘러싼 긴장

2020년 7월 1일, 존슨은 베이징이 통치하는 홍콩 정부가 새로운 “국가보안법”으로 1984년에 서명된 영∙중 공동선언을 위반했다고 비난하며, 300만 명의 홍콩인들에게 비자를 제공했다.

비평가들, 법률 전문가들, 그리고 인권 옹호자들은 홍콩의 모호한 이 새로운 법이 반체제 활동을 억압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 역시 2020년 7월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 조약을 중단했다. 그해 12월, 그는 홍콩이 국가보안법을 내세워 홍콩 언론인 지미 라이를 기소한 것을 비판했다.

라이는 현재 폐간된 민주화 성향 신문사 애플데일리 본사의 임대 계약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되어 2022년 12월 사기죄로 5년 9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홍콩 국가보안법은 또한 영국의 여러 활동가들을 표적으로 삼는 데 사용되었다. 홍콩 입법회의 전 의원 네이선 로, 비정부기구 ‘영국의 홍콩인들’ 설립자 사이먼 청, 그리고 민주화 운동가 핀 라우와 크리스토퍼 뭉 등이 그들이다.

의회의 위구르 타협안

“중국의 부상에 영국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사고”를 촉진하기 위해 설립된 중국연구그룹은 2020년 5월에 설립되었으며, 보수당 의원 톰 투겐댓과 알리샤 컨스가 이사진에 참여했다.

2021년 2월 2일, 의회는 “신빙성 있는 집단학살 보고가 있는” 국가들과의 무역을 제한하는 브렉시트 이후 무역법안 수정안의 타협 버전을 통과시켰다.

집단학살 수정안을 둘러싼 논쟁은 주로 중국 신장 지역의 위구르 무슬림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처우에 초점이 맞춰졌다.

2021년 3월, 베이징은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 유린 보고를 부각시킨 이유로 영국 하원의원 5명, 상원의원 2명, 그리고 다른 시민 2명에게 제재를 가했다. 중국공산당은 이러한 보고를 “거짓말과 허위정보”라고 규정한다.

크리스틴 리, 중국공산당 요원 의혹

2022년 1월, 영국 국내 보안 및 방첩 기관 MI5는 런던에 거주하는 변호사 크리스틴 리에 대해 공작 경보를 발령했다. 이는 린지 호일 하원의장에게 이메일로 전달되었으며, 그녀가 중국공산당을 위해 “정치 공작 활동”에 관여한 중국 요원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의원들에게 경고했다.

2024년 6월 재판에서 리의 변호인들은 그녀가 이러한 혐의를 부인하며, 공작 경보가 “과도한 조치”이며 “원고의 사적 및 직업적 삶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리는 2024년 12월 항소에서 패소했으며, 세 명의 재판부 판사는 MI5가 “정당한 이유”로 경고를 발령했다고 판결했다.

트러스, 대만 방어 지지

2022년 4월 런던의 맨션 하우스에서 한 연설에서 당시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은 “대만과 같은 민주 국가들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글로벌 나토”를 제안했다.

수낙 “황금시대 끝났다”

트러스는 존슨의 뒤를 이어 총리가 되었지만 2022년 9월부터 10월까지 단 6주만 재임한 후 사임했고, 리시 수낙이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2022년 11월, 수낙은 영∙중 관계의 “황금시대”가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는 정부가 중국 기업인 넥스페리아(Nexperia BV)에, ‘넥스페리아가 인수한 영국 최대 마이크로칩 회사를 매각하라’고 명령한 결정을 언급하며, 영국과 동맹국들이 베이징으로부터의 “첨예해지는 경쟁”을 외교, 관여, 그리고 회복력 강화를 통해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달 말, 영국 정부 부처들은 보안상의 이유로 중국 기업이 제조한 감시 카메라 설치를 중단하고 기존 카메라를 모두 교체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2022년 10월, 영국은 전력망의 지분 매입을 원했던 한 중국 기업이 영국 전력망에 대한 민감한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금지했다.

클레벌리 “중국은 무자비하다”

2023년 4월, 당시 제임스 클레벌리 외무장관은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종종 정책을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거나 중국 자체를 ‘위협’, ‘파트너’, ‘적대자’ 등으로 요약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나는 왜 그것이 불가능하고, 비실용적이며, 무엇보다도 현명하지 못한지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싶다. 중국을 다루는 것은, 내가 장담하건대, 소심한 사람들을 위한 일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와 완전히 상반된 무자비한 권위주의 전통을 대표한다.”

수낙, 공자학원에 대한 입장 번복

2023년 5월, 수낙 총리는 2022년 당대표 선거 캠페인 중에 “영국 내 30개 공자학원을 모두 폐쇄하겠다”고 한 약속을 철회했다.

공자학원은 중국공산당이 국가적으로 후원하는 기관으로, 중국어 강좌를 운영하고 문화 행사를 진행한다. 이들은 언론 검열, 중국 소수민족 차별, 공산주의 이념 선전, 그리고 소속 기관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 혐의를 받아 왔다.

2023년 7월, 의회 정보안보위원회는 중국공산당의 위협에 대한 영국의 대응이 “완전히 부적절하다”고 명시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수낙은 보안위원회가 증거 대부분을 수집한 2020년 이후 자신의 정부가 “이미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이 보고서가 최신 정보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중국에 대한 입장 바꾼 캐머런 외무장관

2023년 11월, 수낙은 클레벌리를 대신해 캐머런을 외무장관으로 임명했다. 캐머런은 10년 전인 2015년에 총리를 지냈다. 클레벌리는 수엘라 브레이버만의 해임에 따라 내무장관으로 임명되었다.

다음 달, 워싱턴에서 연설한 캐머런은 중국이 자신이 2016년에 퇴임한 이후 “훨씬 더 적대적이 되었다”며, 중국 공산정권의 위구르족 처우, 홍콩에서의 행동, 그리고 ‘전랑(늑대 전사) 외교’를 거론했다.

캐머런은 서방이 중국을 다루기 위해 “시스템을 강화하고 매우 냉철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2023년 9월 14일 한 장관은 의회에서, 보수당이 MI5가 중국 스파이로 의심하는 두 사람을 국회의원 후보자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같은 날, 정부는 중국이 영국 관료들과 “핵심 직책”에 있는 여러 인사들을 스카우트하려 했다고 밝혔다.

2024년 5월, 정부는 육군 결제 시스템이 국방부가 “악의적 행위자”라고 부른 주체에 의해 해킹당한 후 이를 폐쇄했다. 런던 주재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베이징이 이 공격의 배후라는 주장을 부인했다.

이 폭로에 앞서, 2024년 3월 영국과 미국은 전례 없는 공조를 통해 베이징이 전 세계를 상대로 악의적인 사이버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 스파이 용의자 기소

2024년 4월, 2023년 6월 중국연구그룹(China Research Group)에서 사임한 보수당 의회 연구원 크리스토퍼 캐시가 크리스토퍼 베리와 함께 국가비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다. 중국연구그룹은 보수당 내에서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의원들의 모임이다.

캐시와 베리에 대한 혐의는 2021년 12월부터 2023년 2월 사이에 “국가의 안전이나 이익에 해를 끼칠 목적으로, 적에게 유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사, 메모, 문서 또는 정보를 입수, 수집, 기록, 게시 또는 타인에게 전달했다”는 것이었다.

또한 2024년 4월, 정부는 중국으로부터 민감한 연구를 보호하기 위해 MI5가 학자들을 심사하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초국가적 탄압

2025년 7월, 의회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외국 정부에 의한 초국가적 탄압이 “견제받지 않고” 증가하고 있으며, 중국 공산정권이 “영국에서 활동하는 어떤 외국보다도 가장 포괄적인 초국가적 탄압 캠페인을 수행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스파이’ 재판 무산

2025년 9월 15일, 캐시와 베리에 대한 기소가 갑자기 취하되었다.

검찰청장은 10월 7일 두 의회 위원회 위원장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검찰청이 캐시와 베리에 대한 혐의가 제기된 당시 중국이 “적”이었는지 “위협”이었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10월 15일, 키어 스타머 총리는 2025년 8월 검찰청에 제출된 매트 콜린스 국가안보보좌관 부보좌관의 증인 진술서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캐시와 베리는 모두 무죄를 주장하며 결백을 호소해 왔다.

캐시는 10월 15일 “나는 완전히 결백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단지 나에 대한 사건이 기각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나는 어떤 시점에서도 의도적으로 중국 정보기관을 도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MI5, 중국 위협 재차 강조

10월 16일, 정부는 콜린스의 증인 진술서 3건을 공개했다. 그는 진술서에서 중국공산당의 정보기관이 영국에 대한 대규모 스파이 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영국 정부, 산업계 또는 중국이 특별히 관심을 갖는 연구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콜린스는 중국의 광범위한 스파이 활동을 상세히 기술했지만, 법적으로 기소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중국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적”이라는 명시적이고 직접적인 진술은 하지 않았다. 그는 검찰이 중국 스파이 사건 재판을 진행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MI5 국장 켄 맥컬럼은 10월 16일 “중국 요원들”이 영국의 국가안보에 매일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당 의원 밥 블랙맨은 10월 16일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콜린스가 정치적 감독 없이 검찰청에 증거를 제출했다는 것은 믿을 수 없다. 신빙성이 없다”며, 중국 스파이 재판 사건에 대해 “이 문제는 계속 논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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