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중국공산당, 통일전선공작으로 뉴욕 장악 진행 중
2023년 4월 18일 뉴욕시 로어맨해튼에서 미국에 거주하는 반체제 인사들을 탄압하기 위한 중국공산정권의 비밀 경찰서로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건물(가운데)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 Spencer Platt/Getty Images/연합 중국공산당은 해외 영향력 공작 수행에 탁월하다. 허위정보, 소셜미디어 조작, 감정을 이용하고 선전을 퍼뜨리는 심리 전략 등의 전술을 사용해 특정 국가의 여론을 흔들고 핵심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려 한다.
세계의 미디어 및 금융 중심지인 뉴욕시는 수년간 중국공산당 영향력 공작의 주요 표적이었다. 뉴욕은 미국 내 최대의 중국계 인구가 거주하는 도시로, 70만 명 이상이 퀸스의 플러싱, 맨해튼 차이나타운, 브루클린 등의 지역에 집중돼 있다.
이는 중국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의 새로운 핵심 임무인 ‘해외 화교 공작’에 완벽한 환경이다. 중국공산당은 이 공작을 통해 중국계 공동체를 포섭하고 동원하며 통제해 자기들의 주장을 홍보하고, 반대 의견을 억압하며, 정보를 수집하고, 비판자들을 무력화하며, 미국 북동부의 반공/민주화 성향 중국인들을 위협하고 그들의 활동을 방해한다.
시진핑이 중국공산당 총서기로 재임하는 동안 뉴욕시에서 통일전선공작부의 활동이 어떻게 강화됐는지 살펴보자.
‘마법의 무기, 통일전선공작’
시진핑은 통일전선공작부에 대한 야심 찬 계획을 갖고 정치, 종교, 민족, 해외 화교 문제에 대한 당의 통제를 중앙으로 집중시켰다. 그는 2015년 5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통일전선공작회의에 직접 참석했다. 이 행사는 9년 만에 처음으로 소집된 주요 국가급 통일전선 회의였으며, 특히 단순한 ‘전국’ 지위가 아닌 ‘중앙’ 지위로 격상된 첫 회의였다. 중국공산당 고위 관리들, 성∙부급 당국, 군 대표들, 그리고 통일전선 업무 관련자들이 참석했다.
시진핑은 ‘민족 부흥’이라는 ‘중국몽(中國夢)’을 실현하기 위해, 통일전선을 중국공산당의 중요한 ‘마법의 무기’라고 묘사했던 마오쩌둥의 표현을 상기시키며, 해외 화교 업무 관리와 통일전선을 전당적 책임으로 규정하고 그에 따른 구체적 과제들을 논의했다.
회의 후 통일전선 업무를 구체적으로 규율하는 첫 당내 규정인 ‘중국공산당 통일전선공작 잠정조례’가 발표됐다.
통일전선공작부의 임무는 2018년 2월 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19기 3중전회)에서 이뤄진 제도적 변화를 통해 더욱 확대됐다. 구체적으로, 통일전선공작부는 국가민족사무위원회에 대한 통합 지도권을 부여받았고, 국무원 교무판공실과 국가종교사무국을 통일전선공작부로 흡수했다.
그 결과 통일전선공작, 민족 및 종교 업무, 그리고 재외 화교 디아스포라(중국 밖에 거주하는 중국계 사람들의 글로벌 공동체)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지도권을 중앙으로 집중시키려는 시진핑의 목표가 달성됐다.
통일전선공작부의 12개 국 중 두 국(제9국과 제10국)이 옛 국무원 교무판공실의 책임을 나눠 맡고 있다. 제9국은 공식적으로 교무(僑務)총국으로 알려져 있다. 그 주요 기능은 해외 중국계 공동체와의 관계 구축 및 유지, 중국계 디아스포라 사이에서 중국공산당에 대한 충성 촉진, 이들 공동체를 동원해 ‘대만 분리주의 세력 반대’ 등 중국공산당 노선 지지, 문화 교류 및 민간 외교 감독, 해외 우호협회 및 기타 통일전선 연계 단체들과의 조율, 이를 통한 중국계 디아스포라 전역에서의 영향력 공작의 전반적인 조정과 전략 등이다.
제10국(교무국)은 미디어, 선전, 문화/교육 프로그램, 청년 교류, 그리고 약 60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해외 화교를 대상으로 한 기타 표적 활동 등 영향력 공작의 보다 구체적인 운영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데, 제9국과 긴밀히 공조한다.
두 국이 거의 동일한 명칭을 갖고 있는바, 이는 이들이 중국공산당의 고도로 조율된 해외 통일전선공작의 상호보완적 구성요소임을 나타낸다.
뉴욕시에서 활동하는 통일전선공작부
중국공산당이 2015년 통일전선공작부의 임무를 확대 개편한 이래 빅애플(뉴욕)은 그들의 집중적인 공작 대상이었다. 그 공작의 일부만 소개한다.
통일전선공작부는 최소 세 가지 선전 노선을 따라 뉴욕 소재 미디어에 영향을 미치려 정기적으로 그들을 접촉한다. 세 가지 노선이란 ‘하나의 중국 원칙’ 홍보, 중국의 인권 침해 묵살, 그리고 중국공산당의 모든 발표에 대한 지지를 말한다.
2019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국영 차이나데일리는 뉴욕타임스를 포함한 인쇄 및 온라인 출판물에 중국공산당 친화 선전을 실으려고 최소 700만 달러(약 100억원)를 지급했다. 흔히 “차이나워치”로 표시된 이 삽입물들은 중국공산당과 미중 관계에 대한 긍정적 견해를 홍보했고, 때로는 이를 뉴스 기사로 위장하기까지 했다.
소셜미디어 전선에서는 2021년 11월 주뉴욕 중국 총영사관이 뉴욕 인근 뉴저지 소재 기업 Vippi Media Inc.와 30만 달러(약 4억4천만원)의 계약을 체결해 인스타그램, 틱톡, 트위치 같은 플랫폼에서 최소 8명의 인플루언서를 모집했다. 이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홍보하고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중국공산당 친화적 서사를 확산하는 24개 유료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것이었다.
아시아계 미국인 커뮤니티 역량 강화(옛 브루클린 아시아 커뮤니티 역량 강화, BRACE) 및 퀸스의 아시아계 미국인 시민권 연합(CAACR) 같은 통일전선공작부 친화 단체들은 통일전선공작부 대표단 리셉션을 주최하는 한편 화교들에게 소위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통일전선공작은 중국 정부의 범정부적 임무다.
통일전선공작부는 미국 내에서 반(反)중공 활동을 탄압하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해 지역 시민단체들을 포섭해 왔다. 한 예가 미주 장락동향회(ACA)로, 이 단체는 뉴욕시의 비밀 중국공산당 경찰서를 수용했다. 중국 공안부가 중국 푸저우 공안국을 통해 이 소위 ‘경찰서’를 설치했는데, 이는 또 다른 ‘범정부적 임무’의 사례다. 2022년 10월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이 경찰서를 급습, 폐쇄했고, 중국 정부 대리인 역할 공모 및 사법방해 혐의로 두 명을 체포했다.
이 경찰서는 민주화 운동가와 파룬궁 수련자를 포함한 중국공산당 비판자들을 표적으로 삼았다. 이와 병행해 ACA 회장 루젠왕은 시진핑의 2015년 미국 방문 중 반체제 인사들을 괴롭히고 파룬궁 시위를 방해할 개인들을 모집하고 중국 총영사관으로부터 대금을 받았다.
통일전선공작부는 2023년 3월 차이잉원 당시 대만 총통의 뉴욕 방문 시 그에 반대하는 시위를 조직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시위는 브루클린 중국연합 재미화교선교회를 포함한 지역 통일전선공작부 관련 단체들이 조직했다. 시위 참가자들에게는 200달러(약 29만원)씩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중국공산당 관련 단체인 미국 푸저우 랑치 협회와 미국 푸젠 재단이 시위대에 대형 현수막을 제공했다.

린다 쑨(가운데)이 2019년 7월 12일 뉴욕 맨해튼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 방문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동미동포총회 량관준 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마이크를 들고 있다. │ U.S. Attorney’s Office
앤드루 쿠오모와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의 비서실 부실장을 연임한 린다 쑨에 대한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은 통일전선공작부가 실제로 작동하는 또 다른 사례다. 그녀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베이징의 이익을 증진한 중국 간첩 혐의를 받고 있으며, 특히 대만과의 관계를 훼손하고 베이징의 인권 침해에 대한 조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쑨은 중화전국귀국화교연합회(통일전선공작부 산하 단체) 상무위원이자 미국 화인기업가협회 회장인 스치앤핑, 그리고 자신의 고향인 장쑤성의 지역 통일전선공작부 간부 등 주요 인물들과 정기적으로 교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전선공작부는 경제적 인센티브를 사용해 공작 대상자의 의존과 충성을 이끌어낸다. 쑨은 팬데믹 기간 중 뉴욕주 정부의 마스크∙보호장비 구매팀에서 일하면서 중국공산당과 연계된 기업들과의 계약 체결을 주선했고, 230만 달러(약 33억원)를 리베이트로 챙겼다.
결론
통일전선공작부는 ‘해외 화교 공작 임무’를 수행하면서 뉴욕에서 열심히 활동해 왔다. 중국 반체제 인사들을 감시하고 억압하는 한편, 모든 문제에서 베이징의 이익을 증진하고 그에 상응하게 미국의 이익을 훼손하는 것이다.
그들은 미국 미디어와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중국공산당의 요구에 따라 친중 시위를 조직하며, 재외 화교들 사이에서 중국공산당이 운영하는 기업에 대한 경제적 의존성을 조성해 영향력을 확보하고, 친중국공산당 문화 교류를 촉진하며, 반중국 인권 보고서 및 관련 시위를 억압한다.
그들은 나아가 중국의 다른 조직들과 조율, 뉴욕시를 ‘장악’하려는 공작을 전개했다.
아마도 통일전선공작부의 가장 큰 성공은 조란 맘다니를 뉴욕시장으로 당선시키는 데 기여한 일일 것이다. 그는 중국공산당 연계 기부자들과 비영리단체 The People’s Forum 같은 뉴욕의 중국공산당 지지 활동가 네트워크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그는 상하이로 이주한 미국인 억만장자 네빌 로이 싱엄이 자금을 대는 중국공산당 동조 단체들로부터도 기부금을 받았다. 또한 상하이 화동사범대학 교수인 싱엄의 여동생도 친맘다니 정치자금모금위원회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맘다니의 2020년 선거운동에서 자원봉사 비디오 편집자로 일하다가 나중에 중국으로 이주해 중국공산당을 옹호하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인물도 있다. 앤디 보어햄이다. 현재 상하이 데일리(Shanghai Daily) 소속의 언론인이자 영상 제작자로 활동하고 있다. ‘Reports on China’ 등의 채널을 운영하며 중국공산당의 정책을 옹호하고,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문제나 대만 문제 등에 대해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공산당과의 연결고리가 ‘간접적’이긴 하지만, 맘다니는 그러한 지원을 어떤 것도 부인하지 않았다. 통일전선공작부 공작원들은 ‘미래의 대가’를 기대하면서 영리하게도 그러한 지원 사실을 감추고 있다.
뉴욕시는 중국공산당이 미국에 대해 진행 중인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의 핵심 전장이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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