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 열병식서 ‘불로장생·장기이식’ 담소…중계돼 파문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뜻밖의 장면이 포착됐다. 시진핑 중국공산당(중공) 총서기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행사장으로 이동하던 중 ‘불로장생(長生不老)’과 ‘장기이식(器官移植)’을 주제로 나눈 대화가 중국 관영 CCTV 생중계 화면에 그대로 잡히면서 여론이 충격에 빠졌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열병식 시작 전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에게 인간의 수명과 장기이식 문제를 언급했다. 통역을 통해 전해진 푸틴의 발언은 “인간의 장기를 계속 이식하면 점점 더 젊어지고, 심지어는 불로장생도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이어 주변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고, 시진핑은 “이번 세기에는 인간이 150세까지 살 수도 있다”고 답했다. 김정은도 흥미롭다는 듯 대화에 고개를 내밀었다.
이 장면은 곧바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됐다. 그러나 CCTV 생중계 영상에서 해당 장면은 삭제됐고, 유튜브 생중계 화면도 ‘비공개’로 전환됐다. 다만 영국 BBC 등 외신이 영상을 보존해 공개했으며, 대화는 BBC 영상 약 3분 40초 지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영상 보기).
시진핑과 푸틴의 대화가 알려지자 해외 여론은 즉각 들끓었다. 호주 시드니과학기술대학 펑충이(馮崇義) 교수는 “독재자들의 불로장생 욕망은 오래됐다”며 “강제 장기적출 범죄만으로도 중공 정권은 천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외 중화권 온라인에서도 “<서유기(西遊記)> 속 요괴들이 ‘삼장법사 고기’의 효능을 논하는 장면 같다”, “독재자들이 이제는 대놓고 강제 장기적출과 영생을 말하고 있다”, “사소한 대화에서도 드러나는 본질적 악(惡)”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중공은 이제 가난·기아·공산주의뿐 아니라 젊은이들의 장기를 해외 권력층에 수출하려는 것 같다”는 추측도 나왔다.
시진핑이 언급한 ‘150세 수명’ 발언은 과거 중국 내부에서 퍼진 ‘981 수장(首長) 건강 프로젝트’라는 비밀 계획과 관련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005년 출범한 이 프로젝트는 중공 최고위층을 위한 특수 의료 서비스로, 인간 수명을 150세까지 연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보도된 바 있다. 그러나 ‘특수공급(特供) 장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관련 홍보물과 자료는 인터넷에서 모두 삭제됐다.
시사평론가 이린이(李林一)는 본지 중문판에 “이번 대화는 국제사회가 제기해 온 ‘국가 차원의 강제 장기적출 산업’ 의혹을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1999년 중공이 심신수련 단체 파룬궁을 탄압한 이후 중국 내 장기이식 건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집계에 따르면 1999년 이전 20여 년간 간이식 누적 건수는 135건에 불과했지만, 1999~2006년 사이에는 1만5000여 건으로 급증해 180배 이상 늘었다.
2006년 본지는 최초로 “중공이 양심수를 살해해 장기를 적출하고 있다”는 내부 고발을 보도했다. 이후 관련 증거는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2019년 영국 독립법정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같은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법정은 중국의 거대 장기이식 산업에서 사용되는 장기의 주요 출처가 파룬궁 수련자, 위구르인, 정치적 반체제 인사라고 결론지었다.
최근에는 파룬궁 수련자를 넘어 사회 전반으로, 나아가 해외로까지 강제 장기적출 범죄가 확산됐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치평론가 차이선쿤(蔡慎坤)은 X(옛 트위터)에 “오늘 열병식의 가장 큰 장면은 시진핑·푸틴·김정은이 나란히 서서 장기이식과 불로장생을 논한 것”이라며 “모든 독재자의 꿈은 영생과 영구 집권”이라고 꼬집었다.
대만 국방안보연구원 션밍스(沈明室) 연구원은 본지에 “푸틴의 질문에는 의도가 숨어 있다”며 “시진핑의 건강 상태를 떠보려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시진핑은 걷는 모습이 불안정하고,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당시 얼굴이 검게 그을린 듯 건강이 나빠 보였다”고 덧붙였다.
*정향매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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