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일반관중 ‘비밀유지’ 서약 맺고 관람

스티브 하
2022년 02월 17일 오후 2:58 업데이트: 2022년 02월 17일 오후 2:58
TextSize
Print

관중 없이 진행하는 것으로 예정됐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관람석에 관객들의 모습이 보인다. 베이징 당국이 텅 빈 관중석으로 인한 부정적 분위기를 우려해 제한된 관중만 허용했기 때문이다.

대회 조직위는 개막식 전날, 경기에 초청된 관객이 모두 15만 명 정도이며 외교관, 학생, 지역주민, 후원기업 관계자들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매우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AP통신 보도를 종합하면, 경기장에 입장하려면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 제시는 필수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산 백신 접종자는 추가접종(부스터샷)까지 맞아야 입장할 수 있다.

조건은 이뿐만이 아니다. 입장을 희망하는 이들은 경기 전 14일 동안 베이징에 반드시 머물러야 하며, 타지역으로 이동이 금지된다. 또한 경기 관람 나흘 전에는 두 차례의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

경기 관람 후에도 자유롭지 못하다. 관람한 본인은 물론 동거인까지 검진을 받아야 하며, 이동은 거주지와 근무지 사이로만 제한된다. 한 관람객은 “절차가 너무 성가시고 까다로워 한번 관람하고 나니 다음 경기를 관람할 의욕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는 똑같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진행됐던 도쿄 올림픽과 비교해도 훨씬 엄격한 정책이다. 도쿄 올림픽 역시 무관중으로 진행됐지만, 일부 경기는 관람석에 선수단 관계자들이 입장해 응원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거주·이동제한은 없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관객 신분도 비밀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국유기업 직원들로 추정되지만,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입장 전 비밀유지 서약을 해야 하며 소셜미디어에 경기 관련 글을 올려서도 안 되며 언론 인터뷰 등은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어떤 올림픽 후원사는 경기장 입장권을 배정받았지만, 당국이 제시하는 기준에 적합한 직원이나 관계자가 없어 한 명도 관람하지 못했다.

중국 주재 외국 상공회의소에도 개막식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이 전달됐지만, 부스터샷 접종에 관람 전 두 차례에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와야 하고 관람 후에도 두 차례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조건이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조르그 부트케 주중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의장은 “아직 부스터샷을 접종하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해 초청을 받았지만 개막식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 후원사 직원에 따르면, 개막식 입장객들은 호텔에서 검사를 받은 후 베이징 북부의 올림픽공원으로 이송됐으며, 그곳에서 개막식이 열리는 국가체육장까지 3km를 걸어갔다고 AP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