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자유 검열’ 혐의로 前 EU 집행위원 등에 비자 금지
2023년 6월 22일 샌프란시스코 유럽연합 사무소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발언하고 있는 EU 역내시장 집행위원 티에리 브르통. │ Josh Edelson/AFP via Getty Images/연합 미국 국무부는 전(前) 유럽연합 집행위원과 여러 활동가를 포함한 5명의 유럽 인사들에게 비자 제한 조치를 부과했으며, 이들이 미국 기술 플랫폼들에 압력을 가해 미국인들의 언론의 자유를 조직적으로 검열하려 했다고 비난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12월 23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이 조치는 EU, 프랑스, 독일로부터 즉각적인 비난을 받았으며, 디지털 규제와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대서양 양안 관계를 더욱 긴장시켰다.
이 여행 제한 발표는 미국이 유럽연합 디지털서비스법(DSA)을 반대하는 가운데 나왔다. 유럽 관리들은 이 법이 혐오 발언, 잘못된 정보, 허위정보와 싸우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워싱턴과 다른 비판자들은 이 법이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고 미국 기술 기업들에 비용을 부과한다고 말한다.
비자 금지에 대해 루비오는 대상이 된 개인들이 “미국 플랫폼들을 강압해 자신들이 반대하는 미국인의 견해를 검열하고, 수익을 박탈하고, 억압하려는 조직적 노력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루비오는 “급진 활동가들과 무기화된 NGO들”이 미국인 발언자들과 미국 기업들을 겨냥한 외국의 검열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그들의 활동이 미국에 “심각하게 부정적인 외교정책상의 결과”를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은 미국 주권에 대한 어떠한 침해도 거부한다고 덧붙이며, 해당 개인들이 미국에 체류 중일 경우 국토안보부가 추방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미국인의 발언을 겨냥한 외국 검열자들의 역외적 월권도 예외가 아니다. 국무부는 다른 외국인들도 방향을 바꾸지 않을 경우 오늘의 명단을 확대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前 EU 집행위원도 대상자에 포함
루비오는 미국 입국 금지 대상 개인들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사라 로저스 국무부 공공외교 차관이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그들을 확인해 주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EU 역내시장 집행위원을 지내고 EU의 디지털 규정집의 핵심 설계자였던 전 프랑스 재무장관 티에리 브르통이다.
로저스 차관은 브르통을 DSA의 “주모자”로 묘사하고, 그가 소셜미디어 플랫폼 X와 관련된 콘텐츠 관리 분쟁을 둘러싸고 일론 머스크를 포함한 미국 기술 기업 경영진들을 위협했다고 비난했다. 브르통과 머스크는 EU 기술 규정을 둘러싸고 반복적으로 공개 충돌했으며, 머스크는 한때 브르통을 “유럽의 폭군”이라고 조롱했다.
브르통은 X의 게시물에서 미국의 비자 금지 조치에 반발하며, DSA를 옹호하고 워싱턴이 “마녀사냥”을 영속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매카시의 마녀사냥이 돌아왔는가?”라며, “상기하자면, 우리의 민주적으로 선출된 기구인 유럽의회의 90%와 27개 회원국 모두가 만장일치로 DSA에 찬성표를 던졌다. 우리의 미국 친구들에게 전한다. ‘검열은 당신들이 생각하는 곳에 있지 않다'”고 적었다.
활동가, NGO들도 비자 금지 대상
비자 금지 대상에 포함된 다른 사람들은 미국에 본부를 둔 디지털 혐오 대응 센터의 최고경영자 임란 아메드, 독일 비영리단체 헤이트에이드의 안나-레나 폰 호덴베르크와 조세핀 발롱, 그리고 글로벌 허위정보 지수(GDI)의 공동 창립자 클레어 멜포드이다.
로저스 차관은 멜포드 등이 온라인 발언을 혐오나 허위정보로 근거 없이 낙인찍고, 공적 자금을 사용해 미국 언론을 블랙리스트에 등재하고 수익 박탈을 조장했다고 비난했다. 멜포드는 앞서 GDI의 목표가 “광고주들이 양극화를 부추기고 분열적인 콘텐츠에 자금을 지원하지 않도록 도와 유해한 온라인 콘텐츠의 비즈니스 모델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GDI 대변인은 비자 금지를 “비도덕적이고, 불법적이며, 반미국적”이라며, “언론의 자유에 대한 권위주의적 공격이자 정부 검열의 심각한 행위”라고 규정했다.
독일 법무부는 성명에서 두 명의 독일 활동가들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그들에 대한 비자 금지를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헤이트에이드는 온라인 혐오 발언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을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들은 “이것을 검열로 묘사하는 사람은 우리의 헌법 체계를 잘못 이해하는 것이다. 독일과 유럽의 디지털 공간에서 우리가 살아가고자 하는 규칙은 워싱턴에서 결정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미국의 비자 금지를 비난하고 DSA를 옹호하며, 성명을 통해 워싱턴에 이 조치에 대한 추가 정보를 요청하면서 EU가 경제 활동을 규제할 주권적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은 “우리의 디지털 규칙은 모든 기업에 안전하고 공정하며 공평한 경쟁의 장을 보장하고, 공정하게 차별 없이 적용된다. 필요하다면 우리는 부당한 조치에 맞서 우리의 규제 자율성을 방어하기 위해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X에 게시물을 올려 “비자 금지가 유럽의 디지털 주권을 훼손하려는 위협과 강압에 해당한다”며 우려가 섞인 의견을 표명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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