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美-EU 갈등 심화…美 “X에 대한 벌금은 검열이자 미국에 대한 공격”

2025년 12월 08일 오후 12:53
2024년 9월 2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촬영한 소셜미디어 X 로고. │ Nicolas Tucat/AFP via Getty Images/연합2024년 9월 2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촬영한 소셜미디어 X 로고. │ Nicolas Tucat/AFP via Getty Images/연합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다른 여러 미국 고위 관리들이 유럽연합(EU)의 인터넷 정책을 검열에 비유하며 비판했다. 이에 앞서 12월 5일(이하 현지시간) EU 기술 규제 당국은 디지털서비스법에 따른 2년간의 조사 끝에 일론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X에 1억 2,000만 유로(약 200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X가 “‘파란색 인증 마크’의 기만적 설계, 광고 저장소의 투명성 부족, 연구자들에 대한 공개 데이터 접근 제공 실패”를 포함하여 여러 투명성 의무를 위반했다는 게 이유였다.

EU는 X가 충분한 신원 확인 없이 인증 배지를 유료 기능으로 전환해 사용자들이 해당 계정을 진짜로 믿게 속였고, 이로 인해 사기, 조작, 사칭에 노출시켰다고 비난했다.

이는 X가 디지털서비스법이 요구하는 정보 공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EU에 따르면 X가 핵심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조직적 허위정보, 불법 활동, 선거 개입을 추적할 수 없게 됐다.

EU의 벌금 발표 전에도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것이 “검열에 가담하지 않은 것에 대한 처벌”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12월 5일 루비오는 X에 올린 글에서 이 벌금이 “단순히 X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모든 미국 기술 플랫폼과 미국 국민에 대한 공격”이라며, “온라인에서 미국인들을 검열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주장했다.

12월 6일 크리스토퍼 랜다우 미 국무부 부장관은 EU의 정책이 대서양 파트너십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X에 “유럽 국가들은 자국의 안보를 미국에 의존한다. 그런데 동시에 선출되지도 않았고, 비민주적이며, 대표성이 없는 EU를 통해 미국 자체의 안보를 적극적으로 훼손하고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번 벌금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썼다.

후속 게시물에서 랜다우는 최근 나토 각료 회의 참석차 브뤼셀을 방문한 후 “미국과 나토 관계, 그리고 미국과 EU 관계 사이에 명백한 모순이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은 나토 회원국으로서는 대서양 협력이 우리의 상호 안보의 초석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EU 회원국으로서는 검열을 포함해 미국의 이익과 안보에 종종 전적으로 반하는 온갖 의제를 추진한다. … 이런 모순은 계속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앤드루 퍼즈더 주EU 미국 대사는 X에 대한 EU의 벌금을 “미국의 혁신을 표적으로 한 과도한 규제”라고 불렀다.

한편, EU는 10월에 메타와 틱톡을 디지털서비스법 투명성 지침 위반으로 기소했으며, 이후 중국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인 테무가 불법 제품 판매를 방지하기 위한 지침을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틱톡은 EU에 양보함으로써 X와는 달리 벌금 부과를 피할 수 있었다.

EU는 메타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아동 성적 학대물과 테러 콘텐츠를 포함한 불법 콘텐츠를 신고하는 사용자 친화적이고 쉽게 접근 가능한 절차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메타는 이를 부인했다.

이어 유럽집행위원회는 12월 4일 왓츠앱에서 제3자 인공지능 도구를 차단하는 메타의 정책이 EU 경쟁 규정을 위반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반독점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유럽의회 의원 헬무트 브란트슈테터는 X에 벌금을 부과한 EU의 결정을 비난한 밴스의 게시물에 반박했다.

그는 12월 5일 X에 “유럽에는 검열이 없으며, 모두가 우리 규칙을 따라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유 언론과 싸우며 신문사와 방송국을 고소한다. 그러니 당신들이나 잘하시라”고 썼다.

이에 대응해 세라 B. 로저스 국무부 차관은 X에 영상을 올리며 최근 유죄 판결을 받은 강간범을 “역겨운 강간범 돼지”라고 불렀다가 그 강간범보다 더 무거운 징역형을 선고받은 독일 여성 사건을 언급했다. 이 여성은 독일 법에 따라 모욕죄와 범죄적 협박죄로 유죄 판결을 받아 주말 구금형을 선고받은 반면, 강간범은 나이를 이유로 집행유예를 받아 수감되지 않았다.

로저스는 “브란트슈테터 의원, 그럼 뭐가 맞는 건가? 유럽에는 검열이 없나? 아니면 우리 모두가 당신들의 규칙을 따라야 하나?”라고 반박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