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화웨이, 美서 재판 예정…은행 사기·대북제재 위반·기술절도 혐의

2025년 07월 02일 오전 11:38

중국 기업 화웨이 테크놀로지스가 장기간 이어진 형사 기소 사건에서 기각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여러 혐의에 대해 미국 법정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미국 뉴욕 동부연방 지방법원의 앤 도넬리 판사는 7월 2일(이하 현지 시간) 화웨이 및 그 계열사들을 상대로 한 총 16건의 공소사실에 대해 재판을 진행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판단했다.

화웨이는 중국 공산당(CCP) 정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으로 조직 범죄, 미국 기업 6곳으로부터의 영업비밀 절취, 은행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있다.

도넬리 판사의 이번 판결로 해당 사건은 정식 재판 절차로 넘어가며 첫 재판이 2026년 5월 4일로 예정돼 있다.

화웨이는 홍콩에 기반을 둔 위장 회사 스카이컴을 이용해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거래를 했으며 1억 달러 이상의 불법 송금을 위해 다수 은행을 기만한 혐의로 기소됐다.

기소장에는 또한 화웨이가 전 세계 시장에서 자사 브랜드를 확장하기 위해 조직적인 범죄 행위에 가담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에포크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대해 화웨이 측은 보도 시점까지 별다른 응답을 내놓지 않았다.

앞서 2024년 11월 화웨이는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며 자신들이 “표적 수사 대상”에 불과하다고 반박한 바 있다.

이번 재판은 수개월 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기술, 무역, 국가 안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지속적인 갈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화웨이의 사업 관행에 대한 연방 정부 차원의 장기 수사 과정에서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의 딸이자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晚舟)는 과거 기소돼 캐나다에서 약 3년간 구금된 바 있다. 이후 2022년 조건부 기소 유예 협정에 따라 멍완저우에 대한 기소는 철회됐다.

화웨이는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전 세계 170여 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약 20만8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2019년부터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화웨이의 미국 기술 접근을 제한해 왔으며 이에 대해 화웨이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및 소비자 전자제품 제조 외에도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수적인 고성능 반도체 칩 제조 분야에서 점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에포크타임스는 지난 6월 보도에서 최첨단 AI 및 관련 하드웨어 개발 경쟁이 사실상 미국과 중국 공산 정권 간 ‘군비 경쟁’과도 같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반도체 생산 강국인 대만은 지난 6월 국가 안보를 이유로 화웨이에 대한 수출 통제를 새롭게 시행했다. 이 조치는 미국의 대중국 기술 수출 제한 정책과 방향을 같이하며, 중국 공산당이 첨단 기술을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