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 “트럼프·시진핑 회담 다시 궤도에…무역전쟁 완화 조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당국이 10월 9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던 핵심광물 수출 통제 강화 방침을 철회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인 이후 “곧 열릴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와 회담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스콧 베슨트 미국 재무장관이 10월 13일 밝혔다.
베슨트 장관은 미국의 폭스비즈니스 프로그램 ‘모닝스 위드 마리아(Mornings With Maria)’에 출연해 “그것이 대통령이 보낸 신호”라며, 중국이 수출통제를 발표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에 “시진핑을 만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언급했던 발언을 인용했다.
이번 APEC 정상회의는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한국 경주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베슨트 장관은 이후 미·중 간 소통 창구가 다시 열렸으며 미국은 새로운 제한 조치를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0월 9일 중국 당국은 전 세계 어디서든 생산된 12개 핵심광물을 포함한 다양한 제품에 대해 수출통제를 확대하고 구매를 희망하는 기업이 광물 사용 내역을 상세히 제출하도록 요구했으며 반도체 제조업체에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1일부터 중국을 상대로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을 통제하고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중국의 조치를 “적대적”이라고 규정했다.
중국 정권은 이에 굴복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0월 12일 미국 정부가 새로운 제한 조치에 대해 문의했을 때 베이징이 이를 ‘유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 측 대변인들은 10월 13일 이번 제한 조치가 완전한 금지가 아니며 대화를 원한다고 언급했다.
베슨트 장관은 10월 13일 방송을 통한 발언에서 “중국 공산당(CCP)이 자국의 심각한 경제 상황이나 이란·러시아산 석유 구매 문제에서 관심을 돌리려고 이번 조치를 취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런 결정은 ‘오판’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는 좋지 않은 생각이란 점을 말씀드릴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두 차례의 소셜미디어 게시물로 판세를 뒤집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며 미국은 아직 사용하지 않은 카드가 많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소프트웨어, 금융 서비스, 제재 등 다양한 제한 조치가 포함된다.
베슨트 장관은 이어 “이번 조치는 오판이었지만 지금은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베슨트 장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공산당 내부에 반대 의견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있다.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하위급 관리의 결정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베슨트 장관은 말했다.
그는 “중국 체제가 상당히 취약한 구조이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시진핑 총서기 본인에게서 직접 나온 것일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조치는 중국 내 강경파에 의해 추진됐을 수 있다. 중국에도 관계를 흔들려는 강경파들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베슨트 장관은 이번 조치 이후 무역 긴장이 완화됐으며 미·중 간 회담이 이미 이번 주에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100% 관세 부과는 반드시 시행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베슨트 장관은 이어 “이번 주에 실무급 회담이 있을 예정”이라며 “나와 상응하는 중국 측 인사와 일부 접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두 정상 간 회담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한 “이번 발표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상황은 긍정적이었다. 소통 창구가 다시 열렸기 때문이다. 우리는 단호히 대응하며 이러한 라이선스 요구를 거부할 것”이라며 “이는 전 세계를 위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베슨트 장관은 “중국의 일부 관료들이 우리와 동맹국에 공급망 운영 방식을 지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베슨트 장관은 또한 중국이 중동에서 역사적인 평화 협정이 진행 중인 시점에 수출 제한을 발표한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한 입장을 재차 언급했다.
그는 “중국은 상징적 행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평화 협정이 발표된 날에 수출통제를 발표해 이를 가리려 한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핵심 광물 공급망 위험 완화
중국은 전 세계 핵심광물 공급망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세계 공급의 대부분을 채굴하고 약 90%를 가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에포크타임스에 중국이 이 문제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전 세계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다각화하려는 노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베슨트 장관 역시 방송에서 “미국 국방부가 미국 유일의 희토류 가공 시설인 MP 머티리얼즈(MP Materials) 소유의 마운틴패스 희토류 광산에 투자한 것은 공급망을 미국으로 되돌리는 신속 추진 노력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핵심 광물뿐만 아니라 기타 공급품에서도 ‘신뢰할 수 없는 공급자’임을 입증했다고 강조하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이러한 문제가 명확히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중국 정권은 이 분야에서 단 한 번도 시장 참여자로서 활동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베슨트 장관은 “지난 20년 동안 일어난 일은 미국이나 자유시장 국가에서 정제·가공 시설이 설립될 때마다 중국이 들어와 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훼손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 기반을 둔 사업가 마이크 선은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외국 투자자와 무역업자들에게 수십 년간 조언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에포크타임스에 “베이징이 생산 할당량, 수출 라이선스, 강화된 환경 규제를 통해 희토류 가격을 직·간접적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은 “미국의 관세와 수출 통제 조치는 단기적 대응책이며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국내 공급망 지원과 같은 장기적 조치가 ‘핵심적’”이라고 강조했다.
베슨트 장관은 이 ‘신속 추진(fast-track) 기간’ 중 미국 정부의 투자가 미국 내 산업을 중국 공산당의 영향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정제와 가공 가격을 보장할 것이다. 비자유시장 국가 행위자가 생산 능력을 파괴하는 상황에서는 시장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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