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년실업률 발표 중단…“실제로는 2배 달할 것”

강우찬
2023년 08월 16일 오전 9:31 업데이트: 2023년 08월 17일 오후 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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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매월 발표하던 청년실업률 공표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노동통계를 최적화한다”는 이유를 밝혔지만, 치솟는 청년실업률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의 푸링후이 대변인은 7월 경제지표를 발표하면서 청년실업률(16~24세)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올해 8월부터 청년실업률 공개를 중단하기로 했다”며 “주된 이유는 경제·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노동 통계를 좀 더 최적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청년실업률은 지난 4~6월 석 달 연속 20%를 웃돌며 역대 최고치를 거듭 갈아치웠고 6월 청년실업률은 21.3%으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날 푸링후이 대변인은 “졸업하기도 전에 구직에 나선 학생들을 노동 통계에 포함해야 하느냐에 대한 연구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청년실업률에 다른 기준을 적용해 발표하거나 아예 제외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은 9월부터 신학기가 시작된다. 9월부터 이듬해 1월이 1학기이며 설날(춘제) 이후 2학기를 시작해 7~8월이 여름방학이다. 따라서 매년 7~8월이면 대졸자가 구직시장에 가세해 청년실업률이 치솟는 경향을 나타내왔다.

최악의 청년실업률이 가져올 여파에 대한 우려가 이번 국가통계국의 청년실업률 미공개 조치의 배경이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올해 중국의 대졸자는 1158만 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따라서 실제 실업 상태인 청년 수는 중국 공식 통계보다 훨씬 많다는 견해에 힘이 실린다.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의 장단단 교수팀이 분석한 지난 3월 실제 청년실업률은 46.5%에 달했다. 취업난에 졸업을 늦춘 다수 학생들을 포함한 추정치다.

베이징대 철학과 출신으로 쓰촨대 강사로 활동하다 일본으로 귀화해 박사학위 취득 후 10년 이상 중국 문제 전문가로 인지도를 얻은 스핑(石平)은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수치 중 중국에 불리한 것은 2배 정도로 생각하면 얼추 맞는다”고 지적했다.

스핑은 “중국 당국이 발표한 수치는 불리한 것은 줄이고 유리한 것은 부풀리는 경우가 많아 부처 간 발표 수치를 종합하면 앞뒤가 안 맞는 데이터가 나오기도 한다”며 “실업통계 역시 장단단 교수팀이 추정한 수치가 실제에 훨씬 가까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만 언론들은 중국 국가통계국의 청년실업률 미발표 소식을 일제히 전하며 “청년실업률이 너무 높다 보니 정부의 위신을 지키기 위해 내린 조치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스핑은 “중국에서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내수도 활성화되지 않고 수출도 감소하고 있다”며 “챠량구매세와 주식거래 인지세의 세수 감소, 대도시 부동산 판매 면적 감소 등은 중국 경제 침체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고 밝혔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중국 내 내연기관 차량 판매량은 28.9% 감소했다. 이 기간 신에너지 차량 판매는 늘어났지만 2022년 기준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내연기관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70%로 여전히 압도적이다.

중국 재정부에 따르면, 주식거래 인지세는 2015년 6월 366억6100만 위안(약 6조7천억원)으로 중국 전체 세수의 약 3%를 차지했으나 2020년을 기점으로 줄어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5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 재정부가 현행 0.1%인 주식거래 인지세 인하 혹은 감면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침체된 주식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