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시진핑 11년 만의 방한…미중 담판·한중 협력 복원 시험대

2025년 10월 29일 오후 8:28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재명 대통령·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부터). | AP·로이터/연합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재명 대통령·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부터). | AP·로이터/연합

부산 미중 정상회담, 관세 전쟁 ‘일시 휴전’ 합의 주목
경주 한중 회담, ‘한한령 해제·공급망 협력’ 복원 기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30일 11년 만에 한국을 국빈 방문한다. 방한 일정은 부산에서의 미중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중 정상회담까지 2박 3일 동안 숨 가쁘게 이어진다.

이번 방문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무역전쟁 휴전’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자, 경색된 한중 관계를 복원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린다.

시 주석은 30일 김해공항에 도착한 직후 부산으로 이동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다. 두 정상의 대좌는 2019년 일본 오사카 G20 회담 이후 6년 4개월 만이다. 올해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중국은 4월 이후 상호 고율 관세와 기술 통제 조치를 주고받으며 ‘관세 전쟁’이 재점화된 상태다.

다만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협상에서 양국이 “상호 우려를 해소할 계획”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며, 부산 정상회담에서는 ‘확전 자제’나 일시적 휴전 선언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은 대중국 ‘펜타닐 관세’ 10%포인트 인하와 중국의 미국산 대두(콩) 수입 재개를 맞교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유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실질적 진전을 이룰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만 문제는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가 아니다”라며 경제 협상에 무게를 실었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은 근본적 갈등 해소보다는 상호 이해를 조정하는 ‘잠정 타협’ 성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시 주석은 이어 경주로 이동해 31일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회의 연설과 각국 정상 회담을 통해 ‘자유무역 질서 수호’와 ‘다자주의 강화’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다극화한 세계에서 개발도상국의 권리와 발언권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중일 정상회담 개최 여부도 관심사다. 중국은 일본의 우경화 움직임을 비판하며 공식 회담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양국 외교장관 간 통화에서 ‘고위급 교류의 중요성’을 언급한 만큼 막판 조율 가능성이 남아 있다.

시진핑 주석의 방한 마지막 일정은 11월 1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중 정상회담이다. 중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실용 외교’를 내세운 한국 정부와의 관계 복원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 △전략광물 및 공급망 안정 협력 △문화·과학기술 교류 확대 △한반도 비핵화 문제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시 주석이 한류 제한령(한한령) 완화나 무비자 확대 등 ‘우호적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시진핑 주석의 방한은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한국이 어떤 외교 균형점을 택할지 시험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경색된 미중 관계와 불신의 한중 관계가 동시에 풀릴 수 있을지, ‘부산 담판’과 ‘경주 회담’의 결과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