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EU, 中 전자상거래업체 쉬인·테무 등이 이용하는 면세 규정 폐지키로

2025년 11월 15일 오전 11:42
쉬인 로고와 온라인 쇼핑몰. 2024년 5월 16일 촬영. │ Dado Ruvic/Reuters/연합쉬인 로고와 온라인 쇼핑몰. 2024년 5월 16일 촬영. │ Dado Ruvic/Reuters/연합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11월 13일(이하 현지시간) EU 재무장관들이 기존 계획인 2028년 대신 이르면 내년부터 저가 소포 면세 제도를 종료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EU의 최소 면세 기준에 따르면 150유로(약 26만원) 미만의 수입 상품은 관세가 면제된다. 이 규정은 알리익스프레스, 아마존, 쉬인, 테무 같은 중국발 저가 제품을 판매하는 전자상거래 업체들에게 혜택을 주었다.

150유로 기준 폐지를 신속 처리하기로 한 결정을 발표하면서, EU 통상 집행위원 마로시 셰프초비치는 유럽 기업들이 이 규정을 “지체 없이” 폐지해 달라고 반복적으로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각료들이 “가능한 한 빨리 내년에” 이 규정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며, “현행 150유로인 최소 관세 면세 기준 폐지에 대한 정치적 합의에 도달한 것은 유럽이 공정한 경쟁과 자국 기업들의 이익 수호에 충실하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이전에 관세 제도 전면 개편의 일환으로 2028년에 최소 면세 기준을 폐지할 계획이었다.

새 계획에 따르면, 관세 개혁이 발효되는 2028년까지 전자상거래 소포에 대한 관세를 징수하기 위한 “간단하고 임시적인” 해결책이 마련될 예정이다.

이러한 변경 사항은 유럽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위원회에 따르면 2024년에 46억 개의 저가 소포가 EU 소비자들에게 배송되었다. 이는 2023년(24억 개)의 거의 두 배이고 2022년(14억 개)의 세 배 이상이다.

2024년 수치 중 41억 7천만 개, 즉 91%가 중국에서 왔으며, 이는 2023년의 19억 개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위원회는 “이러한 급증은 특정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의 극히 빠른 성장과 맞물려 있다. 특히 테무와 쉬인은 2024년에 몇 개월 만에 EU 시장에서 75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면서 EU 시장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새 관세 법안의 수석 협상가인 EU 의원 디르크 고팅크는 “우리는 이미 2024년 전체보다 더 많은 소포를 받았으며,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가 코앞에 다가왔다”고 말했다.

유럽 이사회는 최소 면세 기준이 EU 역외 기업들로 하여금 배송되는 물품을 더 작은 소포로 분할하도록 부추겨 환경 우려를 야기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규정이 악용되어 소형 소포의 약 65%가 가격을 과소 신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에포크타임스는 알리바바 그룹, 아마존, 쉬인, 테무에 논평을 요청했다.

올해 초 EU는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가 불법 제품 유통과 관련된 위험을 관리하는 데 실패했다고 판단했다. 쉬인은 최근 웹사이트에 아동을 닮은 성인용 인형을 올렸다가 논란에 휩싸여 있다.

저가 면세 상품 종료를 앞당기는 계획은 유럽 전역에서 환영을 받았다.

덴마크 경제장관 스테파니 로제는 “관세 면제 종료는 관세 회피를 위해 체계적으로 악용되어 온 오래된 허점들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의 온라인 소매업체 잘란도는 면제 제도 폐지가 신속히 처리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스웨덴과 독일의 소매 및 전자상거래 협회들은 이 제도 폐지가 더 공정한 경쟁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탈리아 패션 로비단체 콘핀두스트리아 모다의 루카 스불라티 회장은 150유로 미만의 소포에도 과세를 하는 것이 “우리 섬유 및 의류 산업의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800달러(약 120만원) 미만 소포의 면세 반입을 허용하던 최소 면세 정책을 폐지했고, 이로 인해 저렴한 중국 수입품이 유럽으로 더 많이 유입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EU 회원국들은 국가별 처리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는 EU가 최소 면세 정책 폐지를 더 빠르게 추진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루마니아는 저가 소포에 25레이(약 85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아돌포 우르소 이탈리아 산업장관도 11월 12일 패션 산업 보호를 위해 세금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유럽 소매 및 도매업체 로비단체인 유로커머스는 EU 전체에 통일된 수수료가 아닌 각국별 수수료가 EU 단일 시장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유로(약 3400원)의 수수료를 제안했지만, 언제 시행될지 또는 효과가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대형마트 그룹 까르푸의 알렉상드르 봉파르 최고경영자는 저가 소포에 대한 2유로 수수료는 “있으나 마나 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간 수백만 개의 소포를 처리하는 이탈리아 기업 포스테 이탈리아네의 마테오 델 판테 최고경영자는 11월 13일 “보통 시장은 적응하기 마련이다. 1유로나 2유로는 그런 플랫폼들의 매력을 실제로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