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젊은 기술직 노동자 실업률 높이고 있다” 골드만삭스

인공지능(AI)이 젊은 기술직 종사자들의 일자리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단순한 가능성이나 예측을 넘어, 일부 산업에서는 이미 실업률 증가라는 구체적 지표로 드러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조셉 브릭스 골드만삭스 글로벌 경제 리서치 책임자는 8월 5일(이하 현지시간) 자사 팟캐스트에서 “올해 초 이후 20~30세 젊은 기술직 노동자의 실업률이 약 3%p 증가했다”며 “이는 같은 연령대 다른 직종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브릭스는 이어 “젊은층 노동시장을 전체적으로 보면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AI가 효율성 향상을 위한 도구로 적극 도입되고 있는 산업을 중심으로 고용에 부정적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최근 기업 경영진이 경고해 온 ‘AI가 사무직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란 우려가 이미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골드만삭스는 AI 도입이 향후 10~15년 동안 전체 일자리의 약 6~7%를 대체할 수 있다고 추산한 바 있다. 그러나 브릭스는 그 영향이 실제로는 AI가 얼마나 빠르게 채택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틀리고, AI 도입과 그에 따른 일자리 대체가 1~3년 사이에 일어난다면 7%의 대체율은 실업률을 2~2.5%p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는 상당한 거시경제적 충격”이라고 설명했다.
브릭스는 이어 “많은 기업 경영진들이 더 심각한 경향에 대해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말 열린 ‘애스펀 아이디어스 페스티벌(Aspen Ideas Festival)’에서 “AI는 말 그대로 모든 사무직 노동자의 절반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마리안 레이크 JP모건체이스 소비자·지역은행 부문 CEO도 지난 5월 AI 도입을 통한 효율성 향상 관련 도구의 적용으로 향후 5년간 전체 인력의 10%를 감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 CEO 앤디 재시는 지난 6월 30일 CNBC 진행자 짐 크레이머와의 인터뷰에서 생성형 AI의 가속화로 인해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인력이 줄어들 것이란 점을 인정했다.
재시 CEO는 “모든 기술 혁신과 마찬가지로 기술이 자동화하기 시작하는 업무 중 일부는 그 일을 하던 사람의 수가 줄어들게 된다”며 “하지만 대신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언어 학습 애플리케이션 듀오링고의 CEO 루이스 본 아한은 지난 5월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회사가 ‘AI 우선’ 전략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이메일에 따르면 듀오링고는 외부 계약 인력의 활용을 점차 중단하고, 더 많은 업무를 AI 기술에 이전하며, 팀이 스스로의 업무를 더 이상 자동화할 수 없는 경우에만 신규 채용을 진행할 방침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클라우드 기반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는 최근 AI가 이미 전체 업무의 최대 50%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마크 베니오프 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는 이제 AI가 지금까지 우리가 해오던 일을 대신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익숙해져야 하며, 우리는 그만큼 더 고부가가치의 업무로 옮겨가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전체 인력의 약 4%를 감축할 계획이며 AI 투자를 통해 자사 제품과 프로세스, 직무를 간소화할 예정이다.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 몇 년 동안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AI의 ‘전방위 확산’
국제통화기금(IMF) 소속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해 전 세계 일자리의 약 60%가 AI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분석은 선진국과 신흥국 전반에 걸쳐 AI가 만연할 경우의 이점과 위험성을 동시에 조명했다.
마찬가지로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올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전 세계 일자리의 40%가 AI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2023년 7월 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주최 ‘AI 포 굿 글로벌 서밋(AI for Good Global Summit)’에서 한 방문객이 인간형 AI(인공지능) 로봇 ‘아메카(Ameca)’의 사진을 찍고 있다. ⎟ Fabrice Coferini/AFP via Getty Images
골드만삭스는 2023년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생성형 AI가 전체 노동시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존재하는 일자리 중 약 3분의 2는 AI 자동화에 일정 수준 노출돼 있으며 생성형 AI는 현재 업무의 최대 25%를 대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우리의 추정치를 전 세계에 적용하면 생성형 AI는 3억개의 정규직 일자리 상당 규모를 자동화 대상으로 노출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늘날 노동자 세대 역시 AI가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6월 16일 발표된 갤럽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5%가 향후 5년 내 자동화, AI, 로봇 등에 의해 자신의 직업이 대체될 가능성이 ‘매우 혹은 다소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자상거래‧금융기술 관련 산업의 최신 동향과 시장 분석을 제공하는 PYMNTS 인텔리전스가 5월 발표한 보고서 따르면 미국 노동자의 54%가 ‘생성형 AI가 일자리를 대규모로 대체하는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최근 연구들은 많은 근로자가 AI 기술을 일상 업무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AI가 사무 환경에서 점차 중요한 역할을 맡기 시작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2024년 현재 미국 직원의 40%가 AI 관련 업무에 관여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3년의 21%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기업들이 AI에 투자하는 주요 동기는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이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AI 도입과 관련한 내재된 위험들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세계적인 다국적 회계 및 컨설팅 회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보고서는 기업들이 집중해야 할 몇 가지 분야로 규제 준수, 개인정보 및 보안 위협, 그리고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법적 의무 등을 꼽았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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