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中, 선전부장 회의서 ‘경제광명론’ 슬그머니 삭제…“민심 이반 의식했나”
중국 상하이 루자쭈이 금융지구 전경. 2024.6.5 | HECTOR RETAMAL/AFP via Getty Images/연합 전국 선전부 책임자 회의서 ‘경제광명론’ 대신 ‘여론 대응’ 강조
중국 공산당 당국이 매년 개최하는 전국선전부장회의에서 지난 2년간 강조해 온 ‘경제광명론(경제 낙관론)’을 올해 공식 언급에서 제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중국 공산당 체제에 비판적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경제난이 심화하면서 당국의 장밋빛 홍보가 오히려 민심의 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신화사 등 중국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선전부장회의에서 서기처 서기 차이치는 “경제 선전을 중요한 위치에 두고 여론 대응과 유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과거 회의 때마다 등장했던 ‘중국 경제광명론을 노래하라(唱響中國經濟光明論)’라는 표현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차이치가 취임한 2023년 첫 회의에서는 ‘경제광명론’이 핵심 구호로 등장했고, 2024년에도 ‘신뢰 강화’와 함께 이 표현이 유지됐으나, 올해 보도문에서는 자취를 감췄다.
중국 당국은 공식적으로는 경제 성장을 자신하고 있지만, 현지 지식인들과 시민들의 체감 온도는 ‘영하권’이다. 최근 사임한 가오산원 국투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3년간 중국의 실제 GDP 성장률은 정부 발표(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대에 불과할 것”이라는 소신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산시성 시안에 있는 민간 경제연구소 시징(西京)연구원의 자오젠(趙建) 원장은 최근 현지 매체 기고문을 통해 “대형 프로젝트와 소수 엘리트층에만 자금이 쏠리면서 대다수 서민은 부동산 자산 가치 하락과 취업난으로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 지표와 체감 경기의 온도차 커져…선전에서 여론 단속으로 전환”
자오 원장은 “국내총생산(GDP)이 20조 위안 증가하더라도 200조 위안에 달하는 부동산 가치 하락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비판했으나 해당 기고문은 발표 직후 별 다른 설명 없이 삭제됐다. 당국의 검열 때문으로 추측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전부장회의에서 언급된 ‘여론 유도 강화’가 결국 경제적 진실을 말하는 입을 막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다. 고정자산 투자 감소, 외자 유출, 부동산 침체 등 구조적 결함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경제 실상을 공개하는 목소리는 억압하겠다는 취지로 풀이했다.
시사평론가 리린이는 “그동안 중공 당국은 ‘중국 경제는 문제가 없으며 미래가 밝다’는 이른바 ‘경제광명론’을 애국주의의 일환으로 강요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청년 실업률 고공행진과 부동산 붕괴로 민심이 흉흉해지자, 더는 직설적으로 ‘밝다’고 말하기 민망해진 상황이 되자, 이번 회의에서 해당 표현을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번 회의에서 ‘여론 대응’과 ‘이념(공작) 책임제’를 강조했다면서 “앞으로 경제 위기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학자나 SNS 게시물에 대해 더욱 강력한 검열과 통제를 예고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고 보면 쉬운 中 정치] ‘전국선전부장회의’와 미디어 통제 구조
◇중국의 ‘입과 귀’ 결정하는 사상 컨트롤타워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는 신문·방송·출판·영화 등 미디어와 문화 콘텐츠 전반을 장악하는 핵심 기구입니다. 매년 초 열리는 ‘전국선전부장회의’는 중앙선전부가 지방의 선전 수장들을 소집해 그해의 보도 지침을 하달하는 자리입니다. 사실상 “올해 인민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어떤 뉴스를 내보낼지”를 결정하는 중국 여론 공작 지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지휘부’ 중앙선전부 vs ‘집행 부대’ 광전총국 중국에는 정부(국무원) 산하에 미디어를 총괄하는 국가광파전시총국(광전총국)이 별도로 존재합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권력 구조는 당이 정부를 이끄는 ‘이당령정(以黨領政)’ 원칙에 기반합니다. 당 기구인 중앙선전부가 사상적 가이드라인을 세우는 ‘지휘관’이라면, 정부 부처인 광전총국은 이를 현장에서 실무적으로 집행하고 규제하는 ‘집행관’ 역할을 수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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