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언론 “中 대사관, 대만 장관 인터뷰 삭제 압력”

이스라엘 주재 중국대사관이 최근 이스라엘 유력 영어신문 예루살렘포스트에 대만 외무장관과의 독점 인터뷰 기사를 삭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이를 거부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지난 30일 <대만 외교부장 “중국은 우리를 향한 침략을 준비하고 있다”>는 제목으로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외교부 장관)과의 단독 인터뷰를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이 신문의 야콥 커츠 편집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기사 게재 직후 중국대사관 직원에게서 해당 기사를 내릴 것을 강요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커츠 편집장은 “확실히 나는 그 기사를 내렸어야만 했다. 안 그랬다가는 중국은 예루살렘포스트와의 관계를 끊고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도 끌어내릴 것이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기사를 내릴 수는 없다”고 썼다.
한 네티즌은 커츠 편집장의 트윗에 “협박은 기사에 대한 관심만 높일 뿐”이라며 “더 많은 대만 관리들과 인터뷰해야 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신문은 다음 날 지면판에도 해당 인터뷰를 편집 없이 그대로 내보냈다. 이 인터뷰에서 우 외교부장은 중국 공산당 정권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동시에 이스라엘에도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우 외교부장은 “권위주의적 정권인 중국 공산당은 다른 나라와의 무역 관계를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며 “중국과 거래할 때 양보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쪽에서 양보하면 공산당은 화답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이 요구한다는 것이다.
중국 외교부가 외국 신문에 대만 관리의 인터뷰 기사 삭제 압력을 가한 것은 이미 여러 차례 반복된 일이다.
작년 8월 쿠웨이트 영어신문 아랍타임스가 우 외교부장과 쿠웨이트의 싱크탱크 설립자의 화상 인터뷰를 게재했다가 중국 측 압력에 삭제한 사실이 보도된 바 있다.
한편, 예루살렘포스트는 지난 4월 초에도 중국 신장 지역에 관한 칼럼을 게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 대사관은 서한을 보내며 반발했지만, 신문은 압력에 굽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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