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무역전쟁 확전’ 막았다…관세 인하·희토류 유예 합의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로이터/연합 6년 만의 미중 정상회담, 경제·안보 갈등 완화 신호
펜타닐 차단·농산물 구매 등 실리 중심 합의…전략 경쟁은 여전
미국과 중국이 6년여 만에 가진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무역·안보 분야에서 중요한 합의를 이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부산 김해공군기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약 100분간 회담한 뒤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 내용을 직접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를 1년간 유예하고 이후 매년 연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희토류는 전부 해결됐다. 그 장애물은 이제 없어졌다”고 말하며 무역 갈등의 핵심 현안이던 희토류 문제에서 돌파구를 마련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중국에 부과하던 평균 약 55% 수준의 관세를 약 10%포인트 인하해 약 45%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 등 농산물을 즉시 구매하기로 했으며, 합성마약 펜타닐 및 그 전구물질의 미국 유입 차단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미국은 이에 따라 ‘펜타닐 관세’를 20%에서 10%로 낮추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매우 우호적이었다”며 “거의 모든 것에서 수용 가능한 형태로 합의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는 회담에 점수를 매긴다면 0~10점 사이에서 “12점을 주겠다”고 표현했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악화된 미중 전략경쟁 국면에서 ‘확전(擴戰)’을 억제하고 일시적 숨고르기 단계로 전환되는 신호로 풀이된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견제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양국의 ‘새판짜기’는 내년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그 이후 시 주석이 워싱턴DC나 플로리다 팜비치로 답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중순 만료되는 미중 ‘초고율 관세 유예’ 기간의 재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는 향후 미중 간 추가 협상의 변수로 남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미국 반도체 기업과 중국 간 거래 문제, 특히 엔비디아의 AI칩 수출 제한 문제를 언급하며 “우리는 많은 칩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건 우리에게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는 향후 AI·반도체 분야에서 양국 간 미세한 조정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을 내비친 발언으로 해석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다고 전했으나,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 문제나 대만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다루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USTR)가,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부총리, 왕이 외교부장 겸 당 외사판공실 주임, 왕원타오 상무부장이 배석했다.
그리어 대표는 미국이 중국의 조선·해운업을 상대로 진행해 온 무역법 301조 조사를 “협상 중에는 미루기로 했다”고 설명하며, 한국이 미국 조선업에 1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점을 언급했다. 그는 “한국의 투자가 미국 조선업 재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이번 대좌는 트럼프 집권 2기 들어 처음이자, 2019년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 4개월 만에 이뤄졌다. 회담 직후 두 정상은 악수하며 작별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의 귀에 무언가를 말하는 장면이 포착돼 주목을 받았다.
이번 합의로 미중 무역전쟁이 일단 ‘파국’을 피하고 숨고르기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향후 양국 간 실질적 신뢰 구축과 경제·기술 영역의 갈등 관리가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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