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루브르 보석 절도 사건, 용의자 2명 기소

2025년 10월 30일 오전 6:24
2025년 10월 19일,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범행 현장에서 한 프랑스 감식 요원이 발코니에 있는 깨진 창문을 조사하고 있다.  | Kiran Ridley/Getty Images2025년 10월 19일,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범행 현장에서 한 프랑스 감식 요원이 발코니에 있는 깨진 창문을 조사하고 있다. | Kiran Ridley/Getty Images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발생한 왕관 보석 절도 사건과 관련해 두 남성이 혐의를 일부 인정한 뒤 기소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 10월 19일 대낮, 박물관이 일반에 개방된 상태에서 불과 8분 만에 벌어진 대담한 절도극으로, 프랑스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파리 검찰의 로르 베쿠오 검사는 기자회견에서 “두 남성 모두 과거 범죄 전력으로 이미 수사당국에 알려진 인물이며, 사건 당시 배달기사로 일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34세 용의자는 지난 토요일 오후 8시경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서 체포됐다. 그는 고국 알제리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하기 직전이었다.

또 다른 39세 프랑스인 용의자는 같은 날 오후 8시 40분경 자택 근처에서 체포됐으며, 출국을 준비한 정황은 없었다고 당국은 전했다.

불법 택시 영업도 밝혀져

경찰은 34세 용의자가 운전 관련 전과로 이미 수사망에 올라 있었으며, 2010년부터 프랑스에 거주해 온 것으로 파악했다.

반면 39세 용의자는 절도 전력이 있었던 인물이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불법으로 택시 운전을 해왔으며, 이전에는 배달기사로도 일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절도단은 총 4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나머지 2명은 아직 체포되지 않았다. 도난된 보석 역시 회수되지 않은 상태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범인들은 현장에 장갑과 형광 작업복 등 여러 물품을 남기고 달아났다. 조사 결과, 일부 용의자는 밝은 노란색 작업복을 입고 건설 노동자로 위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100명 이상의 전문 수사관이 투입된 대규모 공조 수사가 진행 중이며, 여러 기관이 협력해 사건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범행 현장에서 채취된 150개 이상의 미세 증거물(DNA 등)을 분석한 결과, 두 용의자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범행은 박물관이 일반에 개방된 낮 시간대에 대담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조직 범죄단에 의한 절도’와 ‘범죄 공모’ 혐의로 예비 기소된 상태다.

Illustration by The Epoch Times, Google Earth

베쿠오 검사는 “현재까지 이번 사건이 내부자의 소행이라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수사 결과, 절도단은 불과 8분 만에 루브르의 아폴로 갤러리에 전시돼 있던 나폴레옹 시대 왕관 보석들을 훔쳐 달아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보석들은 약 8,800만 유로(약 1,460억원) 상당의 가치가 있으며, 프랑스의 상징적 문화유산으로 평가된다.

드루오 경매장 대표 알렉상드르 지켈로는 “이 보석들은 현재 형태로는 전혀 판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영원히 회수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보석이 시장에 유통되려면 형태를 완전히 바꿔 원형을 알아볼 수 없게 가공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베쿠오 검사는 “나는 여전히 (보석들이) 반드시 찾아져 루브르로, 그리고 프랑스 국민에게 돌아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삿짐 차량 절도 후 범행

수사 결과, 절도단은 건설 현장이나 이삿짐 운반에 사용되는 리프트 장착 트럭을 훔쳐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루브르박물관의 ‘아폴로 갤러리’에 침입해 절단기(앵글 그라인더)를 사용해 유리 진열장을 강제로 열고 보물을 훔쳐 달아났다.

베쿠오 검사는 “이 트럭은 10월 10일, 주인이 이사를 하던 중 공격을 받아 빼앗긴 차량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CCTV 분석 결과, 절도범 중 두 명은 리프트 바구니를 타고 갤러리에서 내려오는 장면이 포착되었으며, 이어 네 명 모두가 고속 스쿠터를 이용해 파리 동쪽 방향으로 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들은 범행 직후 증거 인멸을 위해 트럭에 불을 지르려 했지만, 현장에 도착한 경비원들에 의해 제지되었다고 베쿠오 검사는 전했다.

2025년 10월 19일,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현장에서 절도범들이 사용한 리프트 바구니가 포착됐다. | Alexander Turnbull/AP Photo/연합

그는 이미 알려진 4명 외에 다른 인물이 연루되었는지에 대한 언론의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지만, “절도단이 사전에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범행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번 절도 사건 당시 관람객이 직접적인 위협을 받거나 다친 사람은 없었으며, 목격자 20명이 수사 과정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구식 아날로그 카메라 ‘보안 허점’

이번 사건과 관련해 프랑스 경찰은 기자회견 이전부터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는 박물관의 보안 체계에 심각한 허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루브르박물관은 연간 약 900만 명이 방문한다. 파리 경찰청장 파트리스 포르는 프랑스 상원 청문회에서 “보안 시스템이 노후화돼 있고 개선 작업이 지연되면서 취약 지점이 생겼다”며 “루브르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도난 사건의 표적이 되어 왔다”고 밝혔다.

그는 “보안 기술의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여전히 일부 구역에서는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 카메라가 사용되고 있어 화질이 낮고 실시간 영상 공유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포르 청장은 또한 루브르의 9,300만 달러(약 1,300억 원) 규모 보안 시스템 전면 개편 공사가 약 60km(37마일)에 달하는 새로운 전선 설치를 포함하고 있으며, 완공은 2029년 또는 2030년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용의자 재판 절차

베쿠오 검사는 현재 구속된 두 용의자가 ‘절도 및 범죄 공모’ 혐의로 곧 법원에 출석해 정식으로 혐의 인정 여부를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재판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또한 그는 “프랑스에서 조직적인 절도죄는 최대 1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범죄 공모죄는 최대 10년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