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EU,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 사용 금지 추진…중국 강력 반발

2025년 11월 12일 오전 7:20
화웨이 로고 | Chen Bozhou/The Epoch Times화웨이 로고 | Chen Bozhou/The Epoch Times

유럽연합(EU)과 중국 간의 경제·무역, 정치 관계가 점점 긴장되는 가운데 EU는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들이 초래할 수 있는 국가안보 위험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회원국의 이동통신망에서 화웨이와 중싱(ZTE) 등 중국산 통신 장비를 단계적으로 제거하도록 하는 계획을 마련 중이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11일(이하 현지시간) “법적 근거가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베이징의 인프라 통제 방지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헨나 비르쿠넨은 각 회원국이 집행위가 제시한 보안 지침을 반드시 따르도록 할 방침이다.

그는 2020년에 제시된 “이동통신망에서 고위험 공급업체 사용 중단” 권고안을 법적 구속력을 가진 의무 조항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들에 핵심 인프라 통제권을 넘기는 것이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영국과 스웨덴은 이미 수년 전부터 중국산 장비 사용을 금지했지만, 스페인과 그리스 등 일부 국가는 여전히 이를 사용 중이다.

EU가 회원국들에 금지 명령을 내릴 경우, 유럽 내 통신 인프라 시장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까지 EU 집행위와 화웨이는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중국 외교부 대변인 린젠(林劍)은 11일 “법적·사실적 근거가 없는 조치로, 시장 원칙과 공정 경쟁 규칙을 위반한 것”이라며 “EU는 중국 기업에 공정한 경쟁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중국산 전기버스, 안전 우려 고조

통신장비에 이어 중국산 전기버스의 안전성 문제가 유럽 각국의 새로운 안보 우려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현재 자국 내에서 운행 중인 수백 대의 중국산 전기버스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는 차량의 제어 시스템이 외부에서 원격으로 접근하거나 조작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뿐 아니라 노르웨이에서도 중국 버스 제조사 위통(Yutong)이 생산한 버스가 중국 정저우(鄭州)에 있는 본사에서 원격으로 제어될 수 있으며, 심지어 차량을 정지시키거나 시동을 걸지 못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소식은 북유럽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고, 덴마크 정부 또한 즉시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위통은 이미 영국 시장에 약 700대의 버스를 공급한 상태다.
이에 대해 영국 교통부는 “노르웨이와 덴마크 당국이 어떤 기술적 근거로 조사를 진행 중인지 확인하기 위해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닌 국가 인프라 보안과 직결된 사안으로 보고 있으며, 유럽 각국이 중국산 차량과 장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정책 검토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영국 노동당의 국회의원 스탠 뱅크는 “영국 도로를 달리는 중국산 전기차가 점점 더 큰 국가안보 위험이 되고 있다”며 “공급업체가 원격으로 차량 제어 시스템에 접근하거나 조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영국 정부에 중국산 전기차 수입의 보안 리스크를 재평가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중국산 전기차의 국가안보 위험에 대한 대응에서 미국은 상대적으로 한발 앞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올해 1월 14일, 중국산 네트워크 연결형 차량(Connected Vehicles)과 그 관련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시스템의 수입과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상무부는 성명에서 “중국산 차량과 그 기술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과도하고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한다”며 이번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