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교내 스마트폰 이용 금지…16세 미만 SNS 이용 제한도 검토
미국의 한 학교에서 수업 시간 중 스마트폰 사용 금지 조치에 따라 한 학생이 휴대전화를 치우고 있다. | AP/연합 청소년 정신건강 우려 확산…쇼츠 ‘무한 스크롤’ 폐지도 검토
여야 “규제 필요” 한목소리, 교사노조도 “환영할만한 변화”
영국 정부가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16세 미만 청소년과 어린이의 소셜미디어(SNS) 이용을 제한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에도 착수했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BBC 등에 따르면 영국 교육부는 수업 시간은 물론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을 포함해 교내 스마트폰 사용을 전면 차단하기로 했다.
교육부와 교육감독기구 오프스테드(Ofsted)는 스마트폰이 수업 집중력 분산을 유발하고, 과제 수행과 학습에 대한 몰입도를 떨어뜨린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2월 발표된 버밍엄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은 성적 저하, 수면 부족, 문제 행동, 운동 부족과 일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다만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한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 간에 학업 성취나 정신 건강 측면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줄어든 사용 시간을 방과 후나 주말에 보충하는 이른바 ‘보상 행동 패턴’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지도와 통제가 학교에서만 이뤄져서는 한계가 있으며, 가정과의 병행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영국과 유럽에서 교내 스마트폰 사용을 둘러싼 연구와 논의가 이어지는 배경에는 청소년 정신 건강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8~16세 청소년의 정신 질환 비율이 2017년 12.5%에서 2023년 20.3%로 크게 증가했다는 보고도 나왔다.
교육부 방침과 별개로, 정부 차원에서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는 청소년의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겠다는 교육 정책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영국 과학혁신기술부는 SNS 이용 시간 제한과 함께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 영상에 적용되는 ‘무한 스크롤’ 등 중독성이 강한 이용 방식의 폐지도 검토할 계획이다.
무한 스크롤은 화면을 위아래로 넘기면 관련 콘텐츠가 끊임없이 제공되는 구조를 말한다. 쇼츠 영상은 개별 콘텐츠 길이는 짧지만, 영상이 연속적으로 재생되며 이용자를 플랫폼에 장시간 붙잡아 두는 효과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SNS 이용 규제 논의는 여당인 노동당 소속 하원의원 60여 명이 키어 스타머 총리에게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면서 본격화됐다. 현재 상원에서는 당파를 초월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야당인 보수당 역시 적극적인 추진 의사를 밝히고 있다. 제2야당인 자유민주당도 “SNS 거대 기업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는 데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이유가 없다”며 힘을 보태고 있다.
전국교육노조는 학생들이 학습 습관과 정체성을 형성하는 시기에 스마트폰과 SNS에 과도하게 노출되고 있다며, 교내 스마트폰 사용 금지와 SNS 이용 제한 추진을 “환영할 만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한편 16세 미만 SNS 이용 제한이 최종 확정될 경우, 영국은 전 세계에서 호주에 이어 두 번째로 같은 조치를 도입하는 국가가 된다. 호주는 지난해 말 관련 제도를 시행했으며, 영국 정부는 해당 정책의 효과를 면밀히 검토한 뒤 구체적인 연령 기준과 규제 범위를 확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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