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中 외자 통계 ‘착시’ 논란… “건수 늘었지만 규모는 소형화”

2025년 11월 07일 오후 6:28
중국 베이징 상업지구 마천루. | JADE GAO/AFP via Getty Images중국 베이징 상업지구 마천루. | JADE GAO/AFP via Getty Images

전문가 “외국자본, 중국시장 공격적 투자에서 방어로 전환”

중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 회복세를 강조하고 있지만, 그 근거로 제시한 통계자료에서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외자기업 수는 늘었지만 실제 투자금은 두 자릿수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외국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으며 여전히 불안감을 품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상무부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새로 설립된 외국인투자기업은 4만8921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2%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실제 외자 유입액은 5737억5000만 위안(약 117조원)으로 10.4% 줄었다.

관영매체들은 “중국 시장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하고 있는 신호”로 풀이했으나, 공산당 체제에 비판적인 전문가들의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중국 문제 전문가 왕허(王赫)는 “외자기업 수는 늘었지만 투자 규모는 소형화됐다”며 “정부가 등록 문턱을 낮추면서 수십만 위안(약 1억원 이하) 규모의 소규모 법인들이 대거 생긴 결과”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한 투자컨설턴트도 “과거 수억 위안(수백 억대) 규모의 제조업 대신, 등록만 한 ‘껍데기 외자’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의 중국 내 직접투자는 319억 달러에 그쳤지만, 중국의 해외 직접투자는 785억 달러로 순유출이 466억 달러에 달했다.

왕허는 “돈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빠져나가고 있다”며 “상무부가 말한 ‘외자 회복’과는 정반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중국 외자의 약 70%가 홍콩을 경유하고, 그중 40%는 사실상 홍콩을 거쳐 돌아온 중국 자금”이라며 “이를 제외하면 실제 외자 규모는 공식 통계보다 훨씬 적다”고 주장했다.

미국 경제학자 데이비 웡은 “투자 건수는 늘었지만 자금은 줄고 있다”며 “이는 외국 투자자들이 수익 추구에서 리스크 회피로 전략을 전환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는 단순한 경기침체가 아니라 구조적 신뢰 붕괴의 신호”라며 “외국 기업들은 더 이상 중국의 미래에 베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웡은 “중국 시장에 남은 외국 기업은 ‘기회’ 때문에 머무는 게 아니라 ‘구조’ 때문에 갇혀 있는 것”이라며 “정부가 제도 개혁과 신뢰 회복에 나서지 않으면 외자는 최소한의 리스크만 지고 잠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