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트럼프 “이스라엘, 가자지구 ‘1차 철수선’ 수용”

2025년 10월 05일 오후 4:32
2025년 9월 16일 이스라엘 탱크 부대가 가자지구와의 접경 지역에 배치돼 있다.  ⎟ Menahem Kahana/AFP/Getty Images2025년 9월 16일 이스라엘 탱크 부대가 가자지구와의 접경 지역에 배치돼 있다. ⎟ Menahem Kahana/AFP/Getty Image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월 4일(이하 현지시간), 하마스에 억류된 모든 인질 석방과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계획의 일환으로 자신이 제안한 가자지구 내 1차 철수선(initial withdrawal line)을 이스라엘이 수용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올린 게시물에서 “협상 끝에 이스라엘은 초기 철수선에 동의했으며 우리는 해당 내용을 하마스에 제시하고 공유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마스가 이를 확인하는 즉시 휴전이 발효되고 인질 및 수감자 교환이 시작될 것이며 철수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를 통해 “3000년에 걸친 비극의 종식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발표는 이집트, 요르단, 카타르,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재자들이 며칠간 집중 협상을 벌인 끝에 나왔다. 협상은 하마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20개 조항으로 구성된 평화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힌 이후 본격화됐다.

해당 평화안은 이번 주 초 공개된 것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지정된 선까지 단계적으로 철수하고 군사작전을 중단한 뒤 포괄적인 인질 및 수감자 교환 절차를 시작하는 다단계 과정을 담고 있다.

해당 제안에 따르면 하마스는 생존자와 사망자를 포함한 모든 이스라엘 인질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은 그에 대한 대가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250명을 포함한 약 2000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하게 된다. 이 계획은 또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 또는 합병을 금지하며 국제적 감독 아래 가자지구의 비무장화 및 탈급진화를 위한 단계적 절차도 포함하고 있다.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환영한다며 모든 인질을 석방하고 가자지구에 대한 통치권을 포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타 조항들에 대해서는 팔레스타인 내부의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올린 게시물에서 하마스의 성명을 바탕으로 그들이 ‘지속적인 평화’를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믿는다며 이제 남은 것은 세부사항 조율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당국도 해당 계획의 추진 의사를 내비쳤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전날인 10월 3일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계획 1단계의 ‘즉각적인 시행’을 준비 중이며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스라엘이 설정한 원칙에 따라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 및 그의 팀과 전면적인 협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IDF)은 정치 수뇌부가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석방과 가자지구 내 병력 재배치를 중심으로 1단계 시행을 위한 준비 태세를 진전시킬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10월 4일 늦게 발표한 별도의 성명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상황을 이스라엘 현대사에서 가장 중대한 순간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스라엘 국민 여러분, 우리는 지금 매우 위대한 성과를 목전에 두고 있다”라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며 우리는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어 “앞으로 며칠 내에 생존자와 사망자를 포함한 모든 인질이 한 번에 송환될 것임을 여러분께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IDF는 가자지구 깊숙한 곳과 주요 통제 구역에 계속 주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군사 및 외교 작전이 하마스로 하여금 오랜 기간 거부해 온 조건들을 수용하도록 만들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그 팀이 이스라엘에 유리한 압박 구도를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동시에 나는 트럼프 대통령 및 그의 팀과 외교적 조율을 진행했고 그 결과 상황이 즉각 뒤바뀌었다”며 “고립됐던 것은 이스라엘이 아니라 하마스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쟁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주도하는 테러리스트들이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약 250명을 납치해 가자지구로 끌고 간 사건으로 발발했다.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현재까지 6만60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이 수치는 독립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만약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및 철수안이 확정된다면 이는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첫 직접 합의가 되며 동시에 수십 년간 이어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역사상 처음으로 무장 해제와 인질 석방이 동시에 이뤄지는 계획이 될 수 있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