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獨 검찰 “중국계 독일 정보원, 中에 파룬궁 관련 정보 제공”

2025년 09월 25일 오후 12:47
2025년 8월 5일 독일 드레스덴의 고등주법원에서 중국을 위한 스파이 혐의를 받는 두 명의 피고인에 대한 재판을 앞두고 기자들과 방문객들이 법원 정문 앞에 서 있다. ⎜ Jen Schlueter/AFP via Getty Images 2025년 8월 5일 독일 드레스덴의 고등주법원에서 중국을 위한 스파이 혐의를 받는 두 명의 피고인에 대한 재판을 앞두고 기자들과 방문객들이 법원 정문 앞에 서 있다. ⎜ Jen Schlueter/AFP via Getty Images

독일 드레스덴에서 최근 열린 법정 심리에서 독일 의원의 전직 중국인 보좌관이 연루된 간첩 사건과 관련해 해당 보좌관이 파룬궁(法輪功) 관련 정보를 수집해 중국에 제공했다고 검찰이 밝혔다.

독일 연방검찰청은 9월 16일(이하 현지시간) 드레스덴 고등주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주모자로 지목된 궈젠에게 징역 7년 6개월, 그의 여성 공범인 샤오야치에게 징역 2년 9개월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두 피고인이 중국 정보기관을 위해 활동했으며 궈젠이 핵심 공모자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궈젠은 다목적 요원으로, 맡은 과업을 끊임없이 수행해 왔고 수년간 적극적으로 스파이 활동을 해온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검찰 측 파비안 셸하스는 독일판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1년 중국 국적을 포기하고 독일 국적을 취득한 궈젠이 “이곳의 반체제 인사들을 조사하기 위해 반대파 활동가의 외피를 쓴 중국 공산당(CCP) 지지자였다”고 밝혔다.

궈젠의 변호인은 같은 매체에 검찰이 구형한 형량이 과도하다고 말했다.

중국 측 담당자에 대한 정보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에 따르면 궈젠이 자신의 아내에게 그를 “큰형님(big brother)”이라 부르며 깊은 존경을 표했다고 한다.

또한 검찰은 독일 정보기관이 도청한 최소 한 차례의 전화 통화에서 궈젠과 이 중국 담당자가 파룬궁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궈젠은 통화 중 유럽의회가 추진 중인 파룬궁 지지 결의안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2024년 1월 채택된 이 결의안은 중국 공산당의 파룬궁 탄압을 규탄하고, 이 단체에 대한 박해 실태를 국제적으로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독일 거주자의 부친인, 중국에 수감돼 있는 파룬궁 수련자 딩위안더의 석방도 요구했다. 딩위안더는 2023년 파룬궁을 수련한다는 이유로 중국 당국에 의해 투옥됐다.

검찰에 따르면 궈젠은 문제의 전화 통화에서 이 결의안을 둘러싼 심의 과정을 설명했다. 중국 측 담당자가 이에 어떻게 답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검찰은 궈젠이 유럽의회 문서 수백 건을 보관하고 있었으며 그중 일부는 ‘민감’ 등급으로 분류된 자료였고 이를 중국 정보기관에 전달할 의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독일 내 중국인 반체제 인사들을 중국 측 담당자를 위해 감시해 왔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파룬궁은 파룬따파(法輪大法)로도 알려진 영적 수련법으로 진실(真實)·선량(善良)·인내(忍耐)를 핵심 원칙으로 한다. 1990년대 중국에서 널리 확산돼 공식 추산에 따르면 1990년대 말까지 최소 7000만 명이 수련에 참여했다. 그러나 1999년 중국 공산당은 파룬궁의 급속한 확산을 정권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전국적인 탄압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동안 수백만 명의 파룬궁 수련자들이 구금됐으며 그중 수십만 명이 구금 중 고문을 당했다. 또한 정확한 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부는 중국 당국이 승인한 강제 장기 적출의 희생자가 됐다고 미국에 기반을 둔 파룬따파 정보센터는 밝혔다.

계획

독일 연방검찰청은 지난 4월 두 피고인에 대한 기소 사실을 발표하면서 궈젠이 2002년부터 중국 정보기관 요원으로 활동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궈젠은 2019년 9월부터 2024년 4월 체포될 때까지 독일 대안당(AfD) 소속 정치인의 보좌관이란 지위를 이용해 중국 정보기관을 위해 ‘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의 토론과 결정에 대한 정보 수집’을 수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유럽의회가 ‘매우 민감(highly sensitive)’으로 분류한 문서를 포함해 500건이 넘는 문서를 입수했다.

검찰은 또 2023년부터 2024년 사이 궈젠이 독일 내 중국 반체제 인사들을 감시하면서, 소셜미디어에서는 중국 정권을 비판하는 척 위장했다고 전했다.

중국 국적의 샤오야치는 ‘포트그라운드 GmbH(PortGround GmbH)’에 근무했다. 이 회사는 ‘미텔도이체 플루그하펜 AG(Mitteldeutsche Flughafen AG)’의 자회사로 라이프치히/할레(Leipzig/Halle)와 드레스덴 공항에서 승객, 항공기, 화물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검찰은 밝혔다. 그녀는 2024년 9월 체포되기 전 고객 관리 매니저 직책을 맡고 있었다.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은 독일군, 북대서양조약(NATO)군, 방위산업 계약업체를 위한 군수 화물 운송의 핵심 물류 거점이다. 미국 공군은 독일 남서부의 주요 기지인 람슈타인 공군기지(Ramstein Air Base)를 통해 조정되는 작전에 이 공항을 사용한다.

검찰에 따르면 2023년 8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샤오야치는 직장에서 ‘항공편, 화물, 승객 정보를 반복적으로 궈젠에게 제공하며 지원’했고, 해당 정보는 이후 중국 정보기관에 전달됐다.

특히 검찰은 샤오야치가 궈젠에게 무기 및 군수품 운송 정보와 독일 방위산업체 ‘라인메탈(Rheinmetall)’ 직원들의 상세 정보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샤오야치는 2023년 8월 16일, 9월 8일, 11월 1일, 11월 4일, 11월 15일과 2024년 2월 19일 등 여러 날에 걸쳐 공항에 있는 항공기와 군사 차량 사진을 궈젠에게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궈젠이 공항에서 스파이 활동을 시작했으며, 샤오야치가 자신의 행위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때로는 궈젠의 요구를 거부하기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협조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궈젠이 기혼임에도 불구하고 연인 관계를 유지했다.

올해 8월 궈젠과 샤오야치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으며 법원 대변인은 해당 독일 의원이 막시밀리안 크라라고 확인했다. 그는 과거 유럽 의회 의원이었으며 현재는 독일 연방 의회에서 독일 대안당을 대표하고 있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