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G 장비, 해외서 작전 펼치는 미군의 새 안보위협으로 부각

김윤호
2021년 09월 03일 오전 11:52 업데이트: 2021년 09월 03일 오전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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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활동하는 미군 병력이 중국의 5G 기술 확산으로 인한 새로운 안보위협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난달 31일 5G 이동통신 기술의 확산이 가져온 새로운 안보 위협에 대해 특집 기사로 다뤘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사이버 침투로 미군을 감시하거나 공격할 수 있으며, 이에 미국 특수작전부대가 중국의 기술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과 전쟁을 벌이지는 않았지만, 전쟁과 다름없는 매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핵심은 전 세계로 퍼져나간 중국의 5G 장비와 기술이다. 미국이 세계 각지에 배치한 재래식 혹은 특수작전부대는 중국의 기술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이 미군의 작전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그 선봉에는 중국의 정보통신 거대기업 화웨이가 도사리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과 관련된 화웨이는 캐나다 연구소에서 5G 기술을 훔쳐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동시에 저렴한 장비와 기술 이전을 내세워 5G 장비와 기술의 전 세계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5G는 통신 속도를 빠르게 한 것에 그치지 않고 원격 수술, 스마트시티, 자율주행 자동차 등 생활과 기술 전반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

중국 국가보안법(안전법)에 의하면, 중국의 모든 기업과 개인은 중국 안보기관의 협력 요구에 따라야 한다. 전 세계에 있는 화웨이의 모든 기술은 개인에게는 사생활 침해, 기업에는 기밀정보 유출, 국가에는 잠재적 안보 위협이 되고 있다 .

중국 정부는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을 통해 전시 혹은 평화시에도 다른 국가의 인프라와 행동 계획을 감시하거나 심지어 파괴할 수 있다고 보안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여러 국가 정부에서도 이러한 위험을 인지했으며, 화웨이가 자국 네트워크에 진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영국은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자국 5G 시장에서 화웨이를 퇴출하고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화웨이 5G 신규 장비 구입을 전면 금지했으며 9월부터는 화웨이 5G 장비 신규 설치를 전면 금지했다. 이를 위반한 사업자에는 매출액의 10% 혹은 1일 10만 파운드(약 1억5천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오는 2027년까지 기존에 설치된 모든 화웨이 장비 제거가 목표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화웨이와 ZTE 등 중국 기업을 2019년 제정한 ‘안전하고 신뢰할만한 통신 네트워크법’에 따라 국가안보 위협으로 규정했다. 여기에 하이테라, 하이크비전, 다화 등 3개 기업을 추가했다.

화웨이 로고. | FRED DUFOUR/AFP/Getty Images

이들 기업으로부터 장비를 구입하는 미국 업체들을 따로 제재하지는 않지만 83억 달러 규모의 정부 기금을 이용할 수 없도록 해 사실상, 업계 자율에 의해 배제하도록 했다.

그러나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 국가를 비롯한 일부 국가는 싼값에 이끌려 중국 5G 기술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중국 역시 저렴한 비용과 인프라 투자를 약속하며 해당 국가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

미 국가안보국(NSA)과 사이버보안 및 인프라보안국(CISA)은 최근 한 보고서를 통해 5G기술 도입으로 인한 취약점을 △악의적 의도를 품은 국가 혹은 비국가 행위자의 5G 네트워크 설계와 구성 참여 △5G 장비 공급 체계 △보안성이 취약한 구식 인프라와 5G망의 연결 △5G 시장의 독과점 △그밖에 과거에는 알 수 없었던 새로운 취약점 발생 등으로 분류하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 역시 정찰임무를 비롯해 다양한 군사작전을 수립할 때에도 5G 위협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수전과 정보전에 오랜 경험을 지닌 군수업체 마크포인트의 운영 고문 헴 해스킨은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특수작전부대와 협력부대는 외국에 배치될 때 현지 기술장비와 관련된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생산하고 통제하는 전기 통신 인프라가 설치된 곳은 더욱 그렇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육군 특수작전부대 또는 네이비실 요원들은 해외에서 전투를 벌이거나 지원부대와 연락을 주고받을 때 온라인 서명이나 전자 서명을 주고받는데, 현지 네트워크가 다른 세력에 침투당했을 경우 미군 부대원들의 임무 내용이나 전술, 신분, 기술 등 정보 수집될 수 있다.

중남미에서 미국의 군사 활동을 총괄하는 미국 남부사령부의 크레이크 펠러 사령관은 현지에 구축된 중국의 정보기술 인프라가 미국과 동맹국 사이의 정보교환에 위협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특수작전사령부(SOCOM)는 세계 각지에서 위험한 비밀임무를 수행하는 부대를 위해 고효율특전요원’(Hyper-enabled Operator) 프로젝트를 통해 이런 위협에 대응하고 있다고 해스킨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