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출산율 급락에 유치원 폐원 속출…하루 평균 교사 600명 실직

대도시 대형 유치원 원장 “이제 나도 실직자”
전문가 “인구 구조적 문제…악순환 이어질 것”
중국이 세 자녀 정책을 시행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젊은 세대의 결혼율은 계속 하락하면서 신생아 수가 급감하고 있다.
이 여파로 전국 곳곳의 유치원들이 신입 원아를 모집하지 못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 해에만 2만여 곳의 유치원이 폐원했고, 하루 평균 600명 이상이 교직을 잃었다.
중국 교육부의 발표에 따르면 2024년 전국 유치원 수는 27만4400곳에서 25만3300곳으로 줄어들었다. 불과 1년 사이 2만1100곳이 문을 닫았고, 이 가운데 민간 유치원이 1만8000곳 이상을 차지했다. 같은 해 교사 수는 24만여 명 감소해, 매일 60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약 2만6000곳이 추가로 폐원할 것으로 전망하며, 2030년에는 전국 유치원 수가 16만3700곳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폐원 사태는 대도시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 4대 대도시의 하나인 선전의 한 1급 유치원 원장은 자신이 설립한 유치원이 지난 7월 말 폐원했다며 씁쓸함을 전했다.
그는 “2011년에 폐원 위기에 있던 한 유치원을 인수해 교직원들과 교실을 직접 꾸미고 홍보 전단을 돌리며 유치원을 일으켜 세웠다”며 “한때 원아 400여 명, 교직원 60명 규모의 선전시 대표 유치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거치고 2022년 말 이후 신입 원아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2023년에는 원생이 절반 이하로 줄었고, 결국 적자가 누적돼 문을 닫게 됐다”며 “15년간 모든 열정을 바쳤지만 지금은 실직 원장이 됐다”고 토로했다.
비슷한 상황은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났다. 간쑤성의 한 전직 원장은 “이젠 공립 유치원조차 원아를 채우지 못한다.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데다 임대료 상승까지 겹쳐 결국 운영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SNS 웨이보에는 책상과 의자가 밖으로 내던져진 유치원 영상이 올라왔다. 한 원장은 “이 모습이 바로 수많은 원장의 고통”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심지어 최근에는 장쑤성 난징의 한 공립 유치원마저 신입생 부족으로 문을 닫았다.
이번 유치원 폐원 사태는 단순한 교육 문제가 아니라 인구 구조 위기의 전조로 평가된다. 인구 감소와 주거비 및 육아비 상승이 겹치면서 신생아 수가 급감했다는 것이다.
특히 자녀 양육비가 가계 소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출산 기피 현상이 빚어지고 다시 저출산 심화’라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정확한 집계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코로나19를 비롯한 각종 전염병의 확산도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이 추세가 개선되지 않으면 향후 초·중·고교는 물론 대학까지 폐교 사태가 확산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연금 지급과 노동력 공급에도 심각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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