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美 뉴욕시 민주화 단체 설립자, 中 스파이 혐의 인정

2025년 09월 18일 오후 6:03
2025년 8월 7일 촬영한 미국 워싱턴의 법무부 건물. ⎥  Madalina Kilroy/The Epoch Times2025년 8월 7일 촬영한 미국 워싱턴의 법무부 건물. ⎥ Madalina Kilroy/The Epoch Times

미국 뉴욕시에 거주하는 한 중국계 남성이 중국 정권의 정보 기관을 대신해 동료 활동가들을 감시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고 9월 1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남부지방검찰청이 발표했다.

미국 시민권자이자 68세인 탕위안준은 뉴욕시 중국 반체제 인사 사회에서 두드러진 인물로, 맨해튼에 있는 중국 총영사관 앞 시위에 참여했으며 퀸즈 플러싱 지역에 본부를 둔 친민주주의 단체인 ‘중국민주당 동부미국본부(CPDEUS)’를 설립한 바 있다.

공개적으로는 베이징에 반대하는 활동을 해왔지만 탕위안준은 9월 16일 유죄 인정서에 따르면 중국 정보기관의 지시에 따라 동료 중국계 미국인 반체제 인사들의 정보를 수집하는 일을 비밀리에 수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탕위안준은 이번 유죄 인정 과정에서 법무장관에게 통보하지 않고 외국 정부의 대리인으로 활동하기로 공모한 혐의 1건을 인정했으며, 이는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제이 클레이턴 미국 연방검사는 성명에서 “수년간 탕위안준은 뉴욕시와 미국 전역의 친민주주의 활동가들 사이에서 얻은 신뢰를 악용해, 중국 정보요원에게서 비밀 임무를 받고 중국 정부와 민주주의 지지 활동과 관련된 인사 및 사건에 대해 보고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클레이턴 검사는 “탕위안준의 은밀한 활동은 우리 국가의 주권을 침해하고, 표현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란 기본권을 행사하는 뉴욕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했다. 탕위안준의 유죄 인정은 미국의 이념을 악의적 외세 영향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우리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탕위안준은 중국 국가안전부(MSS) 요원에게 반체제 인사들의 정치적 망명을 돕고 있는 중국계 미국인 이민 변호사 명단을 제공했다.

또한 법원 문서에 따르면 탕위안준은 약 140명이 참여하는 메시징 그룹 내 중국 반체제 인사들 간의 통신에 MSS 요원이 ‘침투’하도록 도왔다. 그는 미국 전화번호와 연결된 프로필을 생성하고 이를 그룹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요원을 지원했다.

타이완 영자지 ‘타이페이타임스(Taipei Times)’에 따르면 탕위안준은 2002년 타이완으로 망명했으며 1989년 톈안먼 광장 학생 시위에 참여했다가 중국에서 12년간 수감된 후 미국에서 정치적 망명을 허가받았다.

미 연방수사국(FBI) 책임자 크리스토퍼 G. 라이아 부국장은 성명에서 “탕위안준이 미국의 이념을 배신하고 중국 정부를 돕는 방식으로 친민주주의 활동가들을 탄압한 것은 그가 주장했던 가치를 정면으로 배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검찰청에 따르면 탕위안준에 대한 선고는 2026년 1월 29일로 예정돼 있다.

탕위안준의 변호인은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탕위안준의 사건은 미국 내 인권과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영향력 행사 활동, 이른바 ‘초국가적 탄압(transnational repression)’을 수행하는 중국 공산당의 지속적인 시도를 부각시킨다. 연방 검찰은 최근 몇 년간 이와 유사한 사건들을 다수 지적해 왔다.

올해에는 전 뉴욕시 경찰관 마이클 맥마흔, 미국 영주권자 정총잉, 중국 은퇴자 주용이 각각 뉴저지의 전 중국 관리에게 중국으로 돌아가도록 압력을 가한 혐의로 형을 선고받았다. 주용은 2년, 정총잉은 16개월, 맥마흔은 18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8월에는 중국계 미국 학자 왕수준이 10년 넘게 MSS 요원으로 이중생활을 하며 홍콩 친민주 시위자, 대만 독립 지지자, 위구르 및 티베트 활동가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또한 2023년 4월 미국 뉴욕동부지방검찰청은 맨해튼에서 중국 공산당을 대신해 비밀 중국 경찰서를 운영한 혐의로 뉴욕시 주민 2명을 체포하고 기소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