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美 하원 중공특위위원장 “中, 트럼프-시진핑 회담 앞두고 ‘강압 외교’”

2025년 10월 24일 오후 5:33
2025년 10월 2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 중 발언하고 있는 미 하원 중국공산당특별위원회 위원장 존 물레나 하원의원(공화·미시간).  ⎜ Madalina Kilroy/The Epoch Times2025년 10월 2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 중 발언하고 있는 미 하원 중국공산당특별위원회 위원장 존 물레나 하원의원(공화·미시간). ⎜ Madalina Kilroy/The Epoch Times

중국이 미국과의 향후 협상에서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강압적인 수단을 포함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미 하원 중국공산당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밝혔다.

“그들은 협상 테이블 위에 자신들이 가진 모든 지렛대를 올려놓고 있다. 협상 과정에서 일부 양보하는 척하면서도 실질적인 이익은 그대로 유지하려는 전략이다.”

미시간주 출신 공화당 의원이자 미 하원 중국공산당특별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존 물레나 의원은 에포크타임스가 제작·방영하는 심층 인터뷰 프로그램 ‘미국의 사상 리더들(American Thought Leaders)’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물레나 의원은 특히 10월 9일(이하 현지시간) 중국이 전격 시행한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가 매우 상징적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약 3분의 2를 채굴하고 있으며 정제·가공 능력의 9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희토류는 TV, 스마트폰, 컴퓨터, 국방 시스템 등 현대 기술 전반에 필수적인 자원으로 이러한 조치는 세계 공급망에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그는 “중국은 사실상 우리 경제를 향해 장전된 총을 겨누고 있는 셈”이라며 “이는 매우 공격적이고 위협적인 행동”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 사태는 중국 공산당(CCP) 지도자 시진핑이 협상에서 원하는 이익을 얻기 위해 어떤 수단이든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美中 협상 카드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한국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무역대표부의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등 미국 고위 당국자들은 이미 중국 측과의 무역 협상을 위해 말레이시아로 향하고 있다.

물레나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취소하도록 만든, 중국의 ‘희토류 자원으로 목 조르기’ 전략은 베이징이 가진 협상 카드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번 조치가 발표된 며칠 후 중국 당국이 시온교회(Zion Church) 목회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 작전을 벌여 지도자 및 신자 30명 이상을 체포하거나 행방불명 상태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9월에는 중국 정부가 미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제기하며 조사를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2018년 8월 4일 중국 베이징의 시온교회에서 진민리 목사가 기독교 신앙의 기본 교리를 주제로 한 강의를 하고 있다. ⎟ Ng Han Guan/AP Photo

물레나 의원은 “이러한 조치들은 모두 협상 과정에서의 전략적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협상 구도를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설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윈-루즈(Win-Lose)’ 관계

중국은 스스로를 ‘상호 이익(win-win)’을 추구하는 온건하고 우호적인 협상 파트너로 포장하지만 실제 모습은 “전혀 다르다”고 물레나 의원은 지적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중국은 훨씬 더 긴 시간 축에서 전략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목표는 ‘윈-윈’이 아니라 ‘윈-루즈(win-lose)’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지배적인 강대국이 되는 것이며 이를 위해 50년, 100년도 기다릴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물레나 의원은 또 중국의 대표적인 인프라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Belt and Road Initiative)가 많은 개발도상국을 심각한 부채의 늪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핵심 경제 전략은 지배하려는 산업 분야를 선택한 뒤 외국 기업들을 중국 시장으로 끌어들여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빼내는 것”이라며 “이후 가격을 덤핑하거나 영업비밀을 탈취해 경쟁 기업을 시장에서 몰아내거나 다른 방식으로 퇴출시키는 구조”라고 말했다.

2024년 4월 10일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중국-라오스 고속철도가 라오스 보텐 특별경제구역에 도착하고 있다. 이 노선은 중국 쿤밍과 라오스 비엔티안을 연결한다. ⎟ Lauren DeCicca/Getty Images

중국 당국의 경제적 공세에 대응하는 일은 복잡하다. 미국 경제는 중국과 밀접하게 얽혀 있으며 중국은 섬유, 전자제품 등 미국의 주요 소비재 상당 부분을 공급하는 한편 미국으로부터 농산물, 반도체, 항공기, 의료기기 등을 수입하고 있다.

2024년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적자는 약 3000억 달러(약 414조원)에 달해 미국이 교역하는 국가 중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물레나 의원은 “냉전 시절 구소련과의 관계를 떠올려 보면 우리는 지금처럼 경제적으로 긴밀하게 얽혀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11월부터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물레나 의원은 이에 대해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나는 기본적으로 자유무역주의자지만 자유무역은 같은 규칙을 따르는 ‘자유 국가’ 간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관세는 중국의 공격적이고 터무니없는 조치에 대한 제재이자 동시에 미국과 동맹국들이 핵심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도록 유도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의 군산복합체나 경제가 시진핑의 하루아침 결정에 좌우되게 놔둘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가치’의 경쟁

기대를 모으고 있는 트럼프-시진핑 회담과 관련해 물레나 의원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 정권의 ‘인권 문제’를 의제의 최우선 순위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중 하나로 그는 양심수 대상 강제 장기적출 문제를 꼽았다.

이는 ‘진(眞)·선(善)·인(忍)’의 원리에 기반한 정신수련법인 파룬궁(法輪功) 수련자 등 양심수들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중국 정권은 지난 26년간 잔혹한 탄압을 통해 이들을 말살하려 시도해 왔다.

최근 시진핑 총서기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장기이식과 장수’에 대해 주고받은 발언이 우연히 녹음돼 공개된 사건이 이 문제를 다시 국제사회 논의의 전면으로 끌어올렸다.

물레나 의원은 이에 대해 “섬뜩하고 소름 끼치는 일”이라고 말했다.

2025년 9월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항일전쟁 승리 및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 참석하며 대형 화면에 비친 중국 지도자 시진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 Kevin Frayer/Getty Images

“아무도 나치 독일과 비교당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이라고 전제한 물레나 의원은 “강제 장기적출 계획에서는 인간이 중국 정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단순한 도구가 되며 베이징은 ‘사람들의 동의 없이 가능한 모든 것을 뽑아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중국 공산당이 가진 문제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기독교인, 파룬궁 수련자, 이슬람교를 믿는 위구르인 등 신앙인에 대한 체계적 탄압은 물레나 의원이 우려하는 부분으로, 현재 중국의 경제적 강압 조치보다도 심각하다고 평가된다.

그는 “신앙을 가진 사람들을 체포·탄압하면서 ‘창조주와의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처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에 대한 신앙을 허용하는 대신 ‘당에 대한 신앙을 가져야 한다’며 ‘당이 신’이라는 메시지를 강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권이 동일한 권위주의 모델을 해외로 확장하려 시도하고 있는 만큼 미국이 이에 대응해야 한다며 그는 강조했다.

“지금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미국이 반드시 이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그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