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美 전쟁장관, ‘미국 우선’ 국방전략 공개…“트럼프는 레이건 계승자”

2025년 12월 08일 오후 12:33
피트 헤그세스 전쟁장관이 2025년 12월 6일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열린 레이건 국방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 Caylo Seals/Getty Images/연합피트 헤그세스 전쟁장관이 2025년 12월 6일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열린 레이건 국방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 Caylo Seals/Getty Images/연합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장관은 12월 6일(이하 현지시간) 2025년 레이건 국방포럼(2025 Reagan National Defense Forum) 기조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국방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전쟁부는 타국의 민주주의 건설, 개입주의, 목표가 불분명한 전쟁, 타국의 정권 교체, 기후변화, 워크(woke) 도덕주의, 타국을 위한 국가 건설에 한눈팔지 않을 것이다. 대신 우리 나라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을 최우선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쟁부가 서반구에서 미국의 힘을 강화하고, 중국을 억지하며, 세계 다른 지역에서의 부담을 지역 동맹국과 파트너들에게 이양하고, 미국 무기 산업을 전면 개편함으로써 이러한 외교 안보정책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백악관이 12월 5일 발표한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의 연장선 위에서 나온 것이며, 전쟁부가 준비 중인 보다 상세한 국방전략의 예고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연설 내내 때때로 트럼프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을 비교했다. 그는 트럼프를 레이건 유산의 “정당한 계승자”로 지칭했다.

그는 “레이건 대통령의 강력하면서도 집중적이고 현실적인 국방 정책을 물려받아 복원한 사람이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우선순위 전환

헤그세스는 전 세계 동맹국과 파트너들에게 부담의 분담을 요구하면서 각자 군사 강국으로서의 역사와 전통을 되살릴 것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 동맹국들은 어린아이들이 아니다. 그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스스로 할 수 있는 국가들”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트럼프 행정부는 나토 회원국들에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군사 및 국방에 할당할 것을 압박했다.

헤그세스는 유럽에서의 부담 분담과 함께, 공산주의 중국의 야심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 파트너들에게도 책임을 분담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을 지배하거나 굴욕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동맹국과 파트너들이 각자의 지역에서 안보 책임을 더 많이 떠맡도록 하면서, 트럼프는 미주 지역에 더 많은 초점을 두려 하고 있다.

백악관은 이를 먼로 독트린에 대한 “트럼프 보론(補論)”이라고 부른다. 그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국경을 넘나드는 카르텔을 표적으로 삼고, 관련 국가들에게 미국으로의 불법 이민과 마약 밀매를 차단하는 데 협조할 것을 요구한다.

이미 미군은 남미와 중미 인근 해역에서 활동 중인 마약 밀매 의심 선박에 대해 수차례 치명적인 공격을 실시했으며, 트럼프는 지상 목표물에 대한 추가 군사 작전 가능성을 제기했다.

헤그세스는 포럼에서 “먼로 독트린이 시행 중이며, 트럼프 보론 아래 이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서반구에서 우리의 힘과 우월성을 회복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말했다.

상원 민주당 의원들과 랜드 폴 상원의원(공화-켄터키주),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공화-알래스카주)은 최근 라틴아메리카 인근에서의 마약 운반선에 대한 공격에 이의를 제기하며, 이 지역에서 의회 승인 없는 추가 군사 작전을 제한하려 했다. 이 법안은 49대 51로 부결됐다.

워싱턴포스트는 헤그세스가 9월 2일 마약 밀매 의심 선박을 표적으로 한 공격 이후 표류 중인 생존자들에 대한 후속 공격을 명령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후 이 작전들은 최근 며칠간 의회와 언론의 추가적인 조사를 받았다. 논란 속에서 헤그세스는 후속 공격 결정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작전 지휘관인 프랭크 브래들리 해군 제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12월 4일 브래들리를 비공개 회의로 소환해 9월 2일 공격에 대한 증언을 들었다. 의원들은 이 사건을 두고 여전히 의견이 갈리고 있다.

프랭크 브래들리 해군 제독이 2025년 12월 4일 미 국회의사당을 떠나고 있다. │ Anna Moneymaker/Getty Images/연합

12월 6일 레이건 국방포럼의 한 패널 토론에서 하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애덤 스미스 하원의원(민주-워싱턴주)은 이 지역을 통한 마약 밀매를 저지하려는 노력은 지지하지만 최근 작전에 대해서는 우려를 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마약을 막고 싶다. 그러나 이것이 정확히 최선의 방법인지는 확신하지 못하겠다. 작전의 합법성이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상에게 사형을 선고하기로 결정했고, 적법 절차도, 상당한 이유도, 의회 승인도 없이 판사이자 배심원이며 집행자가 되려 한다”고 지적했다.

헤그세스는 기조연설 내내 카리브해와 동태평양에서 진행 중인 군사 작전에 대한 비판을 일축했다.

그는 “우리 국경은 미국 본토의 첫 번째 방어선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 방어선이어야 한다.그래서 우리는 서반구 전역에서 카르텔에 맞선 싸움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기 산업 개편

미국 무기 산업을 전면 개편하라는 요구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처음 나온 것이 아니다.

최근 몇 년간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역의 수많은 분쟁 속에서, 전략가들과 정책 입안자들은 미국 무기 산업이 기존 무기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고 전장에서 진화하는 새로운 위협에 보조를 맞춰 혁신할 수 있을지 우려를 제기해 왔다.

지난해 전쟁부는 비용 문제와 어떤 성능을 갖춰야 하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려 M10 부커 경전차와 콘스텔레이션급 호위함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11월 헤그세스는 전쟁부가 무기 조달 절차를 개선하고 국내 무기 산업을 강화하기 위한 일련의 개혁안을 제시했다.

앤드루 너스(오른쪽) 앤두릴 인더스트리스 해양 부문 성장전략 책임자가 2025년 12월 5일 캘리포니아주 코스타메사에 있는 앤두릴 본사를 방문한 피트 헤그세스 전쟁장관과 다이브-XL 수중 자율 무인 장비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Ryan Morgan/The Epoch Times

헤그세스는 12월 6일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가 본 적 없는 가장 강력한 군대, 가장 강력하고 가장 치명적이며 가장 철저히 미국산 무기로 무장한 군사력을 유지하고 가속화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자유의 무기고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건 국방포럼 연설 전날, 헤그세스는 남부 캘리포니아 전역의 방위 산업 시설들을 둘러봤다.

첫 방문지에서 그는 캘리포니아주 코스타메사에 있는 앤두릴 인더스트리스 본사를 둘러봤다. 그곳에서 그는 공군이 협력 전투기 프로그램을 위해 검토 중인, YFQ-44 퓨리로 알려진 무인 전투기 제작 현장을 지켜봤다. 앤두릴은 또한 다이브-XL 수중 자율 무인 장비와 이글아이 증강현실 헬멧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앤두릴 창업자 팔머 러키는 자신의 회사가 많은 무기의 제조 공정을 단순화하려 한다며, 정교하지만 만들기 어려운 시스템에서 벗어나 빠르게 생산하고 개선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많은 시스템을 자동차 산업에서 볼 수 있는 기계 유형과 기술 수준으로 제조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앤두릴 시설 방문 중 헤그세스는 이 회사의 혁신적 생산 방식을 칭찬했다.

그는 “우리는 경쟁할 것이고, 빠르게 움직일 것이며, 개방형 구조를 채택하고, 혁신하며, 규모를 키우고, 비용 효율적으로 일할 것이다. 앤두릴이 바로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트 헤그세스 전쟁장관이 2025년 12월 5일 캘리포니아주 토런스의 해드리안 제조 시설에서 열린 기술 시연에서 위성 부품 밀링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 Ryan Morgan/The Epoch Times

앤두릴 방문을 마친 후, 헤그세스는 캘리포니아주 토런스에서 해드리안이 운영하는 제조 시설을 들렀다. 이 회사는 항공우주 및 방위 산업 파트너들을 위한 정밀 부품을 생산하는 고도로 자동화된 공장을 운영한다.

헤그세스 방문 중 해드리안은 생산 공정을 선보이며 장관에게 알루미늄 블록을 CNC 밀링 머신에 장착해 위성용 테스트 부품을 조립하도록 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