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군부, 새해 군사훈련 개시…관영매체서 시진핑 ‘지도’ 언급 빠져
2025년 3월 11일, 중국 공산당 군부 대표들이 전국인민대표대회 참석을 위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도착하고 있다. 중국의 군대는 국가 아닌 당의 통제를 받는다. | Kevin Frayer/Getty Images 시진핑, 2018~2022년 직접 훈령 내리던 관행 중단
장유샤 부주석 영향력 확대 속 시진핑 군권 약화 관측
중국 군부 내 심각한 내홍설이 가시지 않는 가운데, 중국 전군(全軍)이 새해 첫 훈련에 돌입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관영 매체의 보도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이름과 이른바 ‘강군 사상’ 등 통치 구호가 완전히 사라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중국 관영 CCTV 등에 따르면, 중국 군 당국은 새해 첫 근무일인 지난 4일 일제히 2026년도 군사 훈련의 서막을 알렸다. 육·해·공군과 로켓군 등 각 군종은 실전화 훈련을 전개하며 “시작부터 엄격하게(開局即開訓, 起步即從嚴)”를 강조했다.
주목할 점은 보도 내용이다. 약 1000자 분량의 공식 보도문과 관련 영상 어디에도 시진핑 주석에 대한 언급이나 그의 군사 지도 지침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시 주석이 직접 중앙군사위원회 ‘1호 명령’에 서명하며 전군에 훈련 개시를 명령하고, 관영 매체가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던 모습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러한 ‘시진핑 지우기’ 현상은 2023년부터 올해까지 4년째 이어지고 있다.
시진핑, 2023년 이후 군사 훈련 지도 모습 줄어들어
중국 문제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형식의 변화가 아닌 군 내부 권력 지형의 변동으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중국 군부는 로켓군 지휘부 전원 교체, 리상푸 전 국방부장 낙마 등 대대적인 숙청 작업을 겪었다. 지난해 10월 20기 4중전회를 전후해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던 허웨이둥 군사위 부주석과 먀오화 정치공작부 주임 등이 연이어 실각한 점이 결정적이다.
대만 국방안전연구원 선밍스 연구원은 “시 주석이 과거 훈련 명령을 직접 하달하며 군의 충성을 요구했던 것과 달리, 현재는 정보가 극히 제한적”이라며 “군 내 권력이 희석되었거나 실질적인 훈련 관리권이 장유샤 부주석에게 넘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군권 장악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 등 중국 관영 군사전문 매체들은 시 주석의 1인 지배 노선인 ‘당의 총구 장악’ 대신 ‘집단지도체제 유지’를 강조하는 칼럼을 여러 차례 게재한 바 있다.
군 서열 2위인 장유샤 군사위 부주석(1위는 군사위 주석 시진핑)은 현재 중국 군부 내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과는 부친들 간의 교분이 두터웠던 특별한 관계인 장유샤는 최근 군내 대대적인 숙청 작업 속에서도 자리를 지켰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군 업무 전반을 장악하며 사실상 ‘군부의 일인자’로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관영 매체 보도에서 그의 발언이 단독으로 강조되거나 시 주석의 구호가 빠진 자리를 그의 영향력이 채우는 모습이 목격되면서, 그가 단순한 조력자를 넘어 군의 실질적인 결정권을 쥐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시진핑 복심’ 허웨이둥의 몰락… ‘독주 체제’ 굳힌 장유샤
장유샤는 최근 시 주석에 대한 충성을 공개적으로 재확인하면서도, 동시에 군의 전문성과 실전 능력을 강조하는 등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선밍스 연구원은 “장유샤가 2027년 당 대회를 앞두고 군부 내 파벌 갈등을 정리하며 체제 안정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시 주석을 향해 충성을 표현한 행보 역시 당 안팎의 불안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로 풀이했다. 그 역시 공산당 체제 내의 인물로서 당의 권력 안정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 시 주석이 여전히 군권을 쥐고 있으나, 군 경력이 없는 자신보다는 믿을 수 있는 노장에게 군권을 위임해 군의 흔들림을 막고 내부 결속을 꾀하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장유샤의 부각은 시 주석의 최측근인 허웨이둥 전 군사위 부주석의 몰락과 대비된다. 지난해 4월부터 공식 석상에서 사라지며 낙마설이 돌았던 허웨이둥은 2025년 10월 개최된 20기 4중전회에서 부패 혐의로 당·군적 박탈이 공식화되며 실각했다.
허웨이둥은 시 주석이 직접 발탁해 초고속 승진시킨 인물이다. 따라서 그의 낙마는 시 주석의 인사 능력에 대한 의구심으로도 이어진다. 허웨이둥은 먀오화 전 정치공작부 주임 등과 함께 군 내 ‘푸젠방’ 세력의 핵심이었으나, 장유샤 파벌과의 권력 암투에서 밀려난 것이 결정적 패인으로 지목된다.
그가 밀려난 자리에는 장성민 군 기율검사위 서기가 부주석으로 승진하며 채워졌다. 중국 전문가 왕요췬은 “이는 군 내부의 부패 척결과 기강 잡기가 시급하다는 방증인 동시에, 허웨이둥으로 대표됐던 시진핑의 측근 통치가 군부 기존 세력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왕요췬은 “허웨이둥 실각 이후 그가 추진했던 정책들이 되돌려지고 있다”며 “군 내부의 주도권이 시 주석의 친위 인맥에서 정통 군부 세력으로 이동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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