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中사회안전부, 소셜미디어에 수시로 ‘간첩’ 경보…불안감 조성

비밀주의와 은밀한 작전으로 유명한 중국 국가안전부(MSS)가 요즘 ‘간첩 위협’에 대한 빈번하고 모호한 경고를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이러한 경고가 신뢰할 만한 국가안보 메시지라기보다는 정치적 연출에 더 가깝다고 말한다.
2025년 상반기에만 MSS는 공식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최소 10개의 성명을 발표했으며, 자국의 해군 기지를 노출했다고 의심하는 라이브스트리머부터 학교 방송 시스템에 대한 외국의 해킹 시도까지 모든 것에 대해 경고를 발했다.
그러나 이러한 각각의 공지는 중요한 세부사항이 다 빠져 있다. 이름, 위치, 시간대, 기술적 설명 등은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MSS는 한 부동산 라이브스트리머가 “두 달 반 동안 수십 차례의 라이브스트림을 통해” 중국 군함의 움직임을 유출했다고 비난했다.
국가안전부는 해당 개인의 이름이나 사용한 플랫폼을 밝히지 않았으며, 어떤 구체적인 정보가 유출되었는지도 설명하지 않았다. 7월 5일 발표된 이 공지는 MSS의 위챗 계정에 게시되었으며, 주목할 점은 댓글 섹션이 빠르게 비활성화되어 대중의 참여나 검토 기회를 차단했다는 것이다.
세부사항의 결여는 중국 네티즌들과 연구자들 사이에서 조롱과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중국 광시의 한 대학에서 사이버보안을 연구하는 루즈창(가명)은 에포크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공산당(CCP)의 이런 식의 행태가 공개적 담론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공산당은 댓글 섹션을 차단함으로써 대중이 국가안보에 관한 중요한 대화에 참여하는 것을 방해한다”며,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들이 이런 이야기들 중 일부를 지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루는 또한 MSS 주장의 논리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오늘날의 위성 기술로는 외국 군사 강국들이 해안선 이미지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세밀하게 포착할 수 있다. 외국 정부들이 알지 못하는 것을 누군가가 콘도 발코니에서 도대체 무엇을 유출할 수 있겠는가?”라고 물으며, “MSS가 댓글을 차단한 것은 조롱받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 내용이 없는 사이버 공격 주장
단 이틀 후인 7월 7일, MSS는 또 다른 모호한 경고를 발표했는데, 이번에는 비디오 메시지 형태였다. 해외에 기반을 둔 반중국 단체가 외국 서버를 사용해 중국 한 고등학교의 내부 방송 시스템을 해킹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 비디오는 가상 경찰관 캐릭터가 이 공격 혐의를 “대규모, 고빈도, 지속적”이라고 묘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이전 경고와 마찬가지로, 이 발표도 구체적인 세부사항이 빠져 있었다. 어떤 학교도 명시되지 않았다. 공격 방법도 설명되지 않았다. 증거도 제시되지 않았다. 비디오의 댓글 섹션 역시 비활성화됐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디지털 분석가 지광위안(가명)은 에포크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발표들이 2023년 7월 발효된 개정 반간첩법과 함께 시작된 광범위한 정치적 전략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 이후 중국공산당은 시민들이 외국 간첩을 신고하도록 독려하고 모호한 혐의로 외국인, 특히 중국 내 일본 기업인들을 공개적으로 구금하는 포괄적인 ‘반간첩’ 선전 운동을 시작했다. 그에 따르면, 이러한 행동들은 국가 안보보다는 정치적 서사(narrative)를 만들어내는 것에 더 가깝다.
그는 “이는 그들의 ‘애국주의 교육’을 추진하기 위해 정치적 메시지를 강화하고, 외적(外敵)에 대한 대중의 편집증을 조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애국주의 교육’은 학교와 언론에서 이념적 통제를 강화하려는 중국공산당 총서기 시진핑의 핵심 정책이다.
지광위안은 MSS의 메시지를 일반 중국 시민들이 서방을 적대시하도록 만들려는 계산된 노력의 일부로 보고 있다.
그는 당국이 자국 관광객들에게 해외에서 외국 법집행기관과 협력하지 말라고 경고한 최근의 사례를 지적했다. 관광객들은 어떤 문서에도 서명하는 것을 피하고 대신 중국대사관에 연락하라고 지시를 받았다.
그는 그런 표현을 애국주의로 위장해서 “선제적으로 적대감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묘사했다.
공포 메시지
에포크타임스가 중국공산당 검열관들이 통제하는 위챗과 웨이보를 포함한 MSS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검토한 결과, 1월부터 시작된 유사한 경고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MSS는 외국 간첩들이 온라인에서 가짜 신분을 사용해 중국인들을 침투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른 게시물들은 공무원, 연구자, 대학생들이 주요한 “간첩 모집”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경고는 QR 코드와 악성 링크가 사용자의 기기에 스파이웨어를 설치할 수 있다고 사용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춘절 연휴 직전에는 MSS가 출국하는 중국 여행객들에게 외국의 영향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촉구하는 경보를 발령했다. 연휴 후에는 귀국하는 근로자들에게 민감한 문서를 적절히 폐기하라고 조언하는 또 다른 게시물을 올렸다.
4월에는 당국이 기관의 네트워크가 보안상 취약하다는 혐의를 부각했다.
5월에는 스마트 홈 기기가 원격 감시나 통제에 사용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달 말, MSS는 온라인 콘텐츠 제작자들이 클릭을 위해 ‘반간첩 이야기’를 조작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일부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7월에 발표된 두 개의 모호한 보안 경고는 이 장기간 지속된 캠페인의 최신 사례일 뿐이다.
이러한 패턴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작년 8월부터 12월까지 MSS는 외국 정보기관들이 소셜미디어 조작, 봇 네트워크, 하이재킹된 전자기기, 심지어 크라우드소싱 정보 수집을 통해 중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유사한 경고를 퍼부었다.
그러나 이러한 메시지의 빈도에도 불구하고, 중국 네티즌들은 점점 회의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이 소셜미디어에서 MSS가 비밀 정보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하고 대신 홍보 부서로 변했다며 조롱하고 있다. 그 메시지가 국가를 안전하게 지키는 것보다는 대중을 통제선 안에 두는 것에 더 가까워 보이기 때문이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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