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정부 자문위원회가 자국 5G 통신망 장비 공급업체에서 ‘고위험국가’ 업체들을 배제하기로 결의했다. 중국 공산당과 관련된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포르투갈 사이버보안자문위원회는 보안 우려를 이유로 자국 5G 통신망 장비 공급업체를 유럽연합(EU)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기업으로 한정했다.
자문위는 관련 성명에서 특정 국가나 기업을 지목하진 않았지만, “제3국에서의 기업 활동에 대해 통제하고 간섭하며 압력을 가하는 국가에 본사를 둔 공급업체는 보안상 높은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사실상 중국과 중국 기업 화웨이를 가리킨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OECD 핵심 협력국이지만 회원국은 아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포르투갈 정부는) 이 결정으로 화웨이 등 중국의 통신망 장비 및 서비스 공급업체를 실효성 있게 배제하게 됐다”고 전했다.
사이버보안자문위 결의안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작년 8월 통과한 ‘전자통신법’ 개정안 62조에서는 위험평가 수행을 기반으로 한 자문위의 결의안을 국가 통신규제기관이 준수하고 시행하도록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마리오 캄폴라르고 포르투갈 디지털화 및 행정현대화 국무장관도 30일(현지시간) EU 정책전문 매체인 유로액티브(EURACTIV)와의 인터뷰에서 “자문위 결론을 고려할 때, 특정 장비와 서비스의 사용이 종료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포르투갈은 화웨이가 유럽 5G망에 최초로 진출한 국가다. 현지 최대 통신사인 알티체는 2018년 5G 통신망 협력업체로 화웨이를 선정하고 2019년 첫 상용기기를 내놓으며 5G 시대를 알렸다.
그러나 화웨이 기기로 인한 사이버 보안 침해 우려가 높아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결국 알티체는 올해 초 5G 통신망 협력업체로 화웨이 대신 노키아를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포르투갈의 또 다른 주요 통신사인 NOS, 보다폰 역시 화웨이 장비를 5G 핵심 통신망에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럽에서는 중국계 기업의 주요 인프라 참여에 대한 보안상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과 스웨덴 등 다수 EU 국가들이 비슷한 조치를 내려 자국 통신망에서 화웨이를 퇴출했다.
한편 화웨이는 이번 정부 자문위 발표와 관련해 “사전에 통지받은 바 없다. 관계당국에 세부사항을 문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유로액티브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