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챗 채팅도 감청” 前 중국 정보요원이 밝힌 中 공산당 해외 감시망
2025년 9월 3일 새벽,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이날 열릴 대규모 열병식을 앞두고 무장경찰이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 Pedro Pardo/AFP via Getty Images 전직 중국 국가안전부 요원, 소셜미디어 통해 해외 공작 폭로
“국가안전부 10국, 해외 거주 중국인 추적…유학생 정보원도”
공산주의 중국의 해외 정보 감시 실태가 내부자의 폭로로 드러났다. 중국계 플랫폼이 공산당의 눈과 귀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국가안전부(국안부) 소속 스파이였던 에릭(Eric·가명)은 지난 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중국 공산당 정권의 해외 감시 작전 방식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그는 “국안부 10국은 위챗(WeChat), 더우인(抖音·중국판 틱톡), 틱톡(TikTok) 등 중국계 플랫폼의 사용자 데이터와 개인 대화 내용을 직접 조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 당국은 이를 통해 해외 화교·유학생·반체제 인사들을 체계적으로 감시하고 있다”며 “이들 플랫폼이 사실상 중국의 ‘정보 수집 및 작전 수행 기반 시설’로 편입돼 있다”고 말했다.
에릭에 따르면 국안부 10국의 공식 명칭은 ‘대외보방(保防)정찰국’이다. ‘보방’은 보안과 방첩을 결합한 특유의 개념으로, 체제와 조직의 안정을 지키는 업무와 외부 세력의 침투·첩보 활동을 막는 업무를 모두 포함한다. 일반적인 국가안보 기관과 비교하면, 내부 조직원의 이탈 방지와 충성 관리에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국안부 10국의 임무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해외 주재 중공 기관 인사들의 변절·망명 방지 등 체제 내부 인물의 충성 관리이고, 다른 하나는 해외 반공 세력의 활동을 감시·무력화하는 것이다. 에릭은 “당(黨)의 눈이 모든 해외 화교에게 닿게 한다는 목표를 실행하는 부서”라고 설명했다.
국안부, 통일전선부·공안부와 협력해 다층 감시망 구축
해외에서 중공 정권의 안정을 유지하는 특수 부서답게 10국은 국안부 내 여러 부서의 자원을 동원할 권한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에 따르면 국안부 각 국은 고유한 영역을 관할한다. 1국은 민간인이나 과학자로 위장한 요원을, 2국은 공식 외교관 신분의 스파이를 관리한다. 12국은 통일전선 관련 부서와 협력하고, 14국은 통신·이메일 감청 등 기술 지원을 맡는다.
국안부 10국은 체제 내부 인사를 감시하고 해외 반공 인사를 무력화하는 임무 특성상, 국내외를 아우르는 입체적 정보망을 구축하기 위해 중국공산당 통일전선부와 공안부 등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에릭은 국안부 10국이 해외 반체제 인사에 대해 은밀한 첩보 수집부터 신체적·심리적 압박까지 복합적인 공작을 수행한다며, 우편물 가로채기와 지연, 이메일 해킹, 온·오프라인 협박 등을 사례로 들었다.
해외 중국인 커뮤니티와 유학생 집단도 국안부의 감시 및 통제 수단이다. 일부 중국인은 공산당 정권의 해외 공작에 협조해 눈과 귀 역할을 하는데, 중국인 유학생이나 활동가가 귀국 후 구금되거나 실종되는 사례 상당수가 국안부 10국의 해외 공작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중국인들의 발언과 행동, 사상을 해외에서까지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중국인에게 강요되는 위챗, 사실상 정권의 감청 도구”
에릭은 국안부 10국이 중국 내 플랫폼의 데이터 접근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챗, 더우인, 샤오훙슈(小紅書·중국판 인스타그램) 등이 주요 감시 대상이며, 특히 위챗이 가장 위험한 통신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해외 메신저를 차단해 자국민과 해외 화교가 위챗만 사용하도록 사실상 강제하고 있다”며 “10국은 개인 채팅 내역과 통화 기록까지 포함한 위챗의 모든 데이터를 조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 중국계 기업이나 조직이 해외에서 불법 활동을 벌일 때 직원들에게 중국산 소프트웨어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중국계 플랫폼의 보안 위험을 반증하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국안부는 민간 기업 활동을 해외 공작 자금 세탁과 위장 요원 침투에 활용한다. 지난해 중국 정보기술회사 안쉰(安洵·i-SOON)의 직원 8명과 이들을 감독한 중국 공안부 직원 2명이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기소됐다.
안쉰은 중국 공안부를 위해 외국 정부와 기업 최소 20곳을 해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내부 폭로에 따르면, 탈취된 자료에는 한국의 인구 데이터와 LG유플러스의 2019~2021년 통화 로그 데이터 3테라바이트(TB) 등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안쉰은 공안부를 위해 소셜미디어 계정을 해킹해 여론전을 수행하는 시스템을 개발한 것으로 FBI는 밝혔다.
중국 공산당 폭로 이어가는 전직 중국 정보요원 ‘에릭’
에릭은 전직 중국 공안부 요원으로, 현재 호주에 머물며 방송 출연과 소셜미디어 활동을 통해 중국 공산당의 해외 공작 실태를 폭로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호주 ABC의 탐사보도 프로그램 ‘포 코너스(Four Corners)’에서 “2008년부터 2023년 초까지 중국 공안부 정보기관에서 첩보 요원으로 근무하다 양심의 가책을 느껴 탈출했다”고 밝혔다.
호주 ABC 등 언론은 에릭이 제공한 문서, 암호화된 메시지, 재무 기록 등을 검토해, 그가 호주·캐나다·태국 등지에서 중국계 반체제 인사를 감시하고 추적하는 작전에 실제로 참여했을 가능성을 보도했다. 다만 그의 주장에 대해 “개연성 높은 내부 증언”이지만 “100% 검증된 사실로 보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중국 당국은 에릭의 주장과 호주 언론의 보도에 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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