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미국 전쟁부는 모든 중요 부품의 제조를 미국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장관이 9월 30일(이하 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콴티코에서 행한 연설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는 “지금은 우리의 국방 산업 기반과 조선 산업을 복원하고, 모든 중요 부품 제조를 국내로 되돌려 와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자유의 무기고”를 재건하는 것은 미국의 산업 기반이 더 이상 중국, 기타 적대 세력, 취약한 공급망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는 것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납품이 지연되면 억지는 실패한다’

항공우주 및 방위 산업을 위한 조달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워싱턴 소재 기업 로히림의 CEO 스티브 애벌리는 “납품이 지연되면 억지력은 실패한다”며, “우리가 하려는 것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필요한 것을 언제나 제때 받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군사력에 빈틈이 생기면 전쟁이 시작된다. 그래서 우리는 필요한 무기를 미리 확보해 그 빈틈을 메워서, 적이 절대 우위를 점하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불안한 상황은 중국 제조업이 급성장한 직접적인 결과다. 중국의 글로벌 제조업 점유율은 2004년과 2023년 사이 9%에서 23%로 성장했다. 한편 미국에서 제조되는 제품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좋은 예는 매그네퀀치(Magnequench)인데, 이 회사는 1986년 제너럴모터스(GM)가 주로 당시 국방부를 위해 정밀유도탄에 사용되는 네오디뮴-철-붕소 자석을 제조하기 위해 설립했다.

1995년 GM은 매그네퀀치를 중국 투자자들의 컨소시엄에 5,600만 달러(약 820억원)에 매각했고, 이들은 나중에 인디애나주의 자석 제조 공장 2곳을 폐쇄했다.

마이클 던은 2025년 6월 던 인사이츠 뉴스레터(Dunne Insights Newsletter) 보고서에서 “그 결과,미국은 이제 베이징의 허가 없이는 유도 미사일 한 발도 만들 수 없게 됐다. 미국의 국방 산업 기반은 5,600만 달러, 즉 F-35 전투기 한 대 값에 공동화(空洞化)됐다”고 지적했다.

2021년 2월 24일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쟁부와 정부의 다른 부처들에 중요 공급망을 검토하도록 지시하는 행정명령 14017호에 서명했다.

바이든은 당시 “미국은 경제적 번영과 국가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회복력 있고, 다양하며, 안전한 공급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산업 기반 공급망의 “취약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제조 역량 확대 및 투자 우선순위(MCEIP)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2023년 4월에는 “극초음속 및 전략 시스템의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2024년 2월 전쟁부는 미국 내에서 특정 핵심 화학 물질의 제조를 복원하기 위해 1억 9,250만 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7개 계약을 체결했다.

그 결과 콜로라도, 루이지애나, 오하이오, 오리건, 캘리포니아에서 수백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오하이오주 웨스터빌에 본사를 둔 METSS 코퍼레이션은 포병 무기와 화기의 총구 섬광 억제제로 사용되는 황산칼륨을 포함한 다양한 화학 물질을 생산하기 위해 미국 정부와 1,400만 달러(약 200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헤그세스는 11월 7일 연설에서 “우리의 목표는 단순하다. 전체 조달(調達) 시스템을 전시 체제로 작동하도록 전환하는 것이다. 역량 배치를 가속화하고 결과에 집중하기 위해, 우리의 목표는 자유의 무기고를 건설하고 재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달 전략의 전환

그는 또한 산업 기반을 전시 체제로 전환하고 “규정 준수 문화에서 속도와 실행의 문화로 전환”할 새로운 조달 전략을 공개했다.

로히림의 CEO 스티브 애벌리는 “헤그세스의 연설들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조달 전략 개혁이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우선순위였다”고 지적했다.

애벌리는 트럼프가 1월 2기 임기를 위해 백악관에 복귀한 순간부터 기술, 무기, 서비스를 올바르게 조달하는 것의 중요성이 명확하게 부각되었다며, “첫날부터 각 정부 기관이 조달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백악관의 지침이 있었다”고 말했다.

1월 23일 트럼프는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에서 “공정한 경쟁 환경”을 원한다고 말했다.

영국 의회 의원이자 보수당 전 대표인 이언 던컨 스미스는 “베이징은 서방과 공정하게 경쟁하지 않음으로써 무역 우위를 확보했다”고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

그는 “중국은 공정 무역에 관한 세계무역기구(WTO)의 모든 규칙을 어겼다”며, 중국이 의도적으로 WTO 정회원국이 되는 것을 피하고 “개발도상국” 지위를 부여받았다고 지적했다.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이 더 이상 개발도상국에 부여되는 특별 대우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뒤늦게 발표했다.

“중국, WTO 규칙의 허점을 이용”

던컨 스미스에 따르면, 서방은 중국이 “규칙의 허점을 이용하는 것”을 허용했고, 이로 인해 일련의 시장에서 중국이 지배적 지위를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자유 시장에 관한 WTO 규칙을 짓밟고, 생존할 수 없는 사업체들에 막대한 자금을 보조금으로 지원한다. … 중국은 투자 규칙을 어겼고, 노예 노동 규칙을 어겼으며, 강제 노동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결과 중국이 서방보다 훨씬 저렴하게 광범위한 제품을 생산하여 미국과 유럽의 경쟁 업체들을 폐업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 소재 라이튼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 키스 노먼은 에포크타임스에 글로벌화가 전적으로 나쁜 전략은 아니며, 애플이나 엔비디아 같은 미국과 유럽의 가장 수익성 높은 일부 기업들에는 여전히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기타 저비용 국가로 제조를 아웃소싱하는 공식이 미국과 유럽에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난제’ 제기

노먼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 커지는 시기로 접어들면 그때부터 난제가 떠오른다”며, “칩, 배터리,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같은 제품이 에너지 안보와 국가 안보에 중요해질 때, 그때 리스크가 급증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 문제는 11월 5일 네덜란드 칩 제조업체 넥스페리아가 중국 내 시설에서 제조된 칩의 품질이나 진품성을 더 이상 보장할 수 없다며, 중국 내 자회사들이 경영진의 지시를 무시했다고 밝힌 성명을 발표하면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인 라이튼은 8월 7일 스칸디나비아의 파산한 전기차(EV) 배터리 제조업체 노스볼트의 스웨덴과 독일 공장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미 인수한 폴란드 시설에 더해 유럽으로 리튬-황 배터리 기술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노먼은 “우리는 리튬이온보다 가벼우면서도 미국과 유럽의 산업 부산물로 조달되는 배터리를 만든다. 중국을 통한 공급망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고, 동시에 실제로 더 나은 성능의 배터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1년 4월 26일 마르코 루비오 당시 상원의원(공화-플로리다주)과 데이비드 맥킨리 하원의원(공화-웨스트버지니아주)은 초당적 의원 그룹을 이끌고 바이든 행정부에 전자제품과 군사 무기 제조에 사용되는 특수 광물에 대한 베이징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희토류 야금 협력체’를 설립할 것을 촉구했다.

2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는 거의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 베이징은 군용기와 잠수함을 포함한 광범위한 제품에 사용되는 17개 원소 그룹인 희토류에 대해 수출 제한을 부과했으며, 이는 진행 중인 미중 무역 전쟁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4월 4일 중국 공산정권은 특정 희토류 원소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더그 버검 내무장관은 이 조치 때문에 미국의 자동차 공장부터 전투기 공장까지 몇 주 안에 가동을 멈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5년 10월 9일 베이징은 이러한 수출 통제를 확대했다.

트럼프는 10월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베이징이 홀뮴, 에르븀, 툴륨, 유로퓸, 이테르븀 같은 희토류 수출을 재개하는 대가로 일부 관세를 철회하는 데 합의했다.

그는 또한 2026년 4월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며칠 후인 11월 5일, 중국 해군은 태평양에서 최신 항공모함 푸젠함을 공개, 군사력을 과시했다.

트럼프는 11월 2일 CBS ’60분’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및 동맹의 공급망 구축을 위한 ‘비상 프로그램’에 따라 18개월 내에 희토류 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이징의 최근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 이후 이 문제를 핵심 국가안보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10월 21일 노스럽 그루먼이 2025년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CEO인 캐시 워든은 공급망 문제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다행히 우리는 미국 내에 마이크로전자 제품을 설계하고 생산하는 공장 2곳을 갖고 있다. 공급망을 꼼꼼히 점검하고 필요한 자원을 미리 확보해서, 희토류 의존도 문제를 완화할 수 있었다. 우리 정부가 미국 내를 포함해 추가 공급원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고, 동맹국들도 자국에서 이러한 역량에 투자하도록 파트너십을 맺고 있어 매우 기쁘다.”

애벌리는 리스크 완화가 앞으로 미국의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며, “경제적으로 미국과 동맹국에 기본적으로 의존할 수 있어야 한다. 경제적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리스크 완화 관점에서도 그렇다. 앞으로 이런 움직임을 많이 보게 될 것이다. 이것이 헤그세스 장관과 전쟁부의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노먼은 가장 큰 과제는 너무나 많은 제품의 주요 공급업체가 모두 중국에 있다는 사실을 해결하는 것이며, 공급망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전쟁부가 이제 구매력을 활용해 공급 다양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베이징이 미국 공급망에 침투해 유사시 이를 교란하려 한다는 우려도 있다.

중국 전문가 셰릴 유는 10월 21일 위스콘신주 의회에서 증언하며, 위스콘신주 내 중국 소유의 여러 산업 및 농업 부지가 중국공산당(CCP) 산하 조직인 통일전선공작부와 연계돼 있다고 경고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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