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자 코로나 감염 급증’ FDA·CDC 은폐한 데이터 공개

자카리 스티버(Zachary Stieber)
2023년 09월 10일 오후 1:20 업데이트: 2023년 09월 10일 오후 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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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건당국이 65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오히려 감염률이 높아진다는 보고를 받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미국의 한 비영리단체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미 식품의약국(FDA)과 국립보건원(NIH),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고위 관리들에게만 제공된 프리젠테이션 문건 등을 확보하면서 밝혀졌다.

미 FDA는 지난 2021년 9월 화이자 백신을 맞은 지 최소 6개월이 지난 65세 고령층에 대해 추가접종(부스터샷)을 승인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롭게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앤서니 파우치 박사 등 FDA와 CDC 고위 관리들은 2021년 8월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백신 접종자가 미접종자보다 감염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받고서도 그대로 부스터샷을 승인했다.

고위 관리들이 해당 연구 결과를 무시할 만한 것으로 평가했다는 정황은 없었다. 오히려 재닛 우드콕 FDA 국장대행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보다 더 우려스러운 데이터”라고 한 이메일에서 밝혔다.

해당 이메일은 FDA와 CDC 고위 관리들끼리 연구 결과를 놓고 주고받은 것으로 이번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함께 공개됐다.

의료정보 분석업체, 국방부 의뢰받아 AI분석

미 보건당국 고위관리들이 지난 2019년 9월 제공받은 프리젠테이션은 의료정보 분석업체인 휴메트릭스(Humetrix)가 미 국방부 합동 인공지능(AI)센터의 의뢰를 받아 수행한 연구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로 마련된 것이다.

당시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발표되던 시기였다.

이에 미 국방부는 코로나19 예측 및 모니터링을 위해 휴메트릭스에 AI 분석을 의뢰했고, 2021년 8월 휴메트릭스는 전월 25일부터 31일까지 코로나19 감염자 데이터를 분석해 고령층 백신 접종자의 감염률이 미접종자보다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I 분석에 따르면, 이 기간 코로나19에 감염된 고령층(65세 이상) 73%가 백신접종을 완료한 상태였다. 미접종자 감염률은 27%에 그쳤다. 접종자 감염률이 미접종자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또한 백신의 감염 예방 효능은 접종 5~6개월 시점에 급감했다. 접종 후 5~6개월 된 사람은 3~4개월 된 사람보다 감염률이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은 2020년 12월부터 코로나19 백신 일반 접종을 개시했고, 휴메트릭스 분석 당시 기준 미국의 65세 이상 고령자 백신 접종률은 약 80%였다.

휴메트릭스 분석에 따르면, 백신 접종 개시 약 한 달 만인 2021년 초부터 돌파감염 사례가 보고되기 시작했다. 돌파감염은 백신을 맞았는데도 감염되는 경우다.

돌파감염 이슈가 본격적으로 공론화된 것은 2021년 여름 무렵이다. 돌파감염이 부쩍 늘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회의적 반응이 확산되자 CDC는 “코로나 백신의 주된 효능은 중증 예방”이라며 당초 감염 예방용이라던 말을 바꿨다.

그러나 휴메트릭스 분석 결과에서 코로나19 백신은 중증 예방 효능마저 희미해지고 있었다. 중증은 감염 전문 병원이나 음압병실에서 입원치료가 필요한 수준이다.

분석에 따르면 2021년 7월 25~31일 코로나19로 입원(중증)한 고령자 63%가 백신 접종자였고 미접종자는 37%에 그쳤다. 역시 2배 가까운 차이가 나왔다.

중증 예방효능도 과대 의혹…연구진은 57% 추산

휴메트릭스 연구진의 AI 분석에서 코로나19 백신의 보호 효능은 감염 예방 33%, 중증 예방 57%로 추산됐다. 백신 제조사들이 발표한 80~90%대와는 격차가 컸다.

CDC가 백신 접종 후 6개월이 지난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을 승인한 2021년 9월의 CDC 주간보고서에서는 비접종자는 감염 위험이 4.5배, 중증 위험은 10배, 사망 위험은 11배 높다고 발표했다.

그 근거로는 미 재향군인메디컬센터의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2021년 2월 1일부터 8월 6일까지 18세 이상 입원자 11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연구에서 고령층의 백신 효능은 79.8%였다. 그 이하 연령대인 18~64세에서는 95.1%였다.

휴메트릭스 연구진은 또한 코로나19 백신을 1차 이상 접종한 고령자 560만 명을 포함해 총 2천만 명을 대상으로 수행된 한 연구에서 코로나19에 한 번 감염됐다가 회복한 사람들의 중증 예방 비율이 매우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코로나19 방역에 있어,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보다는 취약층에 대한 보호와 치료에 집중하는 방식이 더 적절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로 풀이된다.

휴메트릭스 최고경영자(CEO) 베티나 엑스퍼튼 박사에 따르면, 2021년 7월 말까지 미국에서 발생한 돌파감염 환자는 13만3천 명으로 이 중 입원은 2만7천 명, 중환자실 입원(위중)은 8300여 명이었다.

이는 2021년 7월 19일까지 미국 전체 백신 접종자 1억5900만 명 중 돌파감염으로 인한 입원 및 사망환자가 5914명이라는, 같은 달 24일 CDC 발표와는 상당한 차이를 나타낸다.

CDC는 백신 접종 시행 초기 돌파감염을 집계했으나, 2021년 5월부터는 입원이나 사망한 경우만 집계했다. 돌파감염이 너무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보건정책, 실패 반복해도 일반인들 몰라…투명성 절실”

이번 정보공개를 청구한 비영리단체는 ‘정보에 입각한 동의 연대(ICAN·아이캔)’이다. 이 단체는 ‘누구나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은 후에야 동의할 권리가 있다’는 취지를 내세우고 있다.

단체 설립자 델 빅트리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미 보건당국의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을 실패라고 비판하며 “정보자유법(정보공개법)이 없었다면 일반 시민들은 이런 실패를 알 수도 없고, 반복되도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빅트리는 “이른바 ‘팬데믹’ 상황에서, 보건당국은 귀중한 실제 데이터를 평가·공유·공개하고 이를 토대로 결정을 내려야 했지만 업무 태만을 저질렀다”며 CDC, FDA, 미 국립보건원의 투명성을 재차 촉구했다.

이들 세 기관은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권장하면서 일반인은 물론 외부 기관의 전문가들에게도 휴메트릭스의 AI 분석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다.

CDC는 2021년 8월 30일 개최한 백신 전문가 회의에서 “백신의 효능이 떨어지고 있다”는 데이터를 공개하긴 했지만, 이 연구는 포함하지 않았으며, FDA도 다음 달 17일 비슷한 회의를 개최했고 역시 휴메트릭스 데이터를 발표하지 않았다.

반면, 두 기관은 팬데믹 기간 코로나19 백신 전도사를 자처했다. 백신이 중증을 강력하게 예방한다고 홍보하면서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조명하지 않았다.

다수의 소셜미디어 기업과 언론은 두 기관의 지침에 의거해 백신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이나 목소리를 억압하면서 비과학적이라고 비판했다.

CDC가 발표한 ‘데이터’에서는 델타변이 출현 이후 코로나19에 대한 백신의 입원 예방 효능이 고령층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도 80% 수준의 효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부스터샷 승인 이후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은 미국 성인에서 점차 확대돼 현재는 5세 이상 거의 모든 미국인에게 접종이 권장되고 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효능 감소 등을 이유로 오래된 백신을 교체하고 올가을에는 신규 예방접종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FDA와 CDC는 에포크타임스의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