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샤오미 전기차 추돌 후 화재…또 차량문 안 열려 운전자 참변

2025년 10월 13일 오후 6:12
ScreenshotScreenshot

주변 시민들 달려와 팔꿈치로 창문 깨며 구조 시도
결국 문 안 열려 구조 실패…샤오미 전기차 안전성 도마에

중국에서 샤오미의 전기차 ‘SU7’이 추돌 사고 후 폭발해 운전자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3월 안후이성 고속도로에서 충돌 후 문이 잠겨 탑승자 3명이 사망한 데 이어, 또다시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샤오미 전기차의 안전성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펑파이, HK01 등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13일 새벽 2시경 쓰촨성 청두 톈푸(天府)대로를 달리던 검은색 샤오미 SU7이 과속 주행 중 앞차를 들이받은 뒤 중앙선을 넘어 반대 차선으로 진입했고, 곧 폭발과 함께 거대한 불길에 휩싸였다.

현장을 지나던 다른 차량 운전자와 인근 건물에서 촬영한 영상에는 서너 명의 시민이 달려와 구조를 시도하는 모습이 담겼다. 한 남성은 맨손으로 창문을 치고, 다른 이들은 발로 차거나 도구를 찾아 유리를 부쉈지만 차량 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구조를 시도하던 시민들의 안타까운 외침 속에 불길은 점점 커졌다. 한 시민이 근처 차량에서 휴대용 소화기를 꺼내 불을 끄려 했지만, 한동안 소화기를 사용하고도 차량은 오히려 2차 폭발을 일으켜 시민들도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이후 차량 전체를 집어삼킨 불길은 소방대가 도착해 한참 진화 작업을 벌인 끝에야 꺼졌다. 그러나 차량은 전소됐고 운전자는 이미 숨진 뒤었다.

사고 영상이 퍼지자 중국 SNS에서는 “창문을 깨도 문이 열리지 않아 결국 불에 타 숨졌다”는 네티즌들의 탄식이 이어졌다. “시민들이 온몸으로 구조에 나섰지만 소용없었다”, “팔꿈치로 창문을 깨다 피투성이가 됐다”는 목격담도 올라왔다.

또 다른 이용자는 “사고 직후 여러 각도에서 찍힌 영상이 인터넷에서 빠르게 삭제됐다”며 당국의 여론 통제 의혹을 제기했다.

이번 사고는 샤오미 SU7의 구조적 결함 논란을 다시 불러왔다. 지난 3월 29일 안후이성 고속도로에서도 SU7이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폭발해 여대생 등 탑승자 3명이 숨졌다. 당시에도 차량 문이 자동으로 잠겨 탑승자들이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점이 큰 충격을 줬다.

당시 숨진 여대생의 어머니는 SNS에 “우리 아이는 꽃다운 나이였다. 미완성 제품을 왜 시장에 내놔 사람 목숨을 빼앗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같은 차량에 탑승했던 또 다른 희생자의 가족은 “조카는 23살로 공무원 시험을 보러 가던 중이었다. 충돌 후 차문이 잠기고 배터리가 폭발해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다”고 호소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사고 후 샤오미 측이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회사의 회피성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관련 영상과 게시물은 빠르게 삭제돼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기업과 당국이 사건을 덮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됐다.

안후이성에서 발생한 SU7 화재 사망 사고 이후 차량 제조사인 샤오미는 물론, 중국 정부까지 나서 자율주행 시스템과 전기차 안전성 개선 조치를 발표했다.

샤오미는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운전 보조 기능 결함에 따라 SU7 모델 11만7천 대를 리콜했다. 창업자 레이쥔(雷軍) 회장은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중국 정부는 ‘자율주행’이나 ‘스마트 운전’ 같은 용어 사용을 금지하고, ‘운전 보조’임을 명확히 표기하도록 관련 규정을 강화했다. 또한 충돌 후 문이 잠겨 탈출이 어려웠다는 유가족의 항의에 따라, 비상시 안전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사건 이후 중국 온라인에서는 정부와 기업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자동문 시스템 결함이 반복되고 있는데도 개선이 없다”, “AI 기반 잠금 장치가 오히려 인명을 가뒀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SU7은 샤오미가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출시한 첫 양산형 모델이자 야심작이다. 하지만 연이은 화재·폭발 사고로 안전성 논란에 휘말렸다.

한편, 샤오미 측은 이날 오후까지 이번 청두 사고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