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中, APEC·아세안 회의 참석자 인선 두고 침묵

2025년 10월 23일 오후 2:37
 
베이징 징시(京西) 호텔에 마련된 중국공산당 제20기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 회의장 전경. | Nicolas Asfouri/AFP/연합  베이징 징시(京西) 호텔에 마련된 중국공산당 제20기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 회의장 전경. | Nicolas Asfouri/AFP/연합

중국공산당은 현재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를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으며, 이 회의에서는 당 총서기 시진핑의 권력 문제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 주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과의 회담이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시진핑이 APEC 회의에 참석할지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또한 중국 측은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 누가 참석할지에 대해서도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아, 외부에서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시진핑, 한국행 여부 ‘함구’

중국 외교부 대변인 궈자쿤(郭嘉昆)은 10월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미‧중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에 대한 외신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는 “미‧중 양국 정상은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며 “지금 말씀하신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제공할 정보가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19일,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AF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10월 21일(미 동부시간) 백악관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과의 오찬 중 “미‧중 간에 공정한 합의가 있을 것이며 이번 회담은 매우 성공적일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이번 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고, 상황이 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APEC 경주 정상회의 개막이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중국 당국은 아직까지 트럼프‧시진핑 회담 개최 여부는 물론, 시진핑의 한국 방문 여부조차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현재까지 시진핑이 2025년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는 보도는 주최국인 한국 언론을 통해서만 여러 차례 전해졌으며, 중국 당국은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 정상회의 참석자에 대해서도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아 외교적 행보를 둘러싼 추측이 커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자도 미정

10월 22일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스페인 EFE통신 기자가 “오는 10월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 중국 측은 어떤 인물이 참석하느냐”고 질문했으나, 대변인 궈자쿤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는 “그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국제 회의에 참석할 때의 관례를 잘 아실 것”이라며 “적절한 시점에 관련 정보를 발표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26일부터 말레이시아, 일본, 한국을 순방할 예정이다. 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태국과 캄보디아가 ‘쿠알라룸푸르 협정’을 체결할 예정인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한 여러 평화 합의 중 하나로 알려졌다.

또한 회의 기간 중 새로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첫 회담도 예정돼 있으며, 양국은 방위 강화와 지역 안보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시진핑 행보 비공개, 이번엔 다른 사정?


시사평론가 리린이(李林一)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은 최근 몇 년간 국가주석 시진핑의 해외 방문 일정을 미리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처럼 굳어졌다”며 “보통 출국 3~5일 전, 심지어 2일 전에야 공식 발표를 하는데, 이는 암살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그 이유로 그는 “현재 베이징에서 10월 20일부터 23일까지 진행 중인 제20기 4중전회에서 대규모 인사 숙청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정치국 위원이자 군사위원회 부주석이던 허웨이둥 등 9명의 상장이 해임됐다. 모두 시진핑이 직접 발탁한 인사들”이라고 지적했다.

리 평론가는 “이번 회의에서 추가로 시진핑이 기용했던 중앙위원들도 다수 징계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불안정한 상황에서 시진핑의 해외 일정을 외부에 공개하기 어려운 정치적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이번 4중전회에서 단행될 고위층의 인사 변동이 매우 주목된다”고 보도하며, 중국 공산당 내부의 권력 구도가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