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상 최장 셧다운 종료, 트럼프 서명으로 정부 재개
2025년 11월 12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정부 재개를 위한 법안에 서명하고 있다. │ Brendan Smialowski/AFP via Getty Images/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 12일(이하 현지시간), 1월까지 정부 예산을 배정하는 양원을 통과한 법안에 서명했다. 이로써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정부 폐쇄를 공식적으로 종료시켰다.
그는 법안에 서명하기 직전 집무실에서 “오늘 우리는 절대 강요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를 장기간 폐쇄시킨 대치 상황을 초래했던 민주당의 요구를 언급한 것이다.
그는 또한 정부 폐쇄를 가능하게 했던 상원의 필리버스터를 폐지하라는 요구를 반복했다. 상원 자체 규칙은 토론을 종결시키고 표결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60표가 필요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은 현지 시간 오후 10시 25분경 법안에 서명했는데, 이는 하원이 초당적 표결로 법안을 통과시킨 지 약 2시간 후였다.
이는 43일째를 맞은 정부 폐쇄를 공식적으로 종료시키는 것으로, 폐쇄가 43일을 채우기 1시간도 안 남은 시점이었으며,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긴 기록이다.
트럼프의 서명으로 한 달 넘게 급여를 받지 못한 연방 공무원들에 대한 미지급 급여가 신속히 처리될 것이며, 무급 휴직된 연방 직원들은 복직할 것이다. 이 법안은 또한 정부 폐쇄로 지연됐던 보충영양지원프로그램(SNAP) 및 기타 식량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1년간의 예산 지원을 보장한다.
이는 또한 미국 항공 여행이 점진적으로 정상화될 것임을 의미한다. 항공 여행은 항공 관제사들의 결근과 안전 우려로 인한 연방항공청(FAA)의 이륙 제한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하원은 동부 표준시 오후 8시 20분경 222 대 209로 이 법안을 승인했다. 6명의 민주당 의원이 이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재러드 골든(메인-민주당), 애덤 그레이(캘리포니아-민주당), 돈 데이비스(노스캐롤라이나-민주당), 헨리 쿠엘라(텍사스-민주당), 톰 수오치(뉴욕-민주당), 마리 글루센캠프-페레스(워싱턴-민주당) 의원이 그들이다.
2명의 공화당 의원, 토머스 매시(켄터키-공화당)와 그렉 스튜브(플로리다-공화당)는 법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그에 앞서 상원은 11월 10일 민주당 소속 의원 8명의 지지를 받아 이 법안을 통과시켰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루이지애나-공화당)은 하원 표결 직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에게 “민주당은 이것으로 아무것도 달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부 예산을 2026년 1월 30일까지 연장해 43일간의 폐쇄를 끝내는 것 외에도, 이 법안은 농무부, 재향군인부, 입법부를 포함한 3개 정부 부문에 2026년 9월 30일까지의 예산 전액을 지원한다.
또한 보충영양지원프로그램과 산하 여성∙영유아∙아동 프로그램에 대한 연간 예산 전액이 포함돼 있다. 이들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지원은 정부 폐쇄로 지연돼 왔다.
상원의원 배상금 조항 논란
하원 표결에 앞서 많은 공화당 의원이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법안의 논란이 되는 조항을 비난했다. 이 조항은 자신도 모르게 전화 기록이 조회된 상원의원들이 정부를 고소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구체적으로, 입법부 예산 법안에 포함된 이 조항은 연방 법 집행기관이 판사의 승인을 받은 경우를 포함해 상원의원들에게 통지하지 않고 전화 기록을 조회할 경우 정부를 고소하여 최소 50만 달러의 배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다.
존슨 하원의장은 자신이 소속된 공화당에서 이 법안에 대한 불만이 분명해지자, 상원이 넣은 이 조항을 철회하는 단독 법안을 나중에 따로 신속 처리하겠다고 의원들에게 약속했다.
문제가 된 이 조항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발부된 소환장과 관련이 있다. 당시 FBI는 2020년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던 시도들을 조사하면서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전화 기록을 몰래 확보했다.
이 조항은 모건 그리피스(버지니아 공화당) 의원을 포함한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그는 법안에 대한 하원 규칙위원회 청문회에서 법안의 해당 부분에 대한 민주당의 반대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존 로즈(테네시-공화당) 의원도 하원 본회의 연설에서 상원의 이 조항에 반대 의견을 냈다.
그는 바이든의 법무부(DOJ)가 2020년 선거와 2021년 1월 6일 국회의사당 난입 사건에 대한 조사에서 월권을 저질렀다는 다른 많은 공화당 의원의 의견에 동의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법안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선출직 공직자도 좌파 관료와 판사들의 정치적 계산으로 인해 피해를 봤다고 해서 그것으로 이득을 취해서는 안 된다. 미국 납세자들에게 이 법안의 재원을 부담시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11월 12일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존슨은 상원 법안의 이 조항에 “놀랐다”고 말하며, 하원의 많은 이들이 “이에 대해 강한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의 스튜브 의원은 표결에 앞서 이 법안에 반대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상원이 존슨의 제안을 고려조차 할지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X에 “상원은 절대로 하원의 수정 법안을 다루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상원이 하원을 압박하도록 놔둬서는 안 되는 이유”라고 적었다.
11월 12일의 이 법안에 대한 일련의 표결은 8주 만에 처음으로 하원의원 전원이 국회의사당에서 공식 업무를 위해 회의를 연 것이다.
이는 또한 초선 의원 아델리타 그리할바(애리조나-민주당)가 참여한 첫 표결이기도 했다.
이 의원은 아버지 라울 그리할바 의원(애리조나-민주당)이 작고하자 보궐선거에 출마, 승리한 지 7주 이상 지나서야 선서를 했다.
그리할바의 취임은 법무부가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 파일을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강제처리청원에 최종 서명을 제공하겠다는 그녀의 약속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존슨은 하원이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킨 후 회기를 정회했는데, 민주당은 이것이 상원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월에 또 폐쇄될 수도”
정부 폐쇄를 초래하고 지속시킨 주요 쟁점은 건강보험 문제였다.
로사 델라우로 하원 세출위원장(코네티컷-민주당)에 따르면 이 문제가 1월에 또 다른 정부 폐쇄를 초래할 수 있다.
그녀는 “우려된다. 1월 30일에 우리는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우리는 9개의 세출 예산안이 더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일명 ‘오바마케어’로 알려진 ACA(Affordable Care Act)는 저소득층과 중산층이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2021년 바이든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기존 ACA 보조금을 대폭 인상했는데, 올해 12월 31일이 만료 예정일이다. 만료되면 보험료가 평균 114% 급등해 연간 888달러(약 130만원)에서 1904달러(약 280만원)로 오르며, 2400만 명이 영향을 받는다.
민주당은 그동안 정부 폐쇄 종료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보조금의 1년 연장을 요구해 왔다. 공화당은 부유층까지도 보조금을 받고 불법 체류자들도 그 혜택을 받는다고 비판하며, 수혜자들에게 선별적으로 직접 지급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여러 민주당 의원들은 규칙위원회와 이후 하원 본회의에서 내년에 수천 달러의 보험료 인상에 직면한 유권자들의 사연을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뉴욕-민주당)는 11월 11일 저녁 ACA 보조금을 3년 연장하는 수정안을 제출했다. 이 법안은 부결됐으며, ACA 보조금 연장을 법안에 첨부하려는 민주당의 다른 시도들도 실패했다.
공화당은 ACA 보조금에 대한 다수의 대안들을 제시했다.
이러한 제안 중 하나는 트럼프가 제시한 것으로, ACA 보조금 대신 직접 지급금이나 환급 수표를 제공하는 것이다.
빌 캐시디 상원의원(루이지애나-공화당)은 ACA 보조금 재원을 건강저축계좌와 유연지출계좌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공화당)은 의료 관련 목적으로 주정부에 포괄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러한 제안들이 공화당 내에서 충분한 지지를 얻을지는 현재 불확실하다.
상원은 11월 10일 예산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7명의 민주당 의원과 1명의 무소속 의원이 한 명을 제외한 모든 공화당 의원들과 함께 찬성했다. 재키 로젠(네바다-민주당), 캐서린 코르테스 마스토(네바다-민주당), 팀 케인(버지니아-민주당), 존 페터먼(펜실베이니아-민주당), 매기 해선(뉴햄프셔-민주당), 진 샤힌(뉴햄프셔-민주당), 딕 더빈(일리노이-민주당), 그리고 민주당과 협력하는 앵거스 킹(메인-무소속) 상원의원이 그들이었다.
샤힌 상원의원은 11월 9일 저녁 예산안에 찬성표를 던진 후 기자회견에서 ACA 세금 공제 연장이 승인되지 않으면 민주당이 1월에 정부를 다시 폐쇄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11월 12일 하원이 예산안을 통과시킨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존슨은 ACA 보조금 연장에 대한 표결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하기를 거부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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