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스라엘 의회서 연설… 중동의 새 시대 선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13일(이하 현지시간) 예고 없이 이스라엘 의회를 전격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안내로 연설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모든 인질이 석방되고 지역에 휴전이 이뤄진 오늘은 큰 기쁨과 커다란 희망으로 가득한 날”이라며 “이는 새로운 중동의 역사적 여명”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두 해에 걸친 전쟁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미국의 중재로 체결된 휴전 협정에 따라 생존이 확인된 20명의 이스라엘 인질이 모두 가자지구에서 석방됐으며, 그 대가로 이스라엘 내 수감 또는 구금 중이던 약 200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풀려났다.
이날 새벽부터 텔아비브의 ‘인질 광장’에는 인질 석방 소식을 기다리는 대규모 인파가 모였다. 국제적십자위원회가 적십자 인력이 가자에 도착해 인질 인계를 준비 중이라고 발표하자, 군중은 즉시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트럼프, 이스라엘 의회 전격 방문… “새로운 중동” 선언
모든 인질이 석방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13일 전격적으로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를 방문했다. 의사당 내부는 “트럼프! 트럼프! 트럼프!”를 연호하는 환호로 가득 찼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안내로 연단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은 큰 기쁨과 고양된 희망으로 가득한 날이며, 새로운 중동의 역사적 여명이 밝아오는 순간”이라고 밝혔다.
그는 먼저 “20명의 용감한 인질들이 자유를 되찾았다”며, “2년간의 끔찍한 어둠과 감금 끝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것은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굳건한 관계를 강조하며 “네타냐후 총리가 여러 차례 미국에 특정 무기 지원을 요청했고, 우리가 그 무기를 보냈기 때문에 평화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트럼프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사건은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달성할 수 있는 모든 목표를 이미 성취했다”며 “이제는 중동 전체가 평화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연설 중 트럼프는 이사악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에게 “가자 전쟁 기간 동안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한 네타냐후 총리를 사면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는 “네타냐후는 가장 위대한 전시 총리 중 한 명이며, 시가와 샴페인 문제는 이제 그만하자. 그 정도면 충분하다, 그렇지 않은가?”라며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트럼프가 하마스의 무장 해제를 언급하자, 의회 안에서는 이날 가장 긴 박수가 터져 나왔다.
네타냐후 “트럼프는 세상을 움직인 지도자”
이스라엘 의회 연설 직후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세상을 이렇게 빠르고 단호하게 움직인 사람은 우리 친구 도널드 트럼프 외엔 본 적이 없다”며 찬사를 보냈다.
그는 “지금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의 순간”이라며, “당신이 다시 한번 미국을 세계의 운전석(주도적 위치)으로 되돌려놓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유머 섞인 답변으로 화답했다. “그는(네타냐후는) 협상하기 쉬운 사람은 아니지만, 바로 그것이 그를 위대한 지도자로 만든 이유다. 고맙다, 비비(네타냐후의 애칭). 정말 잘했다.”
트럼프는 또 자신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역할을 강조하며 “두 사람 모두 평화 협정 체결의 숨은 주역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웃으며 “내 사위는 이스라엘을 너무 사랑한다. 결국 내 딸이 유대교로 개종했을 정도다”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스라엘 의회 의장 아미르 오하나는 “미국 하원의장 마이크 존슨과 협력해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수 있도록 국제적 지지를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란과의 평화 협정을 희망한다”고 밝히면서도 “그 전에 러시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의 정부가 “레바논의 신임 대통령을 지지하며, 헤즈볼라 무장세력의 완전한 해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독일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정부에도 동일한 영향력을 발휘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마흐무드 아바스를 비롯해 다수의 중동 및 국제 지도자들이 이미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 집결해 트럼프 대통령의 합류를 기다리고 있으며, 그는 도착 후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공동으로 정상회담을 주재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현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미국 역사상 가장 훌륭한 국무장관”이라고 극찬하며 “나는 이스라엘을 사랑한다. 나는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청중은 기립박수로 답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환호로 마무리했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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