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해 열 달간 지방채 1800조원 발행…62%는 돌려막기용
상하이루자쭈이 금융지구 2023.6.30 | Pedro Pardo/AFP/연합 부동산 침체로 재정난 심화…지방정부, 빚내서 채무 상환
중국 지방정부가 올해 들어 10개월 동안 9조1000억 위안(약 1830조 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62%가 기존 부채 상환에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토지 매각 수입이 줄고 세수 기반이 흔들리면서 지방정부의 재정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전문 매체 제일재경(第一財經)은 4일 중국 재정부와 공개 발행자료를 인용해 올해 1~10월 전국 지방정부가 발행한 지방채는 총 9조1062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신규 발행은 4조7000억 위안, 재융자(차환) 채권은 4조4000억 위안으로 각각 2%와 58% 증가했다. 전체 발행 규모는 지난해 연간 발행액 9조8000억 위안에 근접했다.
지방채는 용도에 따라 ‘신규 채권’과 ‘재융자 채권’으로 구분된다. 신규 채권은 인프라 등 공익성 프로젝트에 투입되고, 재융자 채권은 만기가 돌아온 기존 부채를 상환하는 갈아타기 수단이다. 여기에 올해 지방정부가 발행한 1조2500억 위안 규모의 ‘특별 신규 특별채’도 상당 부분 숨은 부채와 미지급금 해소에 쓰였다.
이를 모두 합치면 올 들어 지방정부의 빚 상환 목적 자금은 약 5조6500억 위안으로 전체 발행액의 62%를 차지한다.
재정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달 중순 추가로 5000억 위안 규모의 지방채 발행을 허용했다. 이 가운데 3000억 위안은 지방정부의 기존 투자 부채 해소와 기업 미지급금 정리에, 2000억 위안은 광둥성과 장쑤성 등 경제 규모가 큰 지역의 인프라 프로젝트 지원에 투입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 조치가 11~12월 중 시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전국 정부 부채 잔액은 92조6000억 위안(약 1경8700조 원)에 달한다. 이 중 국채가 34조6000억 위안, 지방정부 법정 부채가 47조5000억 위안, 지방정부의 비공식(숨은) 부채가 10조5000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다만 실제 부채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골드만삭스는 이미 지난해 8월 보고서에서 지방정부의 총부채가 94조 위안에 달한다고 추산한 바 있다. 이는 지방정부 산하 융자플랫폼(LGFV)을 통한 ‘장부 외 부채’까지 포함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지방정부의 채무 불이행(디폴트)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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