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자문관 체포… ‘최고기밀 반출 및 중국 접촉’ 혐의

미국 국무부의 한 선임 자문관이 수천 건에 달하는 최고 기밀 문서를 반출하고 중국 관리들과 접촉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미 법무부가 10월 13일(이하 현지시간) 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통해 밝혔다.
에포크타임스가 입수한 법원 문서에 따르면 이 혐의는 2022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미 버지니아주 동부지방법원에 제출된 선서 진술서에 따르면 국무부 선임 자문관 애슐리 텔리스는 10월 11일 체포됐으며 미 국가방위 관련 기밀 정보를 불법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텔리스는 최고 등급의 기밀 취급 인가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를 통해 민감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다. 그는 이러한 권한을 이용해 기밀 문서를 무단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텔리스가 미국의 전투기와 무기 체계 능력과 관련된 민감한 문서를 다운로드하고 저장한 사례들이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다.
수사당국은 버지니아주 비엔나에 있는 그의 자택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TOP SECRET(최고기밀)’ 및 ‘SECRET(기밀)’ 표시가 된 문서 1000쪽 이상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연방 법원은 10월 11일 텔리스의 주거지, 차량, 신체에 대한 수색을 허가하는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수색은 같은 날 집행됐다.
검찰에 압수된 문서들은 지하실 옷장 안의 잠긴 서류 캐비닛, 지하실 내 자택 사무 공간의 또 다른 잠긴 서류 캐비닛, 사무 공간의 책상 주변, 그리고 마감되지 않은 지하 창고에 있던 대형 검은색 비닐봉투 3개 속에서 발견됐다.
연방 수사관은 해당 자택의 사무 공간이 텔리스가 사용하던 곳으로 보인다고 진술했다. 수색 과정에서 책상 위에 있던 노트북은 텔리스의 지문을 이용해 잠금을 해제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텔리스는 수사관들에게 잠긴 두 개의 서류 캐비닛을 여는 열쇠가 어디에 있는지도 직접 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텔리스는 국제 안보, 국방, 아시아 전략 문제를 전문으로 해왔으며 2001년 국무부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이후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대통령 특별보좌관으로 재직한 경력도 있다.
검찰에 따르면 텔리스는 지난 9월 12일 정부 기관 내 한 동료에게 자신을 대신해 기밀문서를 출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약 2주 뒤에는 미 공군의 군용기 전력과 관련된 문서를 직접 출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또 텔리스가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차례 중국 정권 관계자들과 접촉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애슐리 텔리스(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 겸 타타 전략문제석 의장), 랜들 G. 슈라이버(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 예페 트란홀름-미켈센(유럽연합 각료이사회 사무총장), 토머스 J. 듀스터버그(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 그리고 리셀로테 오드가르드(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가 2019년 4월 16일 미국 워싱턴D.C. 허드슨연구소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 Jennifer Zeng/The Epoch Times
법원 문서에 따르면 텔리스는 2022년 9월 버지니아주의 한 식당에서 중국 관리들과 만나면서 두툼한 서류 봉투를 들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텔리스가 2023년 4월 11일 중국 관리들과 회동해 당시 이란–중국 관계 및 신흥 기술과 관련된 사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그는 지난 9월 2일 중국 관리들과의 또 다른 회동 자리에서 붉은색 선물 봉투를 받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텔리스는 10월 11일 업무 차 이탈리아 로마로 출국할 예정이었으며 10월 27일 귀국할 계획이었다.
최근에는 텔리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도 관세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해당 정책이 양국 관계를 위기로 몰아넣고 “인도와 지난 25년간 쌓아온 어려운 성과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무부 자문관으로서 텔리스는 인도의 핵 협상에서 핵심 협상가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그는 2014년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을 위해 저서 ‘봉쇄 없이 균형 잡기: 미국의 중국 관리 전략(Balancing Without Containment: An American Strategy for Managing China)’을 출간한 바 있다.
텔리스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즉각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의 자동 회신 메시지는 그가 10월 28일까지 사무실에 부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무부 측 역시 이번 사건에 대한 요청에 즉각 답변하지 않았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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