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중국 공산당이 션윈 관람을 막으려는 이유

2025년 11월 23일 오후 3:44
션윈 공연은 5000년 중국 문화를 생생하게 되살려 내고 있다. | Kim Guk-Hwan/The Epoch Times션윈 공연은 5000년 중국 문화를 생생하게 되살려 내고 있다. | Kim Guk-Hwan/The Epoch Times

션윈예술단(Shen Yun Performing Arts)이 창단한 직후, 중국 공산당은 미국에서 새롭게 등장한 이 단체를 빠르게 무대에서 밀어낼 수 있다고 확신했다.

공산당 관리들은 ‘경쟁 단체’를 대거 만들어 시장을 포화시키면 션윈이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계산했다. 실제로 그들은 60개가 넘는 공연단을 조직해 시장에 내보냈고, 관객들이 뉴욕 기반의 ‘반체제 인사들’이 “5000년 중화 문명을 부활시키겠다”며 만든 공연보다 중국 정부의 공식 지원을 받는 공연단을 더 선호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완전히 달랐다.
국가가 지원한 공연단들은 이렇다 할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고, 지금은 기억하는 사람조차 드물다. 반면 션윈은 올해로 20주년을 앞두고 있으며, 매 시즌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전석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단순한 공연 성공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중국 공산당이 왜 그토록 집요하게 션윈 공연을 방해하려 하고, 심지어 관객이 공연장에 들어서지 못하게 막으려는 것일까? 그리고 션윈이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 이유와 공산당의 두려움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공산당의 ‘가장 큰 금기’를 건드린 션윈

중국 공산당은 션윈이 창단될 때부터 그 존재를 주시해 왔다. 이는 공산당이 션윈의 공연 내용을 알기 전부터 반대했다는 의미다.

션윈의 공연은 중국의 50여 개 소수민족의 사라져 가는 문화를 되살린 민속·민족 무용, 창조주·천국·삶의 의미를 노래하는 벨칸토 성악곡, 그리고 중국 역사 속 영웅과 군주들을 묘사한 서사적 무용극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콘텐츠는 중국 공산당이 억압하거나 왜곡해 온 문화·신앙·역사와 상충하고 있다.

션윈 무용수들이 무대에서 중국 고전무용을 선보이고 있다. | Courtesy of Shen Yun Performing Arts

그러나 공산당이 처음부터 션윈을 적대시한 이유는 공연 내용이 아니었다.
그 결정적인 이유는 션윈 단원들이 파룬궁(法輪功) 수련자이기 때문이었다. 파룬궁(파룬따파)은 ‘진·선·인(眞·善·忍)’을 핵심 원칙으로 하는 명상·심성 수련으로, 중국 밖에서는 일반적으로 하나의 종교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중국 내부에서는 국가가 통제하지 않는 종교는 활동이 금지되어 있으며, 파룬궁 수련자들은 1999년 이후 잔혹한 탄압의 대상이 되었다.

국제 인권단체들과 에포크타임스가 수년간 축적해 온 자료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파룬궁 수련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체포, 강제 노동, 고문, 사상 개조, 그리고 심지어 생체 장기 적출까지 포함되어 있으며, 이러한 박해는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파룬궁은 1990년대 초 중국 전역에 공개되었고, 단기간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중국 정부의 공식 추산에 따르면 1990년대 말에는 파룬궁 수련 인구가 7천만~1억 명에 달했다. 당시 중국의 거의 모든 도시 공원에서는 파룬궁의 다섯 가지 동작을 수련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고, 전국민이 이 기공 형태의 수련법을 알고 있을 정도였다.

중국에서 파룬궁 박해가 시작된 것은 장쩌민 당시 중국공산당 총서기 집권기였다. 내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장쩌민은 파룬궁에 대해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의 적대감과 질투심을 갖고 있었으며, 이러한 감정은 곧 국가 차원의 탄압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혐오를 넘어 자신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도 있었다. 공산정권이 톈안먼 대학살, 문화대혁명, 대기근 당시의 민간인 탄압 등 10~20년 주기로 대규모 진압을 반복해 온 것처럼, 장쩌민은 국가 권력을 총동원하면 파룬궁을 단기간에 ‘말살’할 수 있다고 믿었다.

션윈예술단 단원들은 여러 해 동안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이 박해로 인해 겪어야 했던 고통을 증언해 왔다. 일부는 파룬궁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국 당국에 체포돼 고문과 강제노동을 당했고, 일부는 목숨을 걸고 중국을 탈출해야 했다. 또 어떤 단원들은 부모나 조부모가 신앙 때문에 납치되면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 비극을 겪었다.

파룬궁 수련자들이 2025년 7월 17일 미국 워싱턴에서 중국 공산당에 의해 박해로 숨진 수련자들을 추모하는  촛불 추도식에 참여하고 있다. | Larry Dye/The Epoch Times

오늘날 파룬궁은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수련되고 있으며, 2005년에는 중국 공산당의 전직 스파이이자 망명자가 파룬궁이 공산당 고위층을 얼마나 두렵게 만드는지 증언하기도 했다.

첸융린은 2001년 호주 주재 중국 영사관에서 파룬궁 수련자 감시 임무를 맡았으나, 결국 그들의 선량함에 감화되어 중국 당국의 해외 탄압 작전을 폭로했다. 그는 파룬궁이 중국 공산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라고 지적하면서도, 공산당 내부에서는 이를 ‘이길 수 없는 전쟁’으로 본다고 밝혔다. 파룬궁 수련자들이 계속 평화적인 시위를 이어왔고, 어떤 압박에도 수련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거 중국 공산당의 파룬궁 비방 캠페인에 강제로 참여했던 한 중국 언론인은 에포크타임스에, 공산당 관료들이 “살해를 제외한 모든 수단을 다 써봤다”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10년이 넘도록 션윈을 막는 데 실패하면서 오히려 이 캠페인이 공산당 내부에 막대한 좌절감을 안겨주었다고 증언했다.

외교적 압박에서 폭탄 협박까지

잃어버린 문명을 되살리겠다는 션윈의 미션은 그 자체로도 도전적이다. 그러나 그 문명이 중국 공산당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체계적으로 지우려 해온 문화라면 어떨까?

내부 관계자들은 파룬궁을 완전히 ‘근절하지 못한’ 현실이 시진핑 지도부에게도 중요한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시진핑이 해외 순방 중 파룬궁 시위나 션윈 광고를 마주하는 일이 없도록 해외 공작원을 총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션윈의 높은 국제적 인지도와 민주 국가의 표현의 자유는 이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2022년 내부 고발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시진핑은 여러 핵심 기관에 해외 파룬궁 탄압 강화를 지시했으며, 특히 국제적 노출이 큰 션윈을 우선 타깃으로 삼으라고 명령했다.
이 새로운 탄압 작전의 선봉은 중국 국가안전부(MSS)의 최고 요원 천이신(陳一新)이 맡고 있으며, 최소 14개 정부 부처가 연루된 것으로 에포크타임스는 확인했다. 여기에는 외교부, 문화부, 통일전선부,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그리고 1999년 장쩌민이 박해를 지휘하기 위해 만든 비밀경찰 조직 ‘610판공실’도 포함된다.

션윈 단원들은 단체가 창단 초기부터 다양한 형태의 괴롭힘을 받아왔다고 증언했다. 차량 타이어 절단부터 직접적인 살해 협박까지 그 방식도 다양했다.

실제로 차량을 겨냥한 물리적 공격도 여러 차례 있었다. 한 사건에서는 투어 버스의 타이어를 점검하던 정비사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고속도로 주행 중 폭발할 수 있는 형태의 손상’을 발견했다. 이는 수십 명의 공연단원을 태운 버스가 전복될 위험이 있는 매우 치명적인 공격이었다.


‘공산주의 이전의 중국’을 그려내는 공연예술단체 션윈을 겨냥한 방해 행위는 오래전부터 계속돼 왔다. 최근에는 션윈 투어버스를 대상으로 한 위협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 The Epoch Times

중국 당국은 오랫동안 외교적 압력을 활용해 션윈 공연을 취소하도록 각국 극장 또는 정부에 압박을 가해왔다. 유럽 현지 언론은 이런 시도를 ‘스캔들’로 보도하며, 외국 정부가 자신들의 예술 기준을 좌지우지하려 한다는 점에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여러 지역 관료들은 중국 대사관이 공연 취소 또는 션윈 보이콧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왔다고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실제로 압박에 성공한 사례도 존재한다.

2019년 스페인 마드리드의 로열 극장은 중국 정부의 외교적 압력에 굴복해, 예고 없이 션윈 공연을 취소한 것으로 조사 결과 확인됐다. 현지 비영리단체가 마드리드 주재 중국 대사관에 위장 전화를 걸어 녹취한 내용에는, 루판 스페인 주재 중국 대사가 극장 총지배인에게 “중국 시장을 잃을 수 있다”고 압박해 공연 취소를 이끌어냈다고 말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반복돼 왔다. 션윈 공연 주최 측은 공연 초기부터 여러 극장에서 공연 취소나 대관 거부를 마주해야 했다. 2023년에는 서울 주재 중국 대사관이 “KBS 등 한국 기관에 션윈 공연을 허용하지 말라고 통보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외교적 논란을 키웠다.

중국은 2016년 이후 문화 공연과 극장을 ‘일대일로’ 전략의 하위 의제로 포함시키며 해외 문화권력 확장에 박차를 가해왔다. 그 결과 설립된 ‘실크로드 국제극장연맹’은 현재 전 세계 130개 극장과 문화기관이 참여하는 네트워크로 성장했다. 중국은 이 연맹에 연간 2400만 명의 관객 유치 가능성을 제시하며 참여를 독려해 왔다.

중국 당국은 또한 허위·왜곡 정보 캠페인도 적극 활용해 왔다. 예를 들어, 중국 국영 베이징무용학원이 중국 고전무용을 “발명했다”고 주장하며 무용계를 상대로 잘못된 정보를 퍼뜨렸다. 실제로 중국 고전무용은 수천 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예술 형식이다. 중국은 온라인에서 션윈을 비방하는 선전을 확산시키기 위해 자동 생성 네트워크를 동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방해 행위가 ‘허위 테러 신고’ 방식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2024년 2월 워싱턴DC 케네디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는 션윈 공연 12회 일정이 시작되기 직전, 허위 폭탄 위협으로 인해 입장객이 건물에서 긴급 대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는 최근 1년간 전 세계 션윈 공연을 겨냥해 이어진 유사 위협과 동일한 패턴이다. 일부 사건에서는 법 집행기관이 해당 위협 메시지의 발신지가 중국임을 확인했다고 션윈 측은 전했다.

2025년 2월 24일 워싱턴 케네디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션윈 공연. 이 공연장은 2월 공연 중 하나에서 중국 공산당의 폭탄 협박으로 인해 강제로 관객을 대피시켜야 했다. | Lisa Fan/The Epoch Times

션윈 성공의 배경

에포크타임스는 2006년부터 션윈 공연에 대한 관객 반응을 취재해 왔으며, 반응은 대체로 매우 긍정적이고 때로는 깊은 감동을 담고 있었다. 관객들은 잃어버릴 뻔한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 헌신하는 예술가들의 태도와 높은 예술성에 박수를 보내 주었다.

션윈은 세계 최고 수준의 중국 고전무용단으로 꼽히며, 공연은 약 2시간 동안 15개 내외의 이야기 기반 무용극, 민족 및 민속무용, 중국어 벨칸토 창법으로 부르는 오리지널 성악곡 등으로 구성된다. 이 공연의 구성 요소는 여타 공연과 비교해 독창적이다. 무대와 스크린을 오가는 장면 전환을 구현한 특허 디지털 배경 시스템, 중국 전통 악기와 서양 오케스트라를 결합한 라이브 연주 등은 관객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션윈의 핵심 미션은 5000년 중화 문명의 부흥이다. 최근 이들은 이를 “공산주의 이전의 중국(China before communism)”이라는 슬로건으로 표현하고 있다.

지난 시즌 파리 공연을 관람한 한 회사 이사 프레데릭 에티엔은 무대에 대해 “장엄하고 다채로우며, 기쁨과 축제로 가득 찬 장면으로 스토리를 전한다”며 “가능한 한 많은 이들이 꼭 봐야 할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프리티 우팔라(배우, 전 미스 인디아 인터내셔널)도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 처음 션윈을 접했던 때보다 “지난 시즌 공연에서 더 큰 놀라움과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공연은 우리가 누구인지, 왜 이곳에 왔는지, 서로가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며 “관객들은 단순히 아름다운 경험을 하는 것이 아니라, 충만함과 긍정, 희망을 품고 공연장을 나서게 된다”고 말했다.

프리티 우팔라(배우, 전 미스 인디아 인터내셔널)가 2025년 5월 3일 캘리포니아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션윈 공연 관람 후 인터뷰하고 있다. | NTD

아르헨티나의 전 부통령 카를로스 루카우프 역시 공연의 작품성과 메시지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션윈 무대가 “그 자체로 압도적일 만큼 훌륭하며, 공산주의에 맞서는 메시지 또한 높이 살 만하다”고 말했다.

실제 공연장을 찾은 관객 중 상당수는 공연을 통해 “중국이 과거에 이토록 풍부한 전통과 문화를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중국에서 평생을 살아온 관객들에게서도 흔히 듣는 반응이다.

션윈 관객 중 중국인은 소수지만, 일부는 “중국에서 철저히 금지된 공연이라 궁금증에 보러 왔다”고 에포크타임스에 말하기도 했다. 이들의 평가 역시 대부분 긍정적이다. 중국에서 대만으로 공연을 관람하러 온 첸 씨는 공연을 ‘혼란스러운 현실에서 자신을 끌어내는 밧줄’에 비유하며 깊은 감동을 전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 통치 아래서 배웠던 역사에 대해 “션윈을 본다면 중국인들은 왜곡된 역사를 다시 돌아보게 될 것”이라며 “전통 속 미덕을 재발견하게 된다면 스스로의 행동을 성찰하고 변화하려 할 것이며, 이는 중국을 새로운 시대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큰 흐름에서 보면, 중국 공산당은 이야기의 아주 작은 일부일 뿐이다. 전 세계 관객들은 지난해 공연을 본 뒤, “공연 관람을 막으려는 중국 공산당의 시도가 오히려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공연을 직접 본 이후에는 그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고 한다.

중국 전문가이자 싱크탱크 선임연구원인 릭 피셔는 케네디센터에서 공연을 본 뒤 “5000년 중국 문화의 정수를 직접 목격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션윈이 보여주는 메시지에 대해 “중국 공산당이 세계와 갈등을 빚는 현실과 달리, 세계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긍정적 중국의 모습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션윈은 선하고 신성하며, 좋은 것을 창조하려는 중국 문화의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며 “중국 공산당은 이러한 비전을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릭 피셔 국제평가전략센터 선임연구원이 2025년 7월 17일 워싱턴 내셔널몰에서 열린 파룬따파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 집회는 중국 공산당의 파룬궁 박해 26년 중단을 요구하기 위해 열렸다. | Madalina Kilroy/The Epoch Times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