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소셜미디어가 우리의 정신을 ‘빈곤의 울타리’에 가두는 방식

2025년 12월 09일 오후 1:32
2024년 1월 31일, 뉴욕시에서 한 10대 소녀가 휴대전화를 사용해 소셜미디어에 접속하고 있다. | Spencer Platt/Getty Images2024년 1월 31일, 뉴욕시에서 한 10대 소녀가 휴대전화를 사용해 소셜미디어에 접속하고 있다. | Spencer Platt/Getty Images

뉴스, 생활 정보, 각종 연예 콘텐츠 속에는 실속 없는 정보가 적지 않다. 그러나 그것들은 사람의 관심을 사로잡고 중독성을 띤다. 소셜미디어에는 사람들이 원하는 모든 주제가 넘쳐난다. 댓글들은 아무 방향성 없이 흘러가고, 수많은 의견이 우리의 정신 공간을 가득 채운다.

이렇게 출구가 없는 콘텐츠와 댓글 속에서 과연 어떤 가치를 찾을 수 있을까? 소셜미디어 환경은 자동화된 알고리즘을 통해 빠른 속도로 정보를 노출시키며 일종의 ‘도파민 중독 고리’를 형성한다. 이는 시스템을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가득 채워, 차분함과 깊은 집중 속에서 이뤄지는 ‘몰입 상태’를 방해한다.

몰입은 성장하고, 창조하고, 발전하고, 성찰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상태다. 부정적이거나 공허한 정보는 사용자에게 누적되어 그들의 마음속에도 같은 알고리즘을 형성한다. 그 결과 우리는 우리를 성장시키는 대화나 사고가 아니라, 한정된 ‘동네’ 수준의 얕은 정보 생태계 속에서 소통하게 된다.

당신은 무엇을 사야 하는지뿐 아니라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까지 지시받는 것을 좋아하는가? 그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중독처럼 작동하는 소셜미디어는 단지 제품만을 파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사고방식을 사고파는 시장이 되어 버렸다.

알고리즘이 제시하는 정보가 무엇을 소비해야 하는지는 물론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까지 은밀히 규정하면서, 사용자 스스로의 판단력과 자율성을 약화시키고 있다. 이것은 마치 어떤 친구가 하루 종일 끊임없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떠벌리는 것과 같다.

“이런 일이 일어났고, 저런 일이 있었다.” 살인 사건, 유괴 사건, 교통사고, 열차 충돌 사고, 깨져버린 관계,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 “이 음식은 먹어라, 저 음식은 먹지 마라. 이렇게 운동해라, 저렇게 하지 마라. 얼굴에는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하지 마라.” 이어지는 전쟁과 화재, 피해와 파괴, 당신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 즉각적인 위험 가능성 등등. 과연 이런 이야기를 계속 듣고 싶은가?

이런 메시지들이 당신에게 도움이 되는가? 이런 ‘잡음’이 세상을, 혹은 당신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들까? 아니면 혼란스럽게 하고 당신을 묶어두는가? 수많은 연구는 명상, 기도, 침묵, 염송의 이점을 이미 보여주었다. 이러한 행위들은 소셜미디어 소비와는 정반대의 기능을 가지며 긍정적이고 유익한 결과를 낳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무엇과 연결되고 있는가? 마음챙김에는—생물학적 이점 외에도—의미와 깊이, 사랑, 기쁨, 연민, 감사 등이 존재한다. 반면 소셜미디어는 어두운 골목 속 텅 빈 공간을 채우는 것과 같아, 우리의 힘을 빼앗고 자율성을 약화시키며, 외부의 메시지만 중요하다고 믿게 만들고 정작 우리 내부의 메시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마음은 단순히 세상을 감지하는 기관이 아니다. 인간은 상상하고, 궁금해하고, 직관적으로 느끼는 더 높은 능력을 지닌 존재다. 이 능력들은 마음이 충분히 깨어 있고 잘 조율돼 있을 때 비로소 드러난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무심히 화면을 스크롤하며 댓글을 훑어보고, 헤드라인을 넘기며, 낯선 얼굴이 던지는 의견이나 어디선가 본 듯한 생각들을 소비한다. 그럴 때 우리의 마음은 고요한 능력에 닿지 못한 채, 어수선하고 지저분하며 에너지가 고갈된 공간에 머물게 된다.

정작 우리의 가장 큰 가치는 마음에 있고, 그 마음을 이끄는 도구는 생각인데 말이다. 소셜미디어의 소음과 마음을 잠식하는 댓글의 물결 속에서 우리는 어쩌면 도달할 수도 있었던 정신적 높이를 스스로 잃어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의식과 사려 깊음은 빈약한 정보를 먹고 자랄 수 없다. 앱이 우리의 사고를 대신해주는 시대, 우리는 검증과 확인, 지침과 정보까지 거의 모든 것을 ‘자기 바깥’에서 찾도록 길들여져 있다. 그러고서 세상이 왜 나아지지 않는가, 왜 삶이 더 평온해지지 않는가를 궁금해한다. 그러나 내면을 바라보지 않는다면 어떤 평화도 시작될 수 없다. 넓어져야 할 때 마음이 오히려 움츠러드는 것—그것이 우리의 걸림돌이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우리는 정말 스스로 해보려 노력한 적이 있는가? 종교도 기웃거리고, 학문도 배우고, 정책이나 제도도 바꿔보려 하지만, 정작 ‘나 자신’이란 존재를 탐구할 기회를 제대로 가져본 적은 드물다.

영적 지도자들은 모두 고독 속에서 길을 찾았다. 예수는 마흔 날 동안의 단식뿐 아니라, 일상적으로도 자주 고독의 시간을 가졌다. 붓다는 보리수 아래에서 49일을 보내고, 6년에 걸친 고독한 방랑과 탐구를 이어갔다. 그는 부정적 생각을 피하기 위해 고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우리는 잠시 화장실을 가는 순간마저도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움츠린 채 누군가의 댓글이나 사진, 서로 다른 페이지에서 모순을 일으키는 뉴스 제목을 확인하느라 정신이 바쁘다.

물론 모든 이가 영적 지도자가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각자는 자신만의 조용한 ‘내면의 지도자’를 지닐 수 있다. 자연과 고독, 침묵은 그 지도자가 성장하는 토양이다. 우리가 정말로 스스로에게 한 번이라도 기회를 준다면, 어떤 가능성이 열릴지 누가 알겠는가.

수백만 명의 목소리가 넘실거리는 소셜미디어는 어느새 우리의 손안에 자리한 작은 ‘성소’가 되었다. 우리는 낯선 이들의 말을 모아 그것을 숭배하고, 그것을 현실로 받아들인다. 그렇게 파편화된 이야기 속을 헤매다 보면, 줄거리마다 걸려 넘어지고, 알고 보면 그 이야기의 주인공은 우리 자신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은 어두운 골목이나 황폐한 공간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다. 원래부터 넓고 풍성한 세계를 향해 열려 있는 존재다. 이 사실을 자각하는 순간, 우리는 서서히 회복되고 잊고 있던 본래의 자신을 되찾으며, 자신과 세상을 조금 더 높은 곳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리저베스 랭은 수상작 소설 ‘루미니선스 매뉴얼’의 저자이며 ‘The Biggest Loser’, ‘Extreme Home Makeover’ 등 여러 TV 프로그램에서 캐스팅 디렉터로 활동해 오고 있습니다.

*윤승화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