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중국인 관광객, 통제기간 후지산 무단 등반하다 부상…야간 구조

2026년 01월 20일 오후 12:08
지난 2024년 1월 30일 여객기 창문을 통해 촬영된 일본 후지산(해발 3776m). | RICHARD A. BROOKS/AFP via Getty Images/연합지난 2024년 1월 30일 여객기 창문을 통해 촬영된 일본 후지산(해발 3776m). | RICHARD A. BROOKS/AFP via Getty Images/연합

겨울철 통제 기간 무단 입산…“구조 비용 유료화해야” 여론 재점화
외국인 대상 경고에도 반복되는 사고…당국, 처벌·책임 강화 검토

중국인 관광객이 일본 후지산에서 통제 기간 중 무단으로 등반하다 부상을 입어 구조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겨울철 전면 입산 통제 기간에 발생한 사고로, 일본 사회에서는 “규정을 어긴 등산객에게 구조 비용을 부담시켜야 한다”는 비판 여론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현지 매체 시즈오카신문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1시쯤 시즈오카현 후지산 인근의 구조 당국에 신고가 접수됐다. 자신을 중국 국적의 20대 남성이라고 밝힌 신고자는 하산 도중 미끄러져 오른쪽 발목을 다쳐 움직일 수 없다고 호소했다. 남성이 조난당한 위치는 정상까지 약 400~500미터를 남겨둔 해발 약 3300미터 지점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구조대를 투입해 수색에 나섰으며, 같은 날 오후 11시쯤 현장에서 남성과 합류했다. 그러나 당시 후지산 상부에는 강풍이 불어 구조대의 이동이 제한됐고, 추가 구조 인력까지 투입돼 거동이 불편한 남성을 들것에 실어 후지산 중턱의 5합목(해발 약 2300미터)까지 옮기는 데만 12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이로 인해 구조 작업은 이튿날인 19일 정오 무렵에야 완료됐다.

이 남성은 18일 새벽 혼자 후지노미야 등산로 인근에서 입산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넘어져 다친 뒤에도 한동안 하산을 시도했으나, 8합목(해발 약 3300~3400미터) 부근에서 더 이상 걷기 어려운 상태가 되자 구조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후지산은 현재 겨울철 등반 통제 기간이다. 후지산은 매년 9월 초부터 다음 해 6월 말까지 5합목부터 정상 구간까지 모든 등산로를 전면 폐쇄한다. 겨울철 후지산은 화산자갈 지형이 빙결돼 미끄러운 데다, 초속 20~30미터에 달하는 순간 돌풍이 잦아 매우 위험하다. 저체온증이 발생하기 쉬워 작은 부상도 곧바로 조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강풍과 난기류로 인해 구조 헬기 출동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수색이 야간 구조로 이어질 경우 시야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헬기 구조의 위험도는 급격히 높아진다. 이 때문에 일본 경찰과 소방 당국은 부상이 있더라도 생명이 위급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지상 구조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해당 중국인 관광객이 등반 통제 기간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일본 현지 언론과 사회 전반에서는 이를 몰랐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본 당국은 후지산 진입로 부근에 등반 통제 기간을 알리는 대형 경고판을 상시 설치하고, 일본어뿐 아니라 영어·중국어·한국어 등으로 위반 시 6개월 이하 구금 또는 30만 엔(약 27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차량 진입로에는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서도 통제 사실을 반복적으로 알리고 있다. 중국어권 여행 사이트와 블로그에도 후지산 겨울 등반 금지에 관한 정보가 널리 공유돼 있다.

통제 기간 중 후지산 등반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에는 중국인 대학생이 닷새 사이 두 차례 후지산에 올랐다가 구조 요청을 한 사례가 있었다. 두 번째 구조 요청은 첫 등반 때 떨어뜨린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다시 산에 올랐다가 발생한 것이었다.

이 같은 사고가 잇따르면서 시즈오카 현지에서는 후지산 안전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지역 의회에 설치된 특별위원회는 밤새 정상까지 오르는 이른바 ‘총알 등산’과 충분한 장비를 갖추지 않은 ‘경량 등산’이 빈번해지고 있다며, 오버투어리즘 대응과 등산객 안전 확보 등을 포함한 5개 항목의 정책 제언을 담은 보고서를 마련했다.

특히 산악 조난 구조 비용을 유료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규정을 무시한 등산객에 대한 구조는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주민 세금이 아닌 본인 부담으로 비용을 지불하거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통제 기간 무단 등반은 외국인 관광객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12월 29일에도 44세 일본 남성이 입산 금지를 어기고 후지산에 올랐다가 추락해 사망했으며, 시신은 이틀 뒤에야 발견됐다.

당국은 겨울철 후지산 상부는 기상 변화가 극심하고 구조 난도가 높아, 작은 부상도 장시간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