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숙박업계 “9일 도심 교통 통제”…열병식 리허설 관측

베이징 시내 호텔, 투숙객에 도심 교통통제 안내문
중국공산당이 오는 9월 3일 열병식을 앞두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이달 9일 도심 교통 통제와 함께 리허설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됐다.
베이징시 차오양구에 위치한 ‘하오커수뤼(好客舒旅) 호텔’은 최근 투숙객들에게 9일 오후 6시 이후 베이징 중심가인 창안제(長安街) 일대에서 정부의 교통 통제가 실시된다는 안내문을 배포했다.
호텔 측은 안내문에서 “오후 6시 이전에 호텔에 도착하지 않으면 차량과 인원 모두 통제구역 진입이 불가능해 호텔로 돌아올 수 없다”며, “이로 인한 손실에 대해 호텔 측은 책임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오는 9일 6시 이후에는 음식 배달원의 통제구역 출입이 차단돼 호텔 투숙객의 외부 음식 주문도 불가능해진다.
해당 안내문에서는 교통 통제의 구체적인 이유를 언급하지 않았으나, 현지 주민들은 이를 9월 3일 열병식을 앞둔 사전 리허설 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베이징의 호텔업 종사자인 왕(王)모씨는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교통 통제는 열병식 리허설을 위한 임시 계엄 조치가 틀림없다”며 “통제구역 내 호텔 투숙객 중 상당수가 창안제 외곽 호텔로 예약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도 열병식 리허설을 추측하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한 이용자는 “톈안먼 일대에서 스피커 시험 방송을 들었는데, 아마 9·3 준비 때문일 것”이라며 ‘열병식’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고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스피커 설치된 가로등 사진도 함께 올렸다.
열병식이 열릴 창안제 부근 가로등과 신호등에도 감시카메라가 더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베이징은 세계에서 감시카메라 밀도가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로, 약 80만 대의 공공 감시카메라가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감시카메라에는 안면인식 시스템이 탑재돼 있어 거리를 돌아다니기만 해도 당국에 의해 신원이 파악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거리를 다니던 사람들의 스마트폰에 공안당국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OOO씨 맞냐?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경고가 떨어지기도 했다.
특히 창안제는 톈안먼 광장과 중앙정부 청사, 외교구 등을 관통하는 베이징 정치·교통 중심축으로, ‘톈왕(天網)’ 감시 시스템의 핵심 적용 구간이다. 이 지역에는 고화질 CCTV와 교통 단속 카메라 등이 집중적으로 배치돼 물샐틈없는 감시가 펼쳐지고 있다.
리허설 이후에도 열병식 1~2주 전부터 베이징 일대에 강화된 이동 통제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에 따르면, 베이징 소재 일부 학교에서는 교사들에게 “8월 15일까지 학교에 복귀하라”는 내부 통지가 내려졌고, 학생들에게도 “8월 25일까지 베이징에 돌아와야 한다”는 지침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 시사평론가 차이셴쿤(蔡慎坤)은 “당국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시민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서이자, 학생들에 대한 사상 점검 목적도 있다”며 열병식 전 학생들을 집결시켜 정치적 성향을 파악하고 사상 학습을 강화해 돌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것으로 추측했다.
베이징 시내 대학 캠퍼스는 중국공산당의 강압적 통제에 저항하는 구심점이 될 수 있다. 지난 2022년 11월에는 신장 우루무치 아파트 화재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 집회가 공산당 당국의 ‘제로 코로나’에 항의하는 백지 시위로 번지면서 베이징대와 칭화대를 비롯 전국 50개 대학에서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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