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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中공산당, 베네수엘라 지원…對美 대리전 수행

2025년 12월 26일 오후 12:09
2023년 9월 14일 베이징 베네수엘라 대사관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나서고 있다. │ Pedro Pardo/AFP via Getty Images/연합2023년 9월 14일 베이징 베네수엘라 대사관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나서고 있다. │ Pedro Pardo/AFP via Getty Images/연합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봉쇄에 직면한 가운데, 중국은 군사 개입 약속은 하지 않으면서도 베네수엘라와 정치적, 경제적, 전략적 유대를 심화해 왔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압박은 군사력 배치 확대, 유조선 나포, 마약 밀매 혐의 선박 공격, 제재 대상 석유 운송에 대한 전면 봉쇄를 통해 강화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 정권을 외국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고, “마두로 정권이 미국 자산을 훔쳐 마약 밀매, 테러, 기타 범죄 자금으로 사용했다”고 비난했다.

라틴아메리카를 미국의 핵심 이익 지역으로 규정한 새 국가안보전략를 발표한 이후, 워싱턴은 카리브해에서 군사력 배치를 확대하고, 제재 대상 베네수엘라 유조선을 나포했으며, 지상 공격 가능성을 거론하고, 베네수엘라에 출입하는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한 “전면적이고 완전한” 봉쇄를 명령했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요청을 지지했고 최고위급에서 정치적 지지를 재확인했다. 최근 이반 길 베네수엘라 외교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양국은 오랜 상호 신뢰와 일방적 패권주의에 대한 반대로 결속된 전략적 파트너”라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5월 모스크바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하며, 중국은 베네수엘라의 주권, 국가 존엄성, 사회 안정 수호를 확고히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고, 양국 관계를 장기적 전략적 관점에서 본 “철통같은” 우정이라 묘사했다.

2023년 양국 관계를 전천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이후, 중국과 베네수엘라는 무역, 투자, 국정 운영 경험 교류, 인적 유대 전반에서 협력을 확대해 왔다. 시진핑은 중국이 여러 분야에서 실질적 협력을 심화하고 베네수엘라 및 기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과의 협조를 강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으며, 이는 중국공산당이 추진하는 베이징 주도의 국제 질서 구축과 맞닿아 있다.

마두로 정권과 중국공산당은 이미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2018년 중국의 일대일로에 공식 가입했고, 그해 가입한 최소 10개 라틴아메리카 국가 중 하나가 됐다. 이후 베네수엘라는 중국의 투자를 가장 많이 받는 역내 국가 중 하나가 됐고, 현재 중국 국영기업에 600억 달러(약 87조원) 이상을 빚지고 있다. 중국의 투자는 특히 석유 부문에 집중되었다.

베네수엘라는 BRICS 가입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24년 BRICS 정상회의 이후 브라질은 마두로의 선거 승리를 인정하지 않고 민주적 정당성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가입 신청을 거부했다. 러시아도 BRICS 확대에는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는 이 그룹에 가입하지 못했다.

베네수엘라는 상하이협력기구의 회원국도, 옵서버국도, 대화 파트너국도 아니다. 이 기구는 유라시아와 중앙아시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군사적으로 베네수엘라스는 중국, 러시아, 이란과 협력을 심화해 왔다. 1999년 이후 베네수엘라 특수부대는 잠수, 저격, 헬기 작전 등의 분야에서 중국 인민해방군과 함께 훈련해 왔다.

2022년 8월 베네수엘라는 자국의 바르키시메토에서 러시아 국제군사경기대회를 개최했는데, 러시아가 주관하는 이 군사 경기가 아메리카 대륙에서 열린 것은 처음이었고,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이 참가했다.

2020년 1월 16일(현지시간)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오른쪽)이 당시 호르헤 아레아사 베네수엘라 외교장관과 회담 중 발언하고 있다. │ Ng Han Guan/Pool/Getty Images/연합

베네수엘라는 또한 중국의 광범위한 이데올로기 및 거버넌스 체제에도 서명했다. 마두로는 베네수엘라가 시진핑의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에 가입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이로써 베네수엘라는 일대일로와 4대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포함한 중국공산당의 5대 국제 이니셔티브 모두에 동참하게 됐다.

중국공산당은 베네수엘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서반구에 대한 미국의 독점적 통제권 주장을 거부했고, 새 역내 정책 문서를 통해 라틴아메리카와의 유대를 재확인했으며, 일방적 제재에 반대하고, 글로벌 사우스 체제하의 협력을 강조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지원 약속은 하지 않았다.

중국은 수백 개 품목을 대상으로 베네수엘라와의 무관세 무역 협정을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중국은 무겁게 제재를 받고 있는 베네수엘라 경제로의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 협정은 베네수엘라의 중국 의존을 심화시키며, 자국 산업을 약화시키는 석유-상품 교환 관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재정적 영향력과 전략적 인프라 프로젝트를 결합해 라틴아메리카에 정보 거점을 확보했다고 경고한다. 베네수엘라는 중국이 건설한 두 곳의 위성 지상 통제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과리코주 마누엘 리오스 대위 공군기지의 엘 솜브레로 추적소와 볼리바르주 마니쿠야 요새의 백업 시설이 그것이다. 워싱턴 포스트가 인터뷰한 기술자들에 따르면, 중국이 물리적으로 상시 주둔하지 않더라도 이 시설들에 원격 접속할 수 있다. 이는 중국의 감시 및 정보 수집 능력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적대국들이 모이는 집결지가 됐고, 중국, 러시아, 이란, 쿠바가 베네수엘라 경제, 보안 기관, 군사 기관 전반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깊은 경제적 유대와 강력한 정치적 지지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러시아는 마두로에게 구체적인 군사 또는 재정 지원을 제공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고려할 때 양국 모두 긴장을 고조시킬 의향이 없다고 판단한다.

중국은 베네수엘라를 미국에 대한 첩보 활동을 포함해 아메리카 대륙으로의 전략적 진입점으로 활용하는 데서 이익을 얻고 있다. 그러나 역내에서 미국의 군사력에 맞설 수 없고, 그럴 의지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전천후 우정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베네수엘라를 군사적으로 지원할 가능성은 낮으며, 결과는 대부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다음 행보에 달려 있다.

동시에 이 대치 상황은 더 광범위한 부정적 결과를 낳고 있다. 중국공산당은 봉쇄, 점진적 군사 압박, 경제 고립 등 미국의 전술을 면밀히 관찰하며 배우고 있다. 이러한 방법들은 장래 중국의 대만과 관련한 시나리오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기사에 표현된 견해는 필자의 의견이며 에포크 타임스의 견해를 반드시 반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